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스포일러 有
생각 순서대로 무차별 열거. 나는 시방 성급한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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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의 인간낚시스킬은 초만렙이다. 그 오글라드는 작업멘트로 여자를 꼬시다니...!(뭐 매그니토의 헬멧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성인 찰스의 교수 임용 기념 파티(?) 때. 초반에 나왔던 그 청안/녹안 언니가  교수님을 반가운 얼굴로 기다리고 있더라. 세상에, 무려 그딴 작업 멘트를 걸다가 여동생 난입으로 막혔는데도 썸씽이 있긴 있었나 보다. 하긴 저런 어도러블한 젊은 박사라면 작업멘트가 좀 병신같은 건 애교로 봐줄 수 있을지도. 게다가 집도 갑부잖아. 

- 그렇게 '누구와도 수월하게 관계 맺는' 찰스의 한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건 레이븐과의 관계.  이 사람. 그 이외 캐릭터들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언제나 이겨 먹는다. 자신의 의지대로 굴리면서 남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조정한다는 게 더 대단. 특히 에릭과는 관계는 그냥 천생연분. 같은 의미로 난 막판 이혼도 결국 그 두 사람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거든. 원래 사람은 실패와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찰스처럼 오만 ㅋ 한 사람에게는 아주 제대로 약이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그 두 사람이 서로 처음으로 제대로 이를 드러냈을 때, 파국을 두려워해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숙여줬다면 그거야 말로 두 사람 모두의 실패지. 

  그래서 세번째 볼 때에는 에릭과 찰스의 이별보다 찰스와 레이븐의 이별이 더 짠했다. 서로 정말 아끼고 의지하고 살아왔지만 또 그만큼 엇나가기도 했던 관계. 그 둘이야말로 그 미묘한 어긋남을 '정'으로 이어붙이고 있던 사이였으니까. 찰스는 찰스대로 레이븐을 완전히 피보호자 취급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었고 - 혹은 그런 자각이 있더라도 정당화했지 - 레이븐은 레이븐대로 세상 유일한 보호자가 제 편은 들어주지 않고 '사회에 맞추라고만' 하니 힘들었을 테고. 게다가 이 보호자가 워낙 멘탈 갑인데다 선생질 갑이어야 말이지. 설교질이 짜증은 나는데 또 절대 틀린 건 아니거든. 말싸움으로 하면 절대 이길 수가 없어요. 그런데 뭔가 틀린 것 같고 불만스럽고... 네 그냥 평범한 가족 관계라는 거죠. 

  그런 귀한 여동생을 에릭에게 보내다니 찰스 정말 에릭 아끼는구나. 


- 세번째 보니 어째 찰스가 참 터프하더라. 존나 남자 돋는 건 아닌데, 개 털털함. 게다가 엄청난 똥배짱임. 텔레파스들은 다 저런 배짱 갑임?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한건데 말야. 지가 아무리 미친 존잘 텔레파스라지만 어쨌든 공식 신분은 민간인이잖아. CIA와의 접촉 이전까지는 미스틱 외에 엄청난 뮤턴트나 국가 단위의 정보 전쟁같은 것에 직접 연루된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대번 쇼우를 잡자 쇼우는 세계의 원수 / 내 텔레파스 능력을 제공할게요 / 할 수 있냐고. 모이라의 소개로 CIA에게 초보 뮤턴트 강의를 하러 갈 때만 해도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완전히 결정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 그리고 역시 그런 주제에 에릭한테 원 팔꿈치찍기 투 펀치 맞고 OTL치는 게 참.... 책상물림이니 당연하지.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단번에 제압 당하냐.... ㅋㅋㅋㅋㅋㅋ


- 별 것 아니지만, 겨스님은 역시 꼭 관자놀이에 손을 대지 않아도 능력을 쓸 수 있다. 
  

-  정말 신기하지. 이 영화 매카보이는 절대 뽕 맞은 밤비(...)버전이 아님. 뭐 병신 낚시 멘트 칠 때는 좀 끼가 보이긴 하지만. 게다가 슬쩍 후덕하게 살도 쪘고. 별로 안 이뻐. 이쁜 구석이 별로 없어. 눈색깔이 쩔긴 하지만 그게 무슨 절대마성의 눈은 아니야.

그런데 머리부터 발끝! 까지 다 사랑스러워! 니가 하는 선생질마저 자랑스러워~ 우우우~'3'


-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가 낚인 포인트는 일단 이 사람의 오만한, 학자연한, 젊은 사람 특유의 한계를 별로 미화하지 않고 보여줬다는 거.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진심으로 즐거워 하는 게 보인 데서. 알렉스를 벙커에 밀어 넣은 다음이라든가 행크와 달리기를 하며 대화할 때라든가, 션을 코치할 때라든가. 이 사람 정말 애들 가르치는 거 좋아한다. 아이들이 성과를 보이면 그것도 좋지만, 애초에 자신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어. 아.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뭔가 나눠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거야. ㅠㅠㅠㅠㅠㅠ 

아 시발 말하다 보니 백화하네.ㅠㅠ
그런데 나 지금 몇번째 항목까지 죄다 교수님 이야기. 허허. 그래. 내가 많이 급했다. 도서관이며 여기저기 들렀다가 오면서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데 까먹을까봐 무서웠거든. 

- 에릭은 정말 나오는 장면마다 간지 폭발이다. 손가락 사이로 동전 스위밍 시키는 부분에서부터 아주 ... 영화가 수위조절을 잘 해서 심하게 끔찍한 장면들은 나오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하는 것만으로 화면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죄다 보이는 것 같아서 아주 흠칫흠칫. 아직도 제일 처음 은행에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자꾸 눈을 감는다. 별 것 안 나온다는 거 아는데도 말이지. 


- 참 저런 강철사나이가 저렇게 눈물을 후두둑 후두둑 흘리는데 그게 전혀 괴해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캐릭터가 부각된다니. 송신기 돌리는 장면에서의 눈물이 특히 강렬한 건 눈물을 흘리는 방식마저 에릭과 찰스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분명 둘이 합쳐 동전 한 면이 되도록 서로 반대쪽 눈에서 눈물을 흘려주고 있는데, 에릭이 깨어진 외벽으로 눈물이 투둑- 하고 터져 나오는 식이라면 찰스의 눈물은 조용히 흘러내리는 식이라. 게다가 찰스는 지 손으로 눈물을 닦는데 에릭은 닦을 엄두도 못낸다. 아.... 진짜 짠해서.... 


