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클래스 3회차 감상

Swimming/x-men 2011. 6. 21. 21:19


당연히 스포일러 有
생각 순서대로 무차별 열거. 나는 시방 성급한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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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의 인간낚시스킬은 초만렙이다. 그 오글라드는 작업멘트로 여자를 꼬시다니...!(뭐 매그니토의 헬멧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성인 찰스의 교수 임용 기념 파티(?) 때. 초반에 나왔던 그 청안/녹안 언니가  교수님을 반가운 얼굴로 기다리고 있더라. 세상에, 무려 그딴 작업 멘트를 걸다가 여동생 난입으로 막혔는데도 썸씽이 있긴 있었나 보다. 하긴 저런 어도러블한 젊은 박사라면 작업멘트가 좀 병신같은 건 애교로 봐줄 수 있을지도. 게다가 집도 갑부잖아. 

- 그렇게 '누구와도 수월하게 관계 맺는' 찰스의 한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건 레이븐과의 관계.  이 사람. 그 이외 캐릭터들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언제나 이겨 먹는다. 자신의 의지대로 굴리면서 남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조정한다는 게 더 대단. 특히 에릭과는 관계는 그냥 천생연분. 같은 의미로 난 막판 이혼도 결국 그 두 사람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거든. 원래 사람은 실패와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찰스처럼 오만 ㅋ 한 사람에게는 아주 제대로 약이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그 두 사람이 서로 처음으로 제대로 이를 드러냈을 때, 파국을 두려워해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숙여줬다면 그거야 말로 두 사람 모두의 실패지. 

  그래서 세번째 볼 때에는 에릭과 찰스의 이별보다 찰스와 레이븐의 이별이 더 짠했다. 서로 정말 아끼고 의지하고 살아왔지만 또 그만큼 엇나가기도 했던 관계. 그 둘이야말로 그 미묘한 어긋남을 '정'으로 이어붙이고 있던 사이였으니까. 찰스는 찰스대로 레이븐을 완전히 피보호자 취급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었고 - 혹은 그런 자각이 있더라도 정당화했지 - 레이븐은 레이븐대로 세상 유일한 보호자가 제 편은 들어주지 않고 '사회에 맞추라고만' 하니 힘들었을 테고. 게다가 이 보호자가 워낙 멘탈 갑인데다 선생질 갑이어야 말이지. 설교질이 짜증은 나는데 또 절대 틀린 건 아니거든. 말싸움으로 하면 절대 이길 수가 없어요. 그런데 뭔가 틀린 것 같고 불만스럽고... 네 그냥 평범한 가족 관계라는 거죠. 

  그런 귀한 여동생을 에릭에게 보내다니 찰스 정말 에릭 아끼는구나. 


- 세번째 보니 어째 찰스가 참 터프하더라. 존나 남자 돋는 건 아닌데, 개 털털함. 게다가 엄청난 똥배짱임. 텔레파스들은 다 저런 배짱 갑임?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한건데 말야. 지가 아무리 미친 존잘 텔레파스라지만 어쨌든 공식 신분은 민간인이잖아. CIA와의 접촉 이전까지는 미스틱 외에 엄청난 뮤턴트나 국가 단위의 정보 전쟁같은 것에 직접 연루된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대번 쇼우를 잡자 쇼우는 세계의 원수 / 내 텔레파스 능력을 제공할게요 / 할 수 있냐고. 모이라의 소개로 CIA에게 초보 뮤턴트 강의를 하러 갈 때만 해도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완전히 결정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 그리고 역시 그런 주제에 에릭한테 원 팔꿈치찍기 투 펀치 맞고 OTL치는 게 참.... 책상물림이니 당연하지.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단번에 제압 당하냐.... ㅋㅋㅋㅋㅋㅋ


- 별 것 아니지만, 겨스님은 역시 꼭 관자놀이에 손을 대지 않아도 능력을 쓸 수 있다. 
  

-  정말 신기하지. 이 영화 매카보이는 절대 뽕 맞은 밤비(...)버전이 아님. 뭐 병신 낚시 멘트 칠 때는 좀 끼가 보이긴 하지만. 게다가 슬쩍 후덕하게 살도 쪘고. 별로 안 이뻐. 이쁜 구석이 별로 없어. 눈색깔이 쩔긴 하지만 그게 무슨 절대마성의 눈은 아니야.

