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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ming에 해당되는 글 196건
- 2013.03.13 여캐展
- 2013.03.02 혼자만의 호빗 캐 해석 2
- 2013.02.14 레베카
- 2013.01.26 아르켄스톤 2
- 2012.10.21 조조: 황제의 반란 감상(극세사 스포일러 주의) 2
- 2012.08.27 小완결
- 2012.08.20 필로우맨
- 2012.08.08 어머 이 아저씨 좀 좋은데?
- 2012.07.27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왔습니다!
- 2012.06.21 이런 글 별로 생산적이지 않다는 건 아는데
글
여캐展
초딩 때부터 쭉 좋아했던 여캐릭터 모음. 내가 꽤 한우물만 파는 건 알았지만 이야... 이거 어쩐지 남캐보다도 더 원패턴. 남캐는 캐릭터보다는 스토리 진행과 그에 따른 갈등을 더 파는 편이니까. 맥락을 좋아하는 거지, 그 캐릭터 자체에게는 냉정한 편이다. 반면 여캐는 선호하는 '이미지'가 따로 있고. 여러 캐릭터가 있으면 무조건 그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이미지라는 게... 쭉 나열해 보자면.
마리 앙투아네트-베르사이유의 장미-
아홉 살 때 처음 보고 너무 이쁜 드레스+생전 처음 본 머리스타일에 반함. 이 그림에는 안 나오지만 두 가닥 삐쳐나온 동그란 앞머리가 몹시 좋았음. 저 귓가 덮는 옆머리도 그렇고. 한동안 저 롤머리만 따라 그림.
내 주변 모두가 오스칼에게 반했는데 난 오스칼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음. 오스칼 드레스 착용화에서도 담담했다. 드레스 스타일이 혼자 날씬한 게 멋있다고 생각하고 끝... 그러다 로자리가 나왔을 때는 로자리를 좋아했지. (나이 들어서는 잔느를 핥았다. 잔느가 최고 이쁨. 잔느의 미모 앞에서 모두 깝노노임. 아 그깟 목걸이 줄 수도 있지. 잔느잖아. 니네 잔느보다 이쁨?)
베르사이유의 장미 후반부로 갈수록 잘 챙겨 보지 않았는데 대략 두 가지 이유. 1. 그때의 내게는 후반부 내용이 상당히 암울했고 2. 오스칼이 근위대 그만 둔데다 마리 앙투아네트랑 로자리 지분이 줄면서 이쁜 드레스, 이쁜 여자가 안나와서... 꽤 오랫동안 '나는 왜 마리 앙투아네트가 짜증나지 않는가' 내심 의문이었는데 이제 의문 별로 안가짐. 그냥 얼빠임.
미미 - 꾸러기 수비대-
초 4~5(?) 어드메를 강타했던 전설의 애니. 십이간지는 다 꾸러기수비대 오프닝으로 떼는 거 아닌가요?
처음 봤을 때부터 미미가 좋았음. 분량도 없고 하는 일도 없고 능력도 구리고 (...좋아했는데도 얘 능력이 뭐였는지 생각이 안나더라. 나중에 찾아보니 역시 별 거 없었다.) 스토리적으로도 병풍. 똘기랑 커플인 새초미나 이 애니 최고 삼각관계 찍는 키키에 비하면 쩌리 오브 쩌리. 게다가 성격도 꽤 민폐였다는 것 같고? 그러나 그런 거 전혀 신경 안썼던 것이다. 나는 이미 미미를 중심으로 꾸러기 수비대 세상을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존나 이쁘잖아.
혹시 모르겠다. 키키가 원래부터 닭얼굴 아니라 이쁜 얼굴로 나왔다면 키키를 좋아했을까? ... 음 하지만 마지막의 로맨스 부각 전까지는 키키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지라... 모르겠네. 이프 온리야 레알.
그 당시 다들 새초미를 좋아하고 미미는 아오안. 나중에 찾아보니 얘 짜증난다는 감상이 많은 듯. 근데 난 미미가 까이는 걸 이해할 수 없었음. 오히려 새초미를 싫어했다. 새초미와 똘기의 러브라인이 귀여운 밀당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쟤는 뭔데 맨날 저렇게 틱틱대? 싶었거든. 껄껄. 그때부터 이미 츤데레 싫어했던 싹수가 보인다. 세살 버릇 여든 가고 취향은 타고 나는 법인 거지. 진짜 안 변했네. 남장여자 코드에 무덤덤하고 츤데레 싫어하고. 초딩 때부터 이랬구나.
아무튼 내 눈에 미미는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레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캐였음. 당시 학교 주변 문방구에 꾸러기수비대 피규어(?) 지우개(?) 가 나와 있었는데, 미미의 미모가 살지 않아서 몹시 분개했었다. 그런데도 가지고 싶었음. 내가 덕질하면서 피규어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이때가 유일했던 것 같음. 와 진짜 좋아했나 봐.