- 그런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닌데 말야. 그 송신탑. 저렇게 큰 데 막 돌려놔도 되는 거냐? 그리고 송신탑 돌렸는데 으아아 왜 티비 안 꺼짐요? 난 이 장면 처음 볼 때 모이라가 창밖으로 머리 내밀고 대통령 연설! 하길래 연설 방송 중에 TV 꺼졌다고 하는 줄 알았어.....


 - 쇼우와의 관계는  레알 그냥 짜장 미친듯이 돋는다고 밖에. 어머니가 죽은 그 순간 이미 그 어린 것이 슈미트 박사의 계승자가 될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는 건 생각할수록 쩐다. 쿠바 사태 때의 그 대립은 그냥 네. 쇼우의 에릭 능욕이 말그대로 쩔어줬습니다.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굉장히 깔끔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2회차 3회차를 찍다 보면 1회차 감상에 비해 의외로 각 장면에 부여된 시간이 얼마 안되었다는 걸 알고 놀라게 되는데 쇼우와 에릭이 직접 대면한 시간이 대표적인 예. 쇼우의 쏘핫한 원자력 발전실(..)에 들어간 후 잠깐 대치 - 발림 - 대화 몇마디 나누고 동전마술. 진짜 짧더라. 그런데 그 와중에 아주 그냥 가차없이 핵심을 질러요. 아놔. 



- 그래서 저는 속편이 매우 기다려집미다. 찰스의 프로페서 엑스도 기대되지만, 매그니토가 쇼우를 어떻게 계승 발전시키는지도. 현재 영화 진도상까지는 쇼우의 세계관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 거 같거든. 투구...투구 빼고. 아 그 판타스틱한 투구 ... 아니 할거면 좀 패션 센스도 본받든가. 헬파이어 니네는 새 리더 복장을 보고 뭐 감흥이 아니 오니? 응? 립타이드 너 말야. 저런 빛나는 빨강 투구벌레 리더로 만족하는 거야?


- 놀라지 마시라. 아자젤에게 대사가 있었다. 그것도 최소 세 마디나. 맨 처음 미국 측 대령을 데려갈 때 '잡아' /  찰스가 세리브로 사용한 후 엠마와 대화 두 마디 / 그리고 쇼우와 한번쯤 대화를 했는지 아닌지 그건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아자젤 대사 있다 아자젤

- 그리고 립타이드는 정말로 대사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내 뇌내망상인데. 립타이드가 쇼우를 따르는 건 오로지 쇼우가 개간지나서다. 립타이드는 쇼우를 만나기 전까지는 딱 돈 많은 마나님들 사이에서 제비제비하게 살고 있었는데, 그의 능력을 알아본 쇼우가 픽업.  쇼우의 간지를 보고 홀딱 반해서 따라 나섰음. 역시나 그의 눈이 틀리지 않아서, 쇼우는 자신의 패션뿐만 아니라 부하의 패션도 소중히 할 줄 아는 좋은 리다였음. 덕분에 립타이드는 소용돌이 능력자 주제에 쩔어주는 컬의 장발 고수머리를 유지함. 가만 보면 나올 때마다 깨알같이 옷 갈아 입고 있음. 대사도 없는 주제에. 


- 쇼우의 CIA 침략... 이전까지 어린 뮤턴트들 중 리더는 다윈이었던 모양이다. 하긴 택시도 몰았으니 최소 미자는 아니라는 뜻이지. 공격 받는 중에는 대놓고 그 긴 팔다리로 애들 감싸려 하고, 도망치자는 결정도 다윈이 하지.
그런데 너무 대놓고 보호 모드라서 죽기 전에 멋있는 모습 보여주고 가는 거냐 하는 반발심도 좀 들었음.  


- 션의 저 빙구같은 표정은 볼수록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나름 비중 있는데... 너는 왜 포스터에 나오질 못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렇게나 귀엽건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약간 알렉찰스 망상도 한 게, 다윈이 죽은 후 훈련 과정에서 얘가 되게 찰스한테 의지하고 있는 게 보여서. 능력 쓸 때마다 나쁜 일이 있다고 했는데 그 카운트에는 다윈의 죽음도 포함 되어 있겠지? 결국 또 자기 능력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삽질했을 테고 말야. 뭐 그런 마음의 상처 달래는 건 찰스 특화 능력 아니었습니까? 하하하  


- 이 영화의 훌륭한 점:
1. 엄마가 죽은 호 폭주하면서도 쇼우를 공격하지 못하는 에릭을 보여준 점  
2. 찰스에게 대놓고 나이브한거냐 오만한 거냐고 묻고, 찰스가 거기에 대해 아임 쏘-리? / 한 반응을 보인 것.ㅋ 너 오만하다고 임마 ㅋㅋㅋ 저렇게 반응하니 진짜 오만한 거 티 나잖아.ㅋㅋㅋ 
3.  쇼우의 CIA 침략 때 일부러 아이들이 있는 방 앞에서 노멀 인간이 아이들 위치를 불고 자기는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걸 아이들이 듣도록 한 거 + 그걸 관객들에게도 보여준 거 

ㅋ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살리면서 공평하게 가는 그런 게 참 좋다는 거죠. 그런 거죠.


- 니콜라스 홀트가 존나 이쁘긴 한데 그래도 행크는 비스트 모드가 더 좋다. + 이 영화가 처음부터 속편찍을 예정으로 조금 더 느긋하게 진행되었다면 비스트가 된 후 행크의 변화를 좀 더 천천히 보여줬을 텐데 아쉬움. 얘가 비스트 되더니 너무 순식간에 말투가 바뀌었다.


