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문답

Singing 2011. 6. 23. 21:09
s가 넘겨준 글쟁이문답 / 질문만 뽑은 건 http://einmal.tistory.com/506 이 쪽에 있음. 


 0. 글을 쓰고 계십니까?

썼고 쓸 예정. 오늘은 쉬고 있음.  


1. 글을 쓸 때, 먼저 정하고 쓰는 것은?
①사건 ②인물 ③배경(지리, 문화, 역사 등등) ④기타 

거의 언제나 1. 그 다음 2와 3을 적절히 왔다 갔다. 3 쪽의 비중이 좀 더 크고 그 다음 2쪽이 좀 더 세밀하게 잡히는 식. 



2. 글을 쓸 때의 버릇이 있습니까? 

두 줄 쓰고 딴짓 하는 거?
어두운 방에서 허리춤에 이불을 커다란 스커트처럼 두른 채 쓰는 걸 좋아함. 브금 하나 적당한 거 깔아 두고. 아. 비만 심하게 들이치지 않는다면 창문도 열어 놓는 편이고. 지금도 열려 있다.  



3. 글을 쓸 때,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①워드프로세서 ②인터넷 게시판 ③타자기 ④원고지, 노트 ⑤기타 

1번. 예전에는 첫 스타트는 2에서 해야 했는데 지금은 그냥 쭉 1번에서 하고 2번은 설정 정리 용으로 쓴다. 4번은 내 글씨체가 워낙 더러운데다 손 속도가 머리 속도를 못 쫓아가는 걸 못 견뎌서 별로 좋아하지 않음. 3번에는 로망이 있어서 한 번 해보고 싶다. 

하지만 과연 1번이나 2번 / 그러니까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긴 함. 도구 선정 기준이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는' 이거든. 첫줄을 아무리 망쳐도 언제든 지우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서 좀 마음이 놓인달까. 
만약 컴퓨터로 작업할 수 없게 되면 글쓰는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훈련해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첫 문장을 지금보다는 훨씬 심각하게 고민할 테고, 시작할 때의 용기도 지금보다 세 배는 되어야 할 것 같음. 


 
4. 글의 분량은 대충? 
①주로 단편 ②주로 장편 ③쓰다보면 대책 없이 길어진다. ④그때그때 달라요 ⑤기타

주로 단편. 그런데 내 머릿 속에서 다섯 페이지나 나오려나 하다보면 10페이지 쯤 되어 있음. 장편은 이번에 경장편 정도로 한 번 시도를 해 보긴 했는데, 이야기 자체는 딱 단편용이었다. 그래서 그걸 장편으로 쳐줘야 할지는 잘 모르겠음. 



5. 글을 쓸 때, 설정은 언제 합니까? 
①쓰기 전에 완벽하게 ②쓰면서 ③내 사전에 설정이란 없다!! ④기타 

2. 물론 쓰기 전에 기본 얼개를 다 잡지만 써나가면서 바뀌는 부분이 크다. 쓰기 전에 확정되는 건 들어가는 문과 나가는 문의 방향, 벽재와 기둥의 수, 층 수 정도일까? 나머지 세밀한 부분은 써나가면서 많이 바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이 전혀 없어서는 시작도 안되지만. 시멘트를 어느 정도 묽기로 할지 그때 그때 달라진다고 해서 시멘트 재료를 준비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 



6. 설정을 글로 써 둡니까? 

노노.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 했던 설정은 잘 쓰지 않는다. 설정이 만들어진 그 시점에서 글로 나오지 않은 것들은... 머릿 속에 저장은 되어 있어서 두고 두고 생각은 하는데 정작 새 글을 써야 할 때는 전혀 땡기지 않더라. 심지어 지금 뭘 써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에도 안 땡긴다. 
 


7. 글을 왜 쓰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자기위안?  1차적인 마스터베이션은 아님. '이런 상황이라면 어쩔래'하고 역할극을 해보는 것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괜찮지 않다'고 말하고 싶어서 쓰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달지..... 살아 있어야 한다든가 살아 있다니 굉장하다가 아니라 '살아 있을 수 있다'고.
음. 그러니까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나 아직 숨 쉬고 있다고 써놓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 어째 말이 이상...하...다? 질문의 의도에서 빗겨 나간 것 같...다?


 
8.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까? 

작가 이름과 소설 제목을 잘 외우지 못하는데다, 각 작가에 대해 이러이러한 점을 좋아한다고 말할 만한 지식도 없어서 이 질문은 패스.
좋아하는 방향같은 걸 말해보자면 글 안에서나 밖에서나 줏대있는 작가. 자기 세계관이 확고한 작가.(리얼할 필요는 별로 없다.) 그 확고한 자기 세계관을 남에게 잘 설명하려 하는 작가. 기왕이면 개드립 잘 치는 작가. 역시 작가라면 뻔뻔해야지. 자기 자신에게마저. ㅇㅇ. 



9. 주로 쓰게 되는 장르가 있습니까? 

