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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영웅과 독재자의 딸과 이렁 저렁 그렁 ... ''
Walking
2009. 6. 10. 07:14
... 참, 요새 분위기를 보면 예전에 몇백년 전 혼란기를 다룬 책에서나 나왔던 온갖 군상들이 다 튀어나오는 것 같아서 심란하다. 그래봤자 내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창구는 집에 배달되는 신문, 인터넷 기사, 모 익명 커뮤니티 스레, 지인 블로그, 직접 참여한 현장 정도가 전부지만.
정국을 읽는 눈은 없으니까, 내가 캐치할 수 있는 건 말그대로 체감 뿐이다. 그런데 그 체감이 참, 아슬아슬해. 불만 폭발이라도 이건 전과 기본이 달라. 규칙과 절도가 허물어졌다고. 전 대통령 암살설이 돌더니 무려 사람들이 진지하게 그걸 믿고 있는데다(서거 상황의 진실 여부를 떠나, 암살설이 돈다는 거 자체가 말입니다.) 현장의 이 촛불 분위기라니. 물론 사람 수가 적은 탓도 있긴 한데, 시위 형태, 체계적인 조직 여부를 다 떠나서 말입니다. 일단 구호가 일정하지 않고, 분향소 앞에서 폭음을 한후 이성줄 놓고 주먹다짐을 해대거나 널부러져 자는 사람 태반, 어설픈 선동, 넋두리처럼 아무나 붙잡고 불만을 주절주절 얘기하는 어른들이나 이 와중에 동냥을 하는 사람들까지...
이게 아무래도 부정할 수 없는 5월 29일 - 30일- 6월 1일 아침나절의 일부 단상이었다. 내가 아직 현실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이런 표현을 쓰는건지 모르겠는데, 빅토르 위고의 혼란기 사회 교회첨탑 끝에서부터 뒷골목 하수구 밑바닥까지 묘사하는 소설 속을 밤새 헤맨 기분이었다. 아니 실은 그것보다는 차분한 기분이었는데 - 아니, 정확히 말해 그것보다는 암담했다고 해야겠다. 아 ... 나 낙담하고 있었던 걸까.
아무튼, 그 후 죽 쉬면서 아르바이트 하고 기사 찾고 이런 저런 덕질 준비 하다보니, 이럭 저럭 한마디 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어서 몇줄 어설프게 추가해 본다.
너무 쉽게 퍼지는 영웅론과 독재자의 딸에 대한 기대가 몹시 걱정된다. 당장 오늘 나가서 버티다가 연행되는 것보다 이것들이 더 무섭다.
>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뒤에 불쌍한 대통령, 그 뒤에 쫓겨나는 대통령, 그 다음에 성군 - 혹은 영웅이 온다는 < 모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예언, ㅇㄱㄽ에서도 본 거 같은데 다른 곳에서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다들 영웅에 대해 몹시 낙관적인게 아닌지, 이건 영웅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한 영웅이 만들어지기까지 뿌려지는 피와, 그 영웅이 자신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뿌리는 피가 얼마일 것인가. '영웅'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개혁이 정말 순기능을 달성할 수 있을까? 오히려 히틀러를 만드는 게 아닐지.
당면 과제의 해결책을 꼭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
그리고 현실 대안을 얘기할 때 독재자의 딸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해서 또 깜놀. 아니 그 여자가 설령 현실적 유일한 차기대선 승자라고 해도 이걸 쉽게 인정하고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서야...; 이러니까 더욱 더 위의 영웅론이 위험해 보인다. 이 여자는 단순히 처세잘하고 얼굴 반반한 공주가 아니란 말야. 자기 아버지의 우상을 그대로 뒤집어쓰고 그것 밖으로는 나갈 수조차 없는 여자라고.;;;; 그 여자의 의지(있어 보이지도 않지만)와 상관없이 그 여자가 딛고 선 땅 자체가 독이란 말야. 이 여자가 다시 매스컴에 얼굴 비출 때 오래 전 전설 속 괴물이 도로 튀어나온 기분 아무도 안 느끼신 겁니까?;;;; 모 짐승의 말마따나 이명박은 한국이 낳은 줜나 한국적인, 그야말로 현재 한국의 주소를 알려주는 눈금이라 치고요. 이 여자는 존재 자체가 있어서는 안되는,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존재잖아.;;
+ 연이은 시국선언에 대해 그래봤자 전체 5 % 도 안되는 숫자라느니, 지금은 시국선언하기에 명분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말이 의외로 자주 나와서 또 힉겁. 아, 지금이 시국선언 할 때가 아니라고요. 예. 물론 70년대 80년대에 비하면 별거 아니죠. 최루탄이 날아다니길 합니까, 탱크가 밀고 들어오길 합니까.