- 아. 그리고 쇼우는 정말 독어 못하긴 하더라.... 남한테서 그런 얘기를 들어서 더 신경쓰인 건가. 1 2회차 때는 그냥 말투가 저런건가 했는데 ... 아역 에릭과 대화 주고 받는 데서 느낌이 뽝... 이건 뭐랄까. 한국어로 치면 거의 - 아버지가 방에 들어갔습니다. -를 아버지 / 가 - 방에 - 들어-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 단어 한 단어 따로 떼서 국어책 읽기를 시전하신 거 같은 느낌이. 물론 그 와중에도 연기를 하시긴 했지만 말이지. + 워낙 포스가 쩔어서 사실 말을 뭐 어떻게 해도 ... 


 

러브 러브 얘길 했으니 하는 말이지만.

아래 노래가 찰스>에릭 라인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하면 다들 나보고 더러움끝판왕이라고 할 것 같더라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찰스->에릭에 딱인 것 같아서 미칠 것 같을 뿐이고.
미리 말하자면 가사가 돋을 뿐이지 노래 자체는 엑스맨과 전혀 어울리지 않음. 게다가 난 교수님과 발라드가 딱 어울릴 거란 생각도 안 함. 젊은 시절이나 나이 든 시절이나.
그런데 가사가 너무 참 거시기해서.... 
나 이거 원래 누가 불렀던 노래인지 제목이 뭔지 노래 전체가 어떤지도 몰랐는데 저놈의 '웃어 이 바보야 함께 만든 사랑 꼭 여기까지야제발 모르겠니' 이 부분때문에....


부끄럽지만 가사 전문. 아. 노래는 탁재훈이 불렀네요. 



참 다행이야


그만하자 여기서 끝내자
그만하자 더 아프기전에


어떠한 변명도 너를 힘들게만 할뿐야
이쯤에서 끝내자
네가 먼저 돌아서


오 그저 넌
날 미워하면 돼
이기적인 남자라고 욕해
하지만 약속해
내앞에서 보인 눈물
이젠 더 이상
흘리지 않겠다고
 
바보야 왜 울어

어느 하나 잘해주지 못한 내가 가는데
눈감을 세상 그곳에서 
어쩌면 널 잊을지도 몰라


웃어 이 바보야 
제발 모르겠니
함께 만든 사랑 꼭 여기까지야
지우지 못하고 갈 추억 바래져 가도록 기도할게
 
미안하다 널 두고 떠나서 


미안하다 아직 못잊어서
하지만 가끔씩
스쳐가는 바람으로
잠시 만지고
이내 돌아설테니
바보야 왜 울어 
어느 하나 잘해주지 못한 내가 가는데
눈감을 세상 그곳에서 어쩌면 널 잊을지도 몰라
 

웃어 이 바보야 
제발 모르겠니
함께 만든 사랑 꼭 여기까지야

지우지 못하고 갈 추억 바래져 가도록 기도할게

다시는 전하지 못할
마지막 그 한마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오 사실 난 두려워
널 못잊을 나보다
사랑했던 만큼 아파할 너기에
내가 준 아픔까지 모두
안아줄 사람과 행복해줘
참 다행이야
널 사랑했으니

 

....
저도 부끄럽습니다. 저도. 저 부끄러움 모르는 여자 아니에요 ..ㅠㅠ  
이 외에도 물랑루즈에 나온 your song이라든가.... 아니 난 절대 물랑루즈를 끼얹을 마음은 없음. 상상만 해도 돋음. 타자치는 매카보이가 이쁠 거란 생각은 드는데 딱 거기까지임. 그 이상은 생각하기 싫음.
하지만 How wonderful life is now you're in the world .... 이 가사는 대략 둘 중 어느 쪽에 끼얹어도 오피셜이라서. 네. 할 말이 없어요. 
... 아니 왜 부녀자가 망상을 하는데 그게 오피셜이랑 엇갈리질 않는 거야. 왜 맞아 버리는 거냐고....  



... love love ... 많이 호모하다는 말은 이미 들었지만... 가사를 이제야 찾아봤습니다. 네. 그리고 나는 넋을 잃고 어의를 잃고....... 이걸 영화 끝나고 깐 대범함에 대해 어떻게 평해야 할지 모르겠고... 

뭐랄까 거의 테일즈 오브 어비스의 카르마 급으로 작품 특화된 노래인데.... 어 그냥 평범한 영화 내요 요약이네요. 
그게 저렇게 대놓고 호모하니까 되게 ... 할 말이 없다...

..............................................
그래 알았어 이혼 30년이든 별거 30년이든 상관없다 빨리 속편이나 내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찰스 자비에는 절대 나이브한 인물은 아니다. 나이브해지고자 노력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능력과 환경 모두 마냥 나이브할 할 만한 게 아니었다. 
이 캐릭터에 대해 마지 돋자면 끝도 한도 없다. 애초에 남의 생각과 기억들을 읽을 수 있고, 굳이 구강기관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어린아이가 어떻게 자아를 유지 할 수 있었는지가 신기하거든. 특별한 교육을 받지도 않았는데 말야. 

하지만 어떤 요인에 의해서든 운좋게 '적당히 일코를 하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각도 하고 제어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진행해보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 찰스 자비에가 매우 현실주의, 실천주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걔가 남에게 가차없이 선생질을 할 수 있는 건 '남에 대해, 그 자신도 모를 정도로 상세히 알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선생질을 해댔고 성과가 있었기 때문'일 게다.

행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복한 건 확실했던 어린 시절, 찰스는 고독했다. 모두의 머릿 속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다가갈 수 없다. 아이는 주변에 투명하고 얇은 담벼락을 치고 자기 혼자 들어앉아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남의 머릿속을 읽을 수 있다해도 쌍방통행이 되어야 그때부터 커뮤니케이션 아니겠냐고요.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기 자신의 절대 부정할 수 없는 가장 뚜렷한 능력'에 대해 얘기하면 다들 질겁할 걸 알고 있는 아이가 어떻게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교감을 할 수 있겠어. 친구는 물론이거니와 가족간의 기본적인 유대도 그에게는 시뮬레이션 경험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 어머니가 원래 냉정한 성격이었는지 찰스의 능력을 알고 피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어느 쪽이건 큰 차이는 없을 거라고 본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어떻게 '분명 나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라는 가정을 세웠는지. 책에서 메시지를 얻거나 사람들 머릿 속을 너무 많이 읽은 덕이거나, 둘 중 하나지 싶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밀고 있음. 채워지지 않는 교감에 대한 갈증때문에 막무가내로 남의 머릿속을 읽다가 모두가 고독해한다는 걸, 그렇기에 모두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거나. 아무튼 말야. 중요한 건 그거지. '나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라는 가정 혹은 믿음 혹은 바람을 줄기차게 유지했다는 거. 미스틱을 만나든 만나지 않았든, 걔는 자기 일생을 두고 이 신념에 맞춰 살았을 거라고. 자기 인생에서 그걸 현실화시키면서 말이지. 