그런데 머리부터 발끝! 까지 다 사랑스러워! 니가 하는 선생질마저 자랑스러워~ 우우우~'3'


-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가 낚인 포인트는 일단 이 사람의 오만한, 학자연한, 젊은 사람 특유의 한계를 별로 미화하지 않고 보여줬다는 거.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진심으로 즐거워 하는 게 보인 데서. 알렉스를 벙커에 밀어 넣은 다음이라든가 행크와 달리기를 하며 대화할 때라든가, 션을 코치할 때라든가. 이 사람 정말 애들 가르치는 거 좋아한다. 아이들이 성과를 보이면 그것도 좋지만, 애초에 자신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어. 아.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뭔가 나눠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거야. ㅠㅠㅠㅠㅠㅠ 

아 시발 말하다 보니 백화하네.ㅠㅠ
그런데 나 지금 몇번째 항목까지 죄다 교수님 이야기. 허허. 그래. 내가 많이 급했다. 도서관이며 여기저기 들렀다가 오면서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데 까먹을까봐 무서웠거든. 

- 에릭은 정말 나오는 장면마다 간지 폭발이다. 손가락 사이로 동전 스위밍 시키는 부분에서부터 아주 ... 영화가 수위조절을 잘 해서 심하게 끔찍한 장면들은 나오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하는 것만으로 화면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죄다 보이는 것 같아서 아주 흠칫흠칫. 아직도 제일 처음 은행에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자꾸 눈을 감는다. 별 것 안 나온다는 거 아는데도 말이지. 


- 참 저런 강철사나이가 저렇게 눈물을 후두둑 후두둑 흘리는데 그게 전혀 괴해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캐릭터가 부각된다니. 송신기 돌리는 장면에서의 눈물이 특히 강렬한 건 눈물을 흘리는 방식마저 에릭과 찰스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분명 둘이 합쳐 동전 한 면이 되도록 서로 반대쪽 눈에서 눈물을 흘려주고 있는데, 에릭이 깨어진 외벽으로 눈물이 투둑- 하고 터져 나오는 식이라면 찰스의 눈물은 조용히 흘러내리는 식이라. 게다가 찰스는 지 손으로 눈물을 닦는데 에릭은 닦을 엄두도 못낸다. 아.... 진짜 짠해서.... 


- 그런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닌데 말야. 그 송신탑. 저렇게 큰 데 막 돌려놔도 되는 거냐? 그리고 송신탑 돌렸는데 으아아 왜 티비 안 꺼짐요? 난 이 장면 처음 볼 때 모이라가 창밖으로 머리 내밀고 대통령 연설! 하길래 연설 방송 중에 TV 꺼졌다고 하는 줄 알았어.....


 - 쇼우와의 관계는  레알 그냥 짜장 미친듯이 돋는다고 밖에. 어머니가 죽은 그 순간 이미 그 어린 것이 슈미트 박사의 계승자가 될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는 건 생각할수록 쩐다. 쿠바 사태 때의 그 대립은 그냥 네. 쇼우의 에릭 능욕이 말그대로 쩔어줬습니다.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굉장히 깔끔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2회차 3회차를 찍다 보면 1회차 감상에 비해 의외로 각 장면에 부여된 시간이 얼마 안되었다는 걸 알고 놀라게 되는데 쇼우와 에릭이 직접 대면한 시간이 대표적인 예. 쇼우의 쏘핫한 원자력 발전실(..)에 들어간 후 잠깐 대치 - 발림 - 대화 몇마디 나누고 동전마술. 진짜 짧더라. 그런데 그 와중에 아주 그냥 가차없이 핵심을 질러요. 아놔. 



- 그래서 저는 속편이 매우 기다려집미다. 찰스의 프로페서 엑스도 기대되지만, 매그니토가 쇼우를 어떻게 계승 발전시키는지도. 현재 영화 진도상까지는 쇼우의 세계관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 거 같거든. 투구...투구 빼고. 아 그 판타스틱한 투구 ... 아니 할거면 좀 패션 센스도 본받든가. 헬파이어 니네는 새 리더 복장을 보고 뭐 감흥이 아니 오니? 응? 립타이드 너 말야. 저런 빛나는 빨강 투구벌레 리더로 만족하는 거야?