현 시대에 시국선언의 의미는, 다시 70년대 80년대와 똑같은 상황이 되기 전에 막기 위한 거 아니냐고. 지금 나서지 않으면 대체 언제 나설건데? 지금 나서지 않으면 영영 목소리 낼 기회가 없다고. 독재자는 저번에는 입 다물고 있더니 왜 이제와서 꿈틀대냐고 할테니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걸 당연한 짓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니 정말, 정말 의외다.
정국을 읽는 눈은 없으니까, 내가 캐치할 수 있는 건 말그대로 체감 뿐이다. 그런데 그 체감이 참, 아슬아슬해. 불만 폭발이라도 이건 전과 기본이 달라. 규칙과 절도가 허물어졌다고. 전 대통령 암살설이 돌더니 무려 사람들이 진지하게 그걸 믿고 있는데다(서거 상황의 진실 여부를 떠나, 암살설이 돈다는 거 자체가 말입니다.) 현장의 이 촛불 분위기라니. 물론 사람 수가 적은 탓도 있긴 한데, 시위 형태, 체계적인 조직 여부를 다 떠나서 말입니다. 일단 구호가 일정하지 않고, 분향소 앞에서 폭음을 한후 이성줄 놓고 주먹다짐을 해대거나 널부러져 자는 사람 태반, 어설픈 선동, 넋두리처럼 아무나 붙잡고 불만을 주절주절 얘기하는 어른들이나 이 와중에 동냥을 하는 사람들까지...
이게 아무래도 부정할 수 없는 5월 29일 - 30일- 6월 1일 아침나절의 일부 단상이었다. 내가 아직 현실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이런 표현을 쓰는건지 모르겠는데, 빅토르 위고의 혼란기 사회 교회첨탑 끝에서부터 뒷골목 하수구 밑바닥까지 묘사하는 소설 속을 밤새 헤맨 기분이었다. 아니 실은 그것보다는 차분한 기분이었는데 - 아니, 정확히 말해 그것보다는 암담했다고 해야겠다. 아 ... 나 낙담하고 있었던 걸까.
아무튼, 그 후 죽 쉬면서 아르바이트 하고 기사 찾고 이런 저런 덕질 준비 하다보니, 이럭 저럭 한마디 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어서 몇줄 어설프게 추가해 본다.
너무 쉽게 퍼지는 영웅론과 독재자의 딸에 대한 기대가 몹시 걱정된다. 당장 오늘 나가서 버티다가 연행되는 것보다 이것들이 더 무섭다.
>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뒤에 불쌍한 대통령, 그 뒤에 쫓겨나는 대통령, 그 다음에 성군 - 혹은 영웅이 온다는 < 모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예언, ㅇㄱㄽ에서도 본 거 같은데 다른 곳에서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다들 영웅에 대해 몹시 낙관적인게 아닌지, 이건 영웅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한 영웅이 만들어지기까지 뿌려지는 피와, 그 영웅이 자신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뿌리는 피가 얼마일 것인가. '영웅'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개혁이 정말 순기능을 달성할 수 있을까? 오히려 히틀러를 만드는 게 아닐지.
당면 과제의 해결책을 꼭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
그리고 현실 대안을 얘기할 때 독재자의 딸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해서 또 깜놀. 아니 그 여자가 설령 현실적 유일한 차기대선 승자라고 해도 이걸 쉽게 인정하고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서야...; 이러니까 더욱 더 위의 영웅론이 위험해 보인다. 이 여자는 단순히 처세잘하고 얼굴 반반한 공주가 아니란 말야. 자기 아버지의 우상을 그대로 뒤집어쓰고 그것 밖으로는 나갈 수조차 없는 여자라고.;;;; 그 여자의 의지(있어 보이지도 않지만)와 상관없이 그 여자가 딛고 선 땅 자체가 독이란 말야. 이 여자가 다시 매스컴에 얼굴 비출 때 오래 전 전설 속 괴물이 도로 튀어나온 기분 아무도 안 느끼신 겁니까?;;;; 모 짐승의 말마따나 이명박은 한국이 낳은 줜나 한국적인, 그야말로 현재 한국의 주소를 알려주는 눈금이라 치고요. 이 여자는 존재 자체가 있어서는 안되는,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존재잖아.;;
+ 연이은 시국선언에 대해 그래봤자 전체 5 % 도 안되는 숫자라느니, 지금은 시국선언하기에 명분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말이 의외로 자주 나와서 또 힉겁. 아, 지금이 시국선언 할 때가 아니라고요. 예. 물론 70년대 80년대에 비하면 별거 아니죠. 최루탄이 날아다니길 합니까, 탱크가 밀고 들어오길 합니까.
현 시대에 시국선언의 의미는, 다시 70년대 80년대와 똑같은 상황이 되기 전에 막기 위한 거 아니냐고. 지금 나서지 않으면 대체 언제 나설건데? 지금 나서지 않으면 영영 목소리 낼 기회가 없다고. 독재자는 저번에는 입 다물고 있더니 왜 이제와서 꿈틀대냐고 할테니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걸 당연한 짓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니 정말, 정말 의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