루저물일까?.. 루저물일까나?... 
환상적인 경향이 좀 있음. 가상 설정 좋아함. 그런데 이게 판타지라고 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고....... 

 

10. 자신의 첫 작품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ㅇㅇ. 아홉살 때 썼던 동화. 봄에 나비를 본 은행잎이 자기도 노랗게 되고 싶어서 절치부심 하다가 노랗게 말라 죽은 나무를 봄. 그걸 보고 나도 마르면 되겠다/ 하고 삐들삐들 말라감. 바람과 햇빛이 말려도 귀 막고 무시. 그렇게 거의 죽어갈 판에 이르러 정줄을 쥐고 보니 어느새 가을이 되어서 옆의 친구들이 모두 알아서 노랗게 물들어 날아가고 있음. 

지금이라면 여기에서 현시창이 된 은행잎이 OTL하고 누렇게 말라 죽어 떨어지는 엔딩을 냈을 텐데 그래도 아홉살 때는 아직 그렇게 삭막하지는 않았다. 막판에 힘내서 간신히 노랗게 물들어 바람 결에 날아갔다는 식으로 끝냈음. 그때 쓰면서도 솔까 나뭇잎이 말라죽는 게 빠르지 가을이 오는 게 빠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넘어가자. 애가 쓰는 동화잖아. 
 


11. 첫 작품의 분량은 어느 정도 였나요? 

... 그거 아직도 집에 있긴 할텐데 꺼내보기는 귀찮다. 200매 원고지 아홉장~열댓장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한 것 같다.  



12. 첫 작품의 장르는? 

동화잖아.ㅇㅇ
 


13. 첫 작품과 지금의 것을 비교 했을 때, 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ㅋ
 
 

14. 글을 쓸 때, 자신도 모르게 사로잡히는 강박관념이 있습니까?

글 쓸 때 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비슷한 문장과 단어를 자꾸 반복한다.  아. 쉼표도 자주 쓴다. 
그 외에는 뚜렷한 강박은 없는 것 같음.  



15. 자신의 글의 주인공을 더 좋아하십니까? 조연을 더 좋아하십니까? 

주연이나 조연이나 비슷함. 역할이 다른 거지. 아. 어느 부분을 쓰느냐에 따라 관심도는 좀 달라지겠음. 

 

16. 글의 등장인물은 남자가 더 많습니까? 여자가 더 많습니까? 

남자. 굳이 여자여야 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 음... 딱히 남자같지도 여자같지도 않은데, 'man'도 인간과 남성 둘 다를 지칭하잖아? 별 생각없이 사람을 만들고 그러다보면 남자인 경우가 대개. 여자를 만들려면 뭔가 설정을 붙여줘야 하는데 ... 음. 솔직히 나 여캐 잘 못 만드는 거 같아. 



17. 가장 길게 써 본 글의 분량은? 

이번에 200자 원고지 500매 과제. 마지막 16시간 동안 200매 쓰면서 레알 뒈지는 줄 알았음. 그건 썼다기 보다는 쌌다고 해야 하는 경지지. 키보드를 쳤다기 보다는 키보드 위에서 뒹군 경지고. 
 


18. (개인 홈피라도) 연재중인 글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지금은 없음.



19. 누군가 당신의 글에 출판 의뢰를 해온다면?

와 나 드디어 프로 등단이구나 완전 신나!



20. 특별히 글이 잘 써지는 시간이 있습니까?

방해만 없고 아프지만 않다면 별 상관없는 것 같음. 



21. 자신의 글에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주제는 있음. 그런데 내가 초벌 표제 이상 나아가질 못한다. 내 내면 세계 폭이 그만큼 좁은 거지. 물렁한 거고. 
 


22. 한 번에 쓰는 글의 분량은? 
①한 번에 몰아 쓴다. ②짧게 끊어 쓴다. ③기타 

1. 습관과 상황 기타 등등 때문에. 하지만 2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느 반드시 2 쪽으로 가도록 습관을 들이려고 함.  



23. 지금까지 써온 글의 개수는? 

몰라...;; 

 

24. 그 중에 완결작의 비율은? 글을 완결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한 20%...? 
끈기 부족. 근성 부족. 그게 그거같지만 조금 다름.


 
25. 자신이 좋아하는 시점이 있습니까? 

3인칭 제한 시점? 으로 쓰려고 한다. 주로. 그런데 쓰다보면 자꾸 절대 시점이 되어 있더라. 



26. 자신이 자신의 글의 등장인물이 될 수 있다면 어느 것이 좋습니까? 
①주인공 ②조연 ③엑스트라 ④전능한 방관자(나레이션) ⑤기타

5. 그냥 안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딱히 들어가서 좋을 세계관이 없네. 나쁠 것도 없고. 


 
27. 자신의 글을 다른 매체로 바꾼다면 무엇이 가장 적합합니까? 