- 놀라지 마시라. 아자젤에게 대사가 있었다. 그것도 최소 세 마디나. 맨 처음 미국 측 대령을 데려갈 때 '잡아' /  찰스가 세리브로 사용한 후 엠마와 대화 두 마디 / 그리고 쇼우와 한번쯤 대화를 했는지 아닌지 그건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아자젤 대사 있다 아자젤

- 그리고 립타이드는 정말로 대사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내 뇌내망상인데. 립타이드가 쇼우를 따르는 건 오로지 쇼우가 개간지나서다. 립타이드는 쇼우를 만나기 전까지는 딱 돈 많은 마나님들 사이에서 제비제비하게 살고 있었는데, 그의 능력을 알아본 쇼우가 픽업.  쇼우의 간지를 보고 홀딱 반해서 따라 나섰음. 역시나 그의 눈이 틀리지 않아서, 쇼우는 자신의 패션뿐만 아니라 부하의 패션도 소중히 할 줄 아는 좋은 리다였음. 덕분에 립타이드는 소용돌이 능력자 주제에 쩔어주는 컬의 장발 고수머리를 유지함. 가만 보면 나올 때마다 깨알같이 옷 갈아 입고 있음. 대사도 없는 주제에. 


- 쇼우의 CIA 침략... 이전까지 어린 뮤턴트들 중 리더는 다윈이었던 모양이다. 하긴 택시도 몰았으니 최소 미자는 아니라는 뜻이지. 공격 받는 중에는 대놓고 그 긴 팔다리로 애들 감싸려 하고, 도망치자는 결정도 다윈이 하지.
그런데 너무 대놓고 보호 모드라서 죽기 전에 멋있는 모습 보여주고 가는 거냐 하는 반발심도 좀 들었음.  


- 션의 저 빙구같은 표정은 볼수록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나름 비중 있는데... 너는 왜 포스터에 나오질 못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렇게나 귀엽건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약간 알렉찰스 망상도 한 게, 다윈이 죽은 후 훈련 과정에서 얘가 되게 찰스한테 의지하고 있는 게 보여서. 능력 쓸 때마다 나쁜 일이 있다고 했는데 그 카운트에는 다윈의 죽음도 포함 되어 있겠지? 결국 또 자기 능력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삽질했을 테고 말야. 뭐 그런 마음의 상처 달래는 건 찰스 특화 능력 아니었습니까? 하하하  


- 이 영화의 훌륭한 점:
1. 엄마가 죽은 호 폭주하면서도 쇼우를 공격하지 못하는 에릭을 보여준 점  
2. 찰스에게 대놓고 나이브한거냐 오만한 거냐고 묻고, 찰스가 거기에 대해 아임 쏘-리? / 한 반응을 보인 것.ㅋ 너 오만하다고 임마 ㅋㅋㅋ 저렇게 반응하니 진짜 오만한 거 티 나잖아.ㅋㅋㅋ 
3.  쇼우의 CIA 침략 때 일부러 아이들이 있는 방 앞에서 노멀 인간이 아이들 위치를 불고 자기는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걸 아이들이 듣도록 한 거 + 그걸 관객들에게도 보여준 거 

ㅋ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살리면서 공평하게 가는 그런 게 참 좋다는 거죠. 그런 거죠.


- 니콜라스 홀트가 존나 이쁘긴 한데 그래도 행크는 비스트 모드가 더 좋다. + 이 영화가 처음부터 속편찍을 예정으로 조금 더 느긋하게 진행되었다면 비스트가 된 후 행크의 변화를 좀 더 천천히 보여줬을 텐데 아쉬움. 얘가 비스트 되더니 너무 순식간에 말투가 바뀌었다.


- 아. 그리고 쇼우는 정말 독어 못하긴 하더라.... 남한테서 그런 얘기를 들어서 더 신경쓰인 건가. 1 2회차 때는 그냥 말투가 저런건가 했는데 ... 아역 에릭과 대화 주고 받는 데서 느낌이 뽝... 이건 뭐랄까. 한국어로 치면 거의 - 아버지가 방에 들어갔습니다. -를 아버지 / 가 - 방에 - 들어-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 단어 한 단어 따로 떼서 국어책 읽기를 시전하신 거 같은 느낌이. 물론 그 와중에도 연기를 하시긴 했지만 말이지. + 워낙 포스가 쩔어서 사실 말을 뭐 어떻게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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