아직도 기억하는 애니 장면이 호치가 키키 안고 떨어지는 거랑 미미가 마초의 보호 받으며 죽는 장면. 전자는 이 애니 하일라이트니 그렇다치고(...이 애니에서 이런 애증로맨스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했지), 미미 죽는 장면은 그냥 단체로 으앙 주금이었는데 그러나 제게는 충격이었던 거죠. 그 어떤 캐가 죽는 것보다 충격이었어요. 그날 방송 끝나고 허탈해졌던 것까지 기억난다. 아니 미미가 죽다니... 이게 뭐지. 내가 뭘 본 거지.
세인트 - 천사소녀 네티 -
여기서 왼쪽. 단독샷도 있으나 내 머릿 속 세인트 이미지에 딱 부합하는 게 저 짤이라 이걸로 업어 옴.
제가 천사소녀 네티에서 제일 좋아하는 화는 세인트의 네티 변장 씬이빈다. 양동 작전 후 가발 벗고 휴- 하고 한숨 쉴 때 너무 이뻤음. 근데 너무 작게 잡아줌. 아 좀 더 크게 잡아줘라 이 쪼잔한 제작진아 ㅠㅠㅠㅠㅠㅠ
반면 네티에 대해서는_ 옆머리(구레나룻?) 숱 많다. 쟤는 왜 엄마만 닮았나. 쟤는 아빠 물건 저렇게 막 가져다 써도 되나. 쟨 왜 평소에 머리 푼 것보다 머리 묶었을 때 머리카락이 더 길어지나. 풍선을 저 만큼 들면 정말 공중에 뜰 수 있나. 셜록스는 왜 쟤를 못 알아 보나. __ 같은, 매우 상식적인 의문밖에 떠오르지 않음
교복 입은 세인트도 수녀복 세인트도 너무 좋아함. 흰 수녀복은 진리입니다. 수녀복 입고 가슴에 손을 모은 채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세인트는 신성하죠. 난 수녀인 세인트가 너무 좋아서, 원작에서 나왔던 세인트 로맨스가 싫었다. 무려 세인트에게 조명이 떨어진 스토리인데도 싫었어 친구네 집에서 뒤늦게 만화책 보고 배신감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세인트는 수녀여야 한단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
- 훗날 카드캡터 사쿠라에서 비슷한 포지션으로 토모요가 나오지만... 이건 외모만 그런 거지 속에 든 건 전혀 내 이상형이 아니라 금방 접음 -
웨딩릴리 -사랑의 전사 웨딩피치-
꼭 레슨 시간 끝나기 전에 시작해서 피아노 학원을 원망하게 한 그 애니. 나는 역시 릴리 각성 때부터 릴리빠였음. 처음 호감 준 계기는 드레스 디자인. 피치 드레스는 누런 꽃이 안 이쁜데다 너무 벙성하고, 데이지 옷은 귀엽긴 한데 혼자 너무 따로 놀았음. 가장 드레스 로망에 가까운 게 릴리였지. 게다가 이단 변신 전투복도 릴리가 제일 예쁘고, 변신 아이템도 릴리가 제일 세련되었음.
역시 얼빠였기 때문에 릴리의 성격이 잘 기억 안남. 난 그냥 여성적이고 예쁘다 이상 떠오르는 게 없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얘도 좀 짜증나는 성격인 모양... 뭐냐 난. 짜증나는 부분은 다 스루한 거니?
세일러 머큐리 -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세일러 넵튠
여기서 이상형 포텐이 한 번 터짐. 정말 머큐리 좋아했다. 세일러문 보는 내내 머큐리에 대한 충성심 유지. 머큐리 전신샷 따라 그리면서 본격 만화 그림체 익히기 시작. 팔 뒤로 돌린 일자 뻣뻣 포즈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조용하고 지적이고 상냥하고 다소곳한데다 배려심 깊은 사근사근한 여자 ㅠㅠㅠㅠ 게다가 색깔도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ㅠㅠㅠㅠ
그러다 외행성으로 확장되면서 나온 넵튠은 또 신세계. 보면서 ... 저 언니 능력은 머큐리랑 겹치는 게 아닐까 하고 견제 했는데 성숙한 분위기에 신비한 미소에서 뻑감. 은근히 우라노스 쥐락펴락 하는 것도 좋았음. 그 이상 캐릭터 특징이 감이 오지는 않았지만... 아무렴 어떠냐.
여기 올리지는 않았지만 세번째로 좋아했던 캐릭터는 쥬피터. 최근 쥬피터x머큐리 커플링이 있다는 걸 알고 깜놀. 올. 누군지 신박한데.