그냥 소설 아닐까? 별로 응용이 잘 될 것 같지는 않음. 아. 애초에 시로 쓰거나 희곡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함. 그런데 그게 또 다른 매체로 바뀔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음. 



28. 등장인물이나 지명을 포함한 모든 이름은 어떻게 짓습니까? 

안 지음... 할 수만 있다면 안 지음. 
그래도 필요하다면 생각나는 대로 막. 글 분위기에 맞춰서.
좀 더 성의 있게 해야 하긴 하는데..... 
 
 

29. 글을 구상하거나 쓸 때는 어디를 자주 이용하십니까? 

아무데서나 삘 닫는 대로 착상. /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길 걸으며 좀 더 구상. / 주로 쓰는 건 우리 집 내 방에서. 
 


30. 자신이 쓰는 글의 삽화를 그려본 적이 있습니까? 

쓰고 싶은 글의 삽화를 그려 본 적은 있습니다.
네. 망했어요. 



31. 글쓰기가 아닌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그림 그리고 게임 하고 영화 보고 노래 부르고 놈. 
응. 이런 식으로 안 쓰고 있지. 안 쓰고 있었지. 



32. 퇴고에 신경 쓰는 편입니까? 

신경 써야 한다고 신경 쓰고 있는데 실제로는......
물론 볼 때마다 고치기는 하는데, 각잡은 퇴고는 잘 하지 못하는 편. 역시 근성 부족때문에.  



33.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문답 받았을 때부터 이미 다 하고 나면 짭짤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짭짤함. 대체 저게 어딜 봐서 진지한 글쟁이 태도얔ㅋㅋㅋㅋㅋㅋㅋ 아마추어 태도지 ㅋㅋㅋㅋ
부끄러운 걸 알아라.  


34. 다음 바톤은? 

일단 달차양에게 넘깁니다. 그 외에도 하시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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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포스팅은 빨리 내리는 게 갑이지.

Walking 2011. 6. 19. 08:51


  저 포스팅이 최상단을 차지하는 건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싱이로소이다.   그래서 S에게서 받은 글쟁이문답. 일단 질문만 걸어놓음. 지금 저걸로 스스로를 진지하게 돌아봤다간 지금 밀어올리는 바위를 굴릴 수가 없음. 


 
0. 글을 쓰고 계십니까?


1. 글을 쓸 때, 먼저 정하고 쓰는 것은?
①사건 ②인물 ③배경(지리, 문화, 역사 등등) ④기타 



2. 글을 쓸 때의 버릇이 있습니까? 


3. 글을 쓸 때,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①워드프로세서 ②인터넷 게시판 ③타자기 ④원고지, 노트 ⑤기타 

4. 글의 분량은 대충? 
①주로 단편 ②주로 장편 ③쓰다보면 대책 없이 길어진다. ④그때그때 달라요 ⑤기타




5. 글을 쓸 때, 설정은 언제 합니까? 
①쓰기 전에 완벽하게 ②쓰면서 ③내 사전에 설정이란 없다!! ④기타 



6. 설정을 글로 써 둡니까? 


7. 글을 왜 쓰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8.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까? 


9. 주로 쓰게 되는 장르가 있습니까? 

10. 자신의 첫 작품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11. 첫 작품의 분량은 어느 정도 였나요? 


12. 첫 작품의 장르는? 


13. 첫 작품과 지금의 것을 비교 했을 때, 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하십니까? 
 

14. 글을 쓸 때, 자신도 모르게 사로잡히는 강박관념이 있습니까?


15. 자신의 글의 주인공을 더 좋아하십니까? 조연을 더 좋아하십니까? 


16. 글의 등장인물은 남자가 더 많습니까? 여자가 더 많습니까? 


17. 가장 길게 써 본 글의 분량은? 


18. (개인 홈피라도) 연재중인 글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19. 누군가 당신의 글에 출판 의뢰를 해온다면?


20. 특별히 글이 잘 써지는 시간이 있습니까?


21. 자신의 글에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2. 한 번에 쓰는 글의 분량은? 
①한 번에 몰아 쓴다. ②짧게 끊어 쓴다. ③기타 



23. 지금까지 써온 글의 개수는? 


24. 그 중에 완결작의 비율은? 글을 완결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25. 자신이 좋아하는 시점이 있습니까? 


26. 자신이 자신의 글의 등장인물이 될 수 있다면 어느 것이 좋습니까? 
①주인공 ②조연 ③엑스트라 ④전능한 방관자(나레이션) ⑤기타


 
27. 자신의 글을 다른 매체로 바꾼다면 무엇이 가장 적합합니까? 
.

28. 등장인물이나 지명을 포함한 모든 이름은 어떻게 짓습니까? 

29. 글을 구상하거나 쓸 때는 어디를 자주 이용하십니까? 
.

30. 자신이 쓰는 글의 삽화를 그려본 적이 있습니까? 
.

31. 글쓰기가 아닌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32. 퇴고에 신경 쓰는 편입니까? 


33.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34. 다음 바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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