자기가 믿는 바를 행하고 그 결과를 딛고 또 올라서는 사람만큼 강한 사람이 있겠냐곸ㅋㅋㅋㅋㅋ... 물론 이 영화 속 찰스에게 단점이 없는 건 아님. 얘는 확실히 오만하고, 남에게 선생질을 해대고, 젊은 만큼 자신감에 넘쳐 경솔한 데가 있음. 하지만 그건 그냥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한도 내의 결점 정도랄까. 그 정도 수준으로 유지한 것도 대단하지. ㅇ<-< 

오만에 빠져서이든 편견에 휩싸여서이든, 아무튼 얘의 신조는 '공동, 협력, 모두 함께' 라는 거. 기본적으로 남을 향해 생각이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거.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걸 추구해내는 사람이라는 거.'ㅠ' 내가 생각하는 자비에는 그렇읍니다. 'ㅠ'





써놓고 나서도 이거 왜 썼나 싶군. 

 조만간 엑스맨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하려나. 
간만에 영화 밖에서 봐도 이뻐 보이길래 배우 필모도 검색해 보았스빈다. 카와EE하게. 방학 시작하면 쉬면서 볼 영상 리스트나 만들 겸. 룰루랄라... 네. 아직 학기 안 끝났다고요. 22일까지는 끝이 없다는 거. 아직 열흘이나 남았네 식빵ㅋㅋㅋㅋㅋ
아무튼 난 검색을 했고
필모에 나니아 연대기가 있어서 읭 했고
캐릭터 이름을 보고 놀랐고
툼누스였다고?
왜 못 알아 봤지? 
아니 못 알아 본 게 당연하군 툼누스와 프로페서 엑스가 겹쳐 보이는 게 이상하지 그래 그런거지

툼누스였다고 하니 예뻐 보인 건 당연한 거였네. 툼누스때도 툼누스 너무 좋아 루시 이 도둑냐뉴ㅠㅠㅠㅠ 니가 작가한테 편애 받으면 단 가요 툼누스 존나 참함 씨바류ㅠㅠㅠㅠㅠㅠ 저 잔망스런 년한테 주기 배 아픔 하고 죄없는 미취학 아동을 존나 씹어댔었으니까. 


네 그냥 배우는 요물이군요. 짜장 요물이에요. 그냥 싱나게 스오플이나 볼게요 ㅇ<-< 
그리고 난 반지의 제왕 이후 계속 이렇게 낚일 거면 그냥 더 버티지 말고 영어를 배우는 게 좋겠다. 앞으로도 덕질을 하든 안하든 취향은 바뀔 거 같지가 않군.  


저기서 두 사람이 헤어지지 않았다면 에릭은 평생 찰스 휠체어 셔틀이 되었을 거야. 


라는 말을 해도 오피셜에 전혀  저촉이 안된다는 거야. 
역시 오피셜에서 온갖 세계관 버전으로 캐릭터를, 은하차원으로 굴리는 스타워즈를 예로 들어보자고. 아무리 가지가지 설정이 난무해도 한 솔로x루크를 밀려면 레이아를 스루해야 하고 AO를 밀려면 파드메를 스루해야 하잖아. 별로 스루하고 싶지도 않거니와(감히 공주님을 스루한단 말이냐?), 어쨌든 영화에서 공식적으로 아이 러브 유 화살표는 저족에 꽂혀 있기도 하고. 그걸 무시하면 아무리 내가 쩔어주게 망상력을 쌓아서 밀랍의 성을 지어도 다 부질없어 지거든.

그런데 이건 뭐 원작에서부터.... 네 뭐라구요? 그래서 찰스가 에릭을 위해 뭐 어쩐다구? 에릭이 찰스를 위해 뭐 어째? 그래서 뭐 둘이 ........................

그냥 답이 없다. 어. 덕으로 살면서 무슨 망상을 해도 원작의 지붕 아래 있다는 것은 .... 내 망상력이 비루하다고 슬퍼해야 하는 건지 원작이 답이 없다고 해야 하는 건지.
아메 코믹을 파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 너무 방대한 나머지 아메 코믹 팬들마저도 꼭 이거 이게 성경이다, 이거 안 보고 엑스맨을 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게 더욱 다행. 

그건 그렇고 n년 전부터 밀어닥치는 히어로물에 결국 편승하게 되...다니. 슈퍼맨, 엑스맨 1/2편은 아예 보지도 않았고 스파이더맨은 어.... 다 극장에서 찾아 봤네? 하지만 그건 주인공을 히어로보다는 비정규직 20대 청년으로 봤기 때문이지. 배트맨 비긴즈나 다크나이트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이 영화는 히어로물이기 이전에 놀란 영화야. 씨발 더러운 놀란......................  

아무튼 그랬는데 이게 뭡니까. 젠장. 이렇게 낚일 줄 알았더라면 그냥 엑스맨 1, 2편부터 핥을 걸 그랬어.
그러니까 학기 끝나면 쩔어주는 엑스맨이나 봐야지^ㅁ^ 

오피셜이 다 해먹다 못해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인 작품은 이게 처음인 거 같아.
뭐니 진짜... 무한한 어나더 유니버스를  인정하는 오피셜은 소중합니다. 
그리고 그 오피셜에서 온갖 더러운 설정을 뿜어내는 양덕들은.... 아... 니네는 나에게 패배감을 줘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클리셰는 찰지구나. 뭐 그런거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회차 찍음.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지나 있다는 거에 좌절칠 만큼 할 일이 밀려 오는데 그 와중에 잘 논다. 허허. 멋진 나. 

이하는 스포 有. 정리정돈은 無




- 찰스 자비에(12)는 참 무서운 아이다.  제 엄마 모습을 하고 있는 정체 모를 이 앞에서 대놓고 넌 누구냐고 묻는다거나, 퍼런 지점토 피부 소녀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안해서가 아님. 그 애를 보자마자 한다는 말이 "난 내가 혼자가 아닐 거란 걸 알고 있었어." 라는 거. 이게 정말 무섭다. 얜 정말 타고난 멘탈 갑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언제든 펼치면 술술 읽히는 책장같다는 건 대체 어떤 상태인걸까. 그런 아이가 '내가 혼자가 아닐 거라고' 믿는다는 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 머릿 속에서 뭘 읽었기에 저렇게 굳건하게 믿고 있었던 걸까. 

- 관객들에게 쉽게 어필되는, 사실상 이 영화 내 스토리의 많은 부분이 매그니토의 탄생과 성장에 맞춰져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이해도 되는 게, 도대체 '남의 머릿속을 다 읽어 버리는 게 가능한 사람' 이야기같은 걸 어떻게 풀어낸단 말인가.
엑스맨을 맨 처음 만든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저 찰스 자비에 설정이 저런 캐릭터에게는 제일 무난한 거 같긴 하다. (핫초코를 직접 타주지 않는 어머니라거나 양아버지란 말이 나오는 걸 보니 가정사가 뭐 대단 훈훈했을 것 같지는 않다만.......) 안락한 부잣집에서, 하고 싶은 공부 하며 잘 자랐습니다. 평온하게. ㅇㅇ. 

-  그런데 인간적으로 성인 버전 찰스가 24살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스물네살짜리 겨스... 아... 아니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말이지. 외모가.... 아니 외모도 그렇다치는데 그 언행의 포스는 스물넷이 아니라 서른넷이라고 아무리봐도 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내가 잘못 본건진 몰라도 분명 1944년에 12살이었던 찰스가 18년이 지난 1962년에 24살이란 건 말이 안되잖아. 어린 시절 자막에 분명히 1944. 뉴욕이라고 되어 있었는데.'ㅠ' 내가 혹시 에릭 쪽 과거 자막이랑 헷갈렸나? 헷갈렸다고 해도 40년대인 건 맞다. 5n년대였으면 그렇게까지 착각하지는 않을 테니까. 62년에 24이려면 당시 6살이었어야 한다는 건데.... 아무리봐도 어린 찰스는 최소 열살(서양이 동양보다 들어보인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동양식으로 따지면 열두살이라고 우겨도 될 거 같음)은 되어 보이지 여섯짤은 아닌 거 같단 말이야. 

아니. 생각해보니 대놓고 뒤쪽에서 어린 찰스가 열두살이라고 써 있었지 참. ....
그럼 18년 지났으면 서른살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체 어떻게 스물네살인가요...? 


-  그놈의 관자놀이에 손가락 갖다 대는 것만 아니면....... 그럴 때마다 클로즈업되는 눈만 아니면..... 살짝 찌푸리는 표정만 아니면 자비에에게 안 낚일 걱 ㅏㅌ...은데 젠장........................ 

- 네 지금 계속 자비에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인정한다구요. 가엾은 나 또 낚였네

- 그리고 또 고자지. 왜! 호모떡밥을 보고도! 나는! 고자인가!

- 하지만 역시 포옹보다 키스보다 떡보다 나란히 눈물 한 방울 흘리는 장면이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격정적으로 포옹해도 저거보다 더 찐해 보일 수는 없을 것 같다. 

- 굳이 동인필터링을 거치지 않더라도  그 장면이 둘 관계의 절정임은 틀림없다. 참 조용한 절정.ㅇㅇ. 그 이후로 둘은 갈라질 수 밖에 없거든. 이건 자비에가 갖고 있는 능력의 선천적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선생질+멘토질에는 최적이다. 그리고 상대는 그의 멘토질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이윽고 성장을 마친 순간, 성장했기에 그를 떠날 수 밖에 없다. 완전히 성장한 독립적 개체가 자신의 머릿 속에 마음대로 들어오는 걸 허용할 리가 없잖아.
그와 대등하다고 할 만한 상대는 언제나 그와는 다른 길을 가게 될 거다. 그가 거기에 서 있기에 일부러 옆 길을 선택하겠지. 뭐. 이건 모든 선생들과 부모들이 겪는 일이긴 하다. 다만 찰스 자비에는 제자의 머릿속을 훤히 읽을 수 있을 뿐이지. 낄. 
<- 물론 엑스맨 1, 2편을 제대로 본 적도 없고 원작 만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그냥 선무당질이지만.ㅋ. 

- ... 쓰다보니 존나 취향이네. 하. 교수님 당신이란 교수님.  

- 올곧게 찰스 얘기만 하고 있는데 매그니토가 인상적이지 않거나 비호감이었다는 건 아니다. 외려 나올 때마다 두근반세근반했음. 앞서 말했듯 이 영화는 매그니토를 다루고 있고,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는 건 이 매그니토 캐릭터도 역시 마음에 들었다는 뜻. 진짜 깔쌈하게 매그니토를 이루는 요소와 그 조합 과정을 잘 보여준 것 같음. 클리셰 돋는 설정이기도 했습니다만. 

- 묘한 건 자비에는 배우보다 캐릭터에 더 낚였는데 매그니토 쪽은 캐릭터보다 배우에게 더 호감이 간다는 거. 매그니토 얼굴이 비칠 때마다 아 저 배우 얼굴 참 묘하게 생겼다... 하고 보고 있고...

- 대놓고 외강내유. 왜 저 배우를 로체스터 시켰는지 이 영화를 보고 알겠다. ㅇㅇ.

- 자비에가 미스틱과의 만남에서 어린 멘탈먼치킨의 면모를 보였다면 이쪽도 어렸을 때 이미 싹수를 보인다. 슈미트 박사 안 죽이잖아. 정말 왜 안 죽인걸까. 왜 그 순간 슈미트 박사를 향해 폭주 에너지를 돌리지 않은 걸까. / 혹은 돌리지 못한 걸까.

- 이쪽은 이쪽대로 성장과정이 몹시 궁금. 자비에는 진학하고 진학하고 진학했겠지 뭐'ㅠ' 싶은데... 넌 대체 어떻게 살아 남은 거냐. 도입부가 44년도였으니 몇년 안가 2차 대전도 끝났을 텐데.... 사지멀쩡하게 큰데다 몇개 국어를 하는 걸 보면... 슈미트 박사랑 언제 어떻게 헤어졌는지 궁금 돋네. 


-  자비에와 매그니토가 함께 나오는 모든 컷이 훌륭하게 호모로와서 어딜 콕 집어 말하기 힘들다. 그냥 죄다 받는다. 아 그냥 사겨. 사기라고. 아니 이미 사기고 있는 거 같아. ................ 
첫만남. '가는 걸 막을 수 있찌만 안 막는 거야'드립. 무심히 둘 사이에 놓여 있는 체스판. 동행. 엔젤을 앞에 두고 붉은 침대에 누워서 한다는 개드립. 등등이 있겠지만. 그래 난 그냥 얘네가 전투 중에 서로 손 잡고 끌어 올리고 제 몸으로 고정시켜주고 나중에 싸울 때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마저 죄다 호모롭게 보이지만....
그런데 얘네는 그냥 주고 받는 대화나 시선 처리가 죄다 서로를 동등한 논의 대상 - 의지처로 대한다는 거. 내 눈이 썩은 게 아니라는 거. ㅇ<-<
 어린 뮤턴트들에게 복수 운운할 때 '에릭, 잠깐 얘기 좀.....' 하는 찰스야 뭐 두말할 나위 없는 거고. 오늘 보니 행크가 변신하고 처음 등장할 때 다들 벙쪄서 행크만 보고 있는데, 에릭이 찰스를 돌아보더라고. 너는 알고 있지? 투라서 너무 돋았고. 네. 그렇다구요. 

- 짜장 레알 돋는 장면은 역시 동전 통과할 때의 교차편집이지. 하 시발. 감독 존나 훌륭하다. 반할 거 같다. 

- 헤어지는 장면에서도 둘 관계가 딱 잡혀 있어서 더 훌륭. 그냥 쓰러진 자비에와 그걸 반쯤 안고 있는 매그니토 자세 자체가 존나 훌륭함. 참. 파국도 너무 깔끔해서 말이지. 깽판을 친건 매그니토인데 'ㅇㅇ. 이제 끝났음.' 하고 도장 찍고 판 정리한 건 자비에 쪽이다. ㅋ. 과연 자비에가 언제 '매그니토와는 끝이다. 우린 가는 길이 다르다.' 라는 걸 인식하고 납득했는지 모르겠다. 쇼우를 죽였을 때? 미사일을 되돌려 쏠 때? 자신이 총에 맞았을 때? 그 와중에도 절대 벗지 않는 투구를 봤을 때? 

언제일까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열심히 두 사람 얘기만 했지만 닥터 슈미트 - 세바스찬 쇼우 역시 몹시 돋았다. 개인적으로는 44년 버전 안경 쓴 모습이 제일 훌륭했다고 생각하지만....... 우아하고, 시작을 여는 악역으로서 모자라지 않은 듯. 정작 장성한 에릭과 마주치는 장면은 거의 없다시피 한데 그런데도 훌륭하게 아버지-아들 구도를 연출해냈다. 연출의 힘인지 연기의 힘인지 껄껄.... '난 날 해칠 마음이 없어'가 진심이었으니 전세 역전한 후 매그니토가 스스로 쇼우의 손에 제 뺨을 갖다대는 씬이 더 쩔어 보이는 거겠지. 

-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평화같은 건 원치 않는다'는 매그니토의 말은 레알일 듯. 44년 이후 걔 인생에 단 한번이라도 평화같은 걸 생각해 본 적이나 있을까 싶다. 
 
- 프로스트의 얇은 허벅지와 풍만한 슴가가 몹시 부러웠다. 아니 언니 대체 어떻게 그런 몸매요.  어떻게 온 몸의 지방이 가슴에만 가 있나요. 

- 하지만 가장 몸매가 쩌는 건 미스틱이었음. 레알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몸매. 엔젤도 나름 괜찮았고. 모이라는 촘 마니 빈약해서 보기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속옷 취향이 훌륭하니까.... 

- CIA 요원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훌륭한 속옷 세트를 갖춰 입어야 한다.ㅇㅇ

- 밴시 몹시 귀엽다. 어린 뮤턴트들 중에서는 얘가 제일 귀여운 듯. 날개 디자인이 솔까 좀..... 구렸지만. 냄비뚜껑을 가슴팍에 달고 있는 하보크보다야 상팔자지. 낄낄.

- 센스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ㅋㅋㅋㅋㅋㅋ 막판에 모이라가 유어 엑스맨이라고 했을 때 자비에 표정은 ㅋㅋㅋㅋ 그 미묘하게 짜식은 표정 ㅋㅋㅋㅋ 프로페서 엑스니 매그니토니 하는 이름을 당당하게 붙이는 미스틱이나, 그걸 좋다고 쓰는 매그니토나 ㅋㅋㅋ 이젠 모이라마저 ㅋㅋㅋ 프로페서 엑스 제자니까 엑스맨이냐고욬ㅋㅋㅋㅋ/ 아니 너마저 네이밍 센스 왜 이러니. 왜 내 주변엔 멀쩡한 센스를 가진 사람이 없지? 묘한 체념이 보여서 뿜. 

- 그래서 속편은 언제 나오나요. 하야꾸. 현기증. 제발. 부디. 하놔. 교수님 머리 미는 건 좀 ... 천천히...하면서 부탁드립니다. 물론 원작이야 존중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 투톱 중 하나가 대머리면... 아니 난 그냥 매커보이 머리카락이 몹시 마음에 들어서 이러는 게 맞...아...... 뭐 대단한 머리카락이라고 그게 마음에 드냐고 하면... 그냥 그래요. 어허허.  

목요일 밤부터 보기 시작해서 토요일 아침까지 걸리네. 그 사이에 다른 일도 했지만 정말 기...길다... ㅇ<-<


요새는 이런 영화 못나올 것 같음. 뭐. 당연한 거긴 한데. 저때가 어떠했다기 보다는 요즘은 어떻다 - 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 확실히 요즘이 훨씬 가볍고 빠르다.  배경이나 맥락에 들이는 공도 적고, 아니 애초에 맥락을 깔아 놓지 않기도 하고.
게다가 '절망적인 이 시대의 이상'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저렇게 진지하고 신실하게 하지도 않지. 이상에 대한 이야기는 공허하거나, 사이비거나, 개그 코드거나. 

브금만 들어도 고향에 온 듯 울컥해지다가도 괜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잊어버려서 그런 건 아님. 오히려 내가 예전에 저 장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가 떠올라서 어색한 거다. 참. 묘하게 달라졌다. 똑같은 장면을 보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데 그 생각 함량이 좀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 내가 지금 나이에 이 영화를 처음 봤다면 보로파라데네소르 부자를 존나 팠을 거 같다

- 내가 지금 나이에 이 영화를 처음 봤다면 222 왕님 총수를 밀었을 것도 같다. 

- 레골라스는 완전 꿩강했다. 쟤가 김리랑 절친을 먹게 된 건 생사고락을 함께 한 과정보다도, 그 자신 천성 덕이 크게 먹힌 것 같음. 과연 머크우드 프린스. 덕분에 집에 있는 반지 회지 전반이 게슈탈트 붕괴하고 있음. 
뭐 어렸을 적부터 레골라스를 하늘하늘 총수로 보지도 않았고, 레골라스 들어간 커플에도 별 관심이 없긴 했지만.ㅇㅇ. 예전엔 그냥 엘프 1이었다면 지금은 와 저런 깡패 엘프. 좀 귀여운데...? 정도.

리벤델 회의에서 엘프들 중 저 혼자 쩍벌하고 앉아있는 자태(배우는 별 생각없었을 거 같은데 그 생각없음이 묘하게 캐릭터랑 싱크로), 영화에 출연하는 다른 엘프들의 정적인 액션에 비하여 엄청 변칙적이고 화려한 액션,(코끼리 한마리쯤은 맨 손으로 안마해줄 수 있어야 머크우드 왕자), 뻑하면 활부터 들이대고 보는 폭력력, 성질나면 격식있는 회의장이건 병사들 다 듣는 요새에서건 버럭질부터 하고 보는 성깔머리.... 그리고 쩔어주는 술배. 

저놈에 비하면 차라리 김리가 청순함. 얼마나 귀엽냐. 김리아나 지지함. ㅇㅇ


- 그리고 레골라스보다 더한 중간계 폭력배 간달프 더 화이트. 그레이 버전도 막나가는 마이아였지만 그래도 무적은 아니었다. 사루만에게도 발렸고 발록과도 정면대결을 피했으니까. 만약 화이트 버전에서 1편 사루만과의 대담이 벌어졌다면? 사루만은 '호빗 담배가 니 머리를 썩혔구나.'라고 말한 순간 쳐맞았을 거다. 발록? 다리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다리에 매달아 놓고 정신교육을 시켰을 거야. 그레이와 화이트의 박력은 이러케 다르다고....

이놈의 노친네 탈색 한 번 하더니 무작정 봉질이다. 확실히 '죽었다 깨도, 죽었다 살아나면' 등등의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모리아에서 발록이랑 떨어질 때부터 본색을 드러내는데 와 .... 추락하는 와중에 칼 고쳐쥐고 작정하고 칼질 해대는 자세 완전살벌하더라. '내가 죽을진 몰라도 너는 확실히 조져주마' 눈 한 번 깜빡 안하고 1타 2타 3타 4타 ... 저렇게 맞고도 추락 후까지 살아 있던 발록이 대단하다고 할 지경. 허허 .... 그래 저것이 인간이 아닌 마이아지. 에루 이 미친 ㅋㅋㅋ 중간계에 뭘 풀어 놓은 거야 !! ... 그래 난 이렇게 또 마이아 덕질을 하게 되는 거지 싱난다! <- 

간달프의 문제 해결방법

  > 세오덴의 노망 치료: 팬다 
  > 데네소르의 망짓: 팬다 
  > 세오덴의 전략: 무시한다 
  > 데네소르의 원정거부: 무시한다 
  > 나즈굴: 팬다 - 뭐, 패려고 시도를 했다는 쪽이 맞겠지만 

생각해보면 사루만도 간달프랑 싱나게 레슬링도 하고... 우르크하이 종족 만들기 덕질도 하고... 힘에도 끌리고....솔까 니네 성격 도찐개찐... 
그래 마이아라는 건 생각보다 폭력적인...폭력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결코 폭력에 부정적이지 않은...오히려 친한... 그런 종족이야... 그런거야...


- 프로도는 10년이 지난 후 봐도 순정만화 돋게 이쁘더라. 심혈을 기울인 캐스팅이다 싶음. 

- 샘과 프로도는 여전히 돋고. 로지 없었으면 어쩔뻔 했냐 너넨. 

- 메리랑 피핀이 헤어질 때 아련아련 열매 먹는 건 언제 봐도 갑임. 

- 에오윈 이 귀여운 것 우쭈쭈. 에오메르는 다시 보니 참 캐릭터가 없다 싶은데 - 말나라 왕자 / 끝 - 묘하게 인상적임. 배우 마스크가 인상에 잘 남는 편인건가? 

- 그런데 난 왜 이렇게 리브 타일러가 이뻐 보이지 않는가. 어렸을 적에는 그냥 우아하다 하고 봤는데 지금은 말상이라거나 말상만 눈에 들어옴. 어깨도 눈에 안 들어온다.... 아니 그렇다고 안 이쁘다는 건 아닌데.

- 엘프들의 느릿한 말투가 가끔 돋는다. 가끔 좀 뿜김

- 그래도 할디르는 존나 이뻐. 갈라드리엘은 레알이야.  

- 어쨌든 호빗이 기다려지는구나. 내 최애와 최애가 최애 역할로 나와...................... 음. 네. 극장과 좋은 사랑 하겠습니다.  소설도 반지보다는 호빗이 더 읽고 싶다. 

- 내가 엘프파가 못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야. 실마릴을 이해못하기 때문이야...  
로라는 성녀다. 성녀임에 틀림없다. 로브 플래밍이 열일곱명하고 잔 것보다 로라가 쟤랑 다시 사귀어 주는 게 더 기적에 가깝지. 이 책의 교훈 중 하나는 신은 쉽게 사람을 버리지 않는 다는 걸거야.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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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바로 우리 둘이 함께하는 이유야. 너에겐 가능성이 있어. 난 그걸 끄집어내려고 여기 있는 거고.
- 어떤 가능성?
- 인간으로서의 가능성. 넌 기본적인 건 다 갖췄어. 맘먹고 노력만 하면 넌 정말 아주 호감 가는 사람이지. 맘만 먹으면 살마들을 웃길 수 있어. 게다가 친절하고, 네가 누굴 좋아하기로 가정하면, 상대방은 마치 자기가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느끼게 돼. 그거 꽤 섹시한 느낌이거든. 단지 넌 별로 신경을 안 쓸 뿐이지. 
- 응. 이런 대답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 넌 그저 ...... 넌 그저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머릿속에서 헤매고 있어. 뭔가 일을 시작하기보다 주저앉아서 생각만 하고, 또 대부분은 쓸데없는 것만 생각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늘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중략 

- 너 이런 얘기 들어봤어? '시간은 주어졌으나, 온통 생각만 많다.' 그게 바로 너야. 
-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 나도 모르지. 뭐라도 해. 일, 사람 만나는 거, 스카우트 활동 같은 거나 아니면 클럽 운영이라도. 그냥 삶이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는 것 말고 그 이상의 뭔가를 말이야. 넌 할 수만 있다면 네 남은 평생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겠지. 아마 임종의 순간에도, 아마 담배와 관련된 병일 텐데, '음, 그래도 난 선택의 문은 열어놨었어. 적어도 발을 뺄 수 없는 어떤 일에 연루되진 않았다고.' 하고 생각할 거야. 그런데 말이야. 네가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는 내내 실은 그것들을 다 닫아버린 거나 다름없어. 넌 서른여섯인데 자식도 없어. 아이는 언제 가질 건데? 마흔? 쉰? 마흔이라 치자. 그리고 네 아이가 서른다섯까지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생각해봐. 그 말은 환갑 지나고도 10년이나 더 살아야만 네 손자 그림자라도 볼 수 있단 뜻이야. 네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사는 지 알겠지?
- 결국 그 얘기군.
- 뭐?
- 아이를 낳자, 아니면 우린 헤어진다. 가장 오래된 협박이잖아.
- 집어치워, 로브. 내 말은 그게 아냐. 네가 아이를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난 상관 안 해. 그래, 난 아이를 원해. 하지만 네 아이를 갖고 싶은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네가 아이를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그건 내가 풀어야 할 문제야. 난 그저 너를 깨우쳐주려 했던 거야. 난 그냥 네가 인생의 절반이나 살았지만 네가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곤 열아홉 살짜리랑 다를 바 없다는 얘길 해주려고 했어. 돈이나 부동산이나 가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게 아니야.

 그런 말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로라는 내가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너야 그런 말 하는 게 쉽겠지. 잘나가는 법무법인 변호사니까. 하지만 가게가 잘 안되는 게 내 탓은 아니라고.
- 세상에 맙소사
로라는 상당히 과격하게 기어를 바꿨고 한동안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거의 어딘가 도달했다는 걸 안다. 용기라도 좀 있었다면 그녀가 옳고 현명하고, 난 그녀가 필요하며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결혼해달라고 했을 것이다. 난 그저, 그러니까,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고 싶었던 거고, 아무튼 말할 틈도 없다. 얘기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서. 
- 내가 왜 정말 약 오르는지 알아?
- 그럼 알지. 네가 방금 나한테 말한 모든 것 때문이지. 내가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고 사는 방식이나 뭐 그런 거.
- 그런 거 말고.
- 젠장. 미치겠네.
- 난 네 문제가 뭔지,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아주 정확히 짚어줄 수 있는데, 넌 내게 그 비슷한 것조차 해줄 수 없어.

중략 

- 너더러 뭘 어쩌라는 게 아냐. 그저 내가 너와의 관계에 의해 전적으로 규정되는 건 아니라는 걸 네가 깨달았으면 하는 거지. 우리 사이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내 삶 자체가 해결된 건 아니라는 듯이야. 나에겐 또 다른 의혹과 걱정, 야망이 있어.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 건지 모르겠어. 어떤 집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삼 년 후에 내가 벌어들일 돈은 겁이 날 정도야. 그리고...... . 
- 왜 처음부터 그런 걸 다 털어놓지 않았어? 내가 그걸 무슨 수로 알겠어? 또 그게 뭐 그리 큰 비밀이야?
- 비밀은 아니지. 단지 우리 둘 사이에 일어난 일이 전부가 아니란 걸 얘기하는 것뿐이야. 우리 둘이 함께 있지 않아도 난 계속해서 존재할 거니까. 

  결국 나도 그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내가 애인을 잃고 세상이 다 허물어진 것같이 느꼈다고 해서 남들도 그러라는 법은 없다. 그걸 알았어야 했다. 


중략 

- 넌 남은 평생 똑같을 작정이야? 똑같은 친구들만 만나거나 아니면 친구가 없으면 없는 대로? 똑같은 일? 똑같은 태도?
- 난 문제없어. 
- 그래, 문제없겠지. 하지만 너도 완벽하진 않고, 분명 행복하지도 않아. 그러니까 네가 만약 '행복해진다면' 중략 우린 헤어져야겠네? 난 네 불행한 모습에만 익숙하니까. 만약 네가, 음, 네가 너만의 레코드 레이블을 내서 성공함녀 어쩔 건데? 새 여자친구를 찾을 거야?
- 억지부리지마.
- 뭐가 억지라는 거야? 네가 네 레이블을 내는 거랑 내가 구조공단에서 법무법인으로 옮긴 게 뭐가 다른지 설명해봐. 
  하나도 설명할 수가 없었다. 
-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네가 장기적인 일부일처 관계를 조금이라도 믿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도, 또 일어나지 않는 일들도 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 소용없지. 
난 과장해서 온순한 척 말했지만, 그녀의 지성과 사나움과 언제나 정당한 모습에 주눅이 들었다. 그게 아니면, 로라는 적어도 언제나 내 입을 틀어막을 만큼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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