윈디 - 마법기사 레이어스 -
누구나 미자 시절 클램프는 한번씩 거치는 거 아닌가요?^ㅁ^/ 중 1~2? 본격 덕질 입문하면서 매일 들락거렸던 만화 애니 엽서 가게에서 제일 많이 사모았던 게 클램프. 그중 제일 많았던 게 윈디. 윈디 나온 카드는 무조건 콜. 써니랑 마린은 내용이 재미있거나 그림이 이쁘면 샀지만 윈디는 조건 없음. 그냥 있으면 사는 거임. 이미지는 당시 샀던 카드 중 제일 좋아했던 거. ㅠㅠㅠ 이거 보고 시야가 환해지는 경험을 해써요. 아직도 가지고 있음. 윈디 만세. 아 진짜 이쁘다.
정작 레이어스 스토리는 잘 파악을 하지 못했음. 왜였을까...? 크래프는 몹시 좋아했지만 마린이 크래프 좋아한다는 설정은 거의 스루했다. 써니랑 란티스 관계도 스루. 이글이 나왔을 때는 좀 신경 썼던 것 같지만..... 게다가 한 사람의 기도로 지탱된다는 세계가 내게는 몹시 병맛으로 느껴졌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애니는 중반부터 보기 시작했던 것도 같네. 나중에 코믹스 보면서 진행이 충공깽이라고 짜증냈던 걸 보면 말이지. 게다가 애니 에메랄드 공주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
그럼 난 이 애니를 뭔 맥락으로 본 건가. 일단은 소녀들 옷이랑 검, 액션이 웨딩피치나 세일러문과는 달랐으니까. 게다가 윈디가 있었잖아. 위에서 머큐리한테 한 찬양 그대로 받고요. 바람 컨셉에 무기가 활이란 것도 너무 좋았다. 검을 들고 있는 여캐들보다 특이해 보이기도 했고. 하여간 여캐든 남캐든 보조 포지션 겁나 좋아한다.
히메미야 안시 - 소녀혁명 우테나-
...... 이 캐릭터는 뭔 말로도 설명이 안된다. 대략 모든 걸 상큼하게 초월해 버린지라.
처음 우테나 보러 갈 때만 해도 몹시 뜨악했었음. 갈색 피부에 보라색 머리 녹색 눈 안경이라니 뭐 저런 조합이 다 있어? 그러나 어느새 정신 차려 보니 비쿠파이아노타메니! 모드가 되어 있었다. 되게 징그럽고 찐득하고 바닥없는 늪 같은, 문자그대로 마녀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 별 의미를 못 느끼겠음. 어쨌든 안시잖아. 안시라고.
이 애니에 나오는 인물들은 죄다 뒤틀려 있고 저 캐가 최종보스 흑막 넘사벽. 그래서 어떤 캐릭터가 '좋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애초에 이해도 다 안가는데 어떻게 호불호. 그냥 모든 건 안시님 뜻대로.
...
그러니까 한마디로 줄이면, 소위 말하는 '참한 여자'. 애초에 '여성적'이란 말 자체가 아무 의미도 못 가진다고 생각하하는데다, 나 자신은 전혀 저런 여성상이 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이상함. 현실세계에서 저런 인물 만나면 분명 거부감 느낄 거라고 생각되는 캐도 꽤 있음. 미미나 평소의 릴리같은 여자애는 불편해하는 편...인데.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취향은 참...
대략 공통성분을 뽑아본다면 상냥하고 내성적, 현명, 침착, 우아, 성숙함. 양가집 규수. 명백히 외유내강.
소설 인물로 치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멜라니. 내가 스칼렛이었으면 닥치고 멜라니랑 결혼했음. 붉은 지평선 노을을 바라보며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아. 물론 내가 스칼렛 안되더라도 스칼렛은 멜라니랑 결혼하는 게 낳다. 둘이 이쁜 사랑 하지. ㅉㅉ.
글
혼자만의 호빗 캐 해석
요새 대세 해석하고는 안 맞는 듯한 거 모음
1. 빌보는 천연 어리버리 아방수가 아니야. 걔는 그냥 한 마리 평범한 호빗 그 자체라고. 그리고 그 종특으로 강공임. 걔가 흔들리거나, 안기거나, 한없이 의지하는 건 전 상상할 수가 없는데요. 굳이 그를 소린과 엮는다면 난 소린이 깔린다에 내 소중한 토마토 스파게티를 걸겠어.
이 놈이 정말 무서웠던 장면 1은 골룸 가열차게 박차고 나갈 때. 2는 소린이 그렇게 흉 보는 데도 나서서 일행들에게 돌아왔을 때. 그리고 이 캐릭터가 이럴 수 있는 건 이놈이 여행길 나설 때도 손수건 때문에 돌아가자고 하는 그 호빗이기 때문이죠. 좀도둑보다는 채소장수가 어울리는. 그리고 그 채소장수는 소린도 기어이 공략해냈듯 스마우그도 공략할 거라고.
2. 보푸르는 '그렇게' 상냥하지 않습니다. 보푸르는 '그렇게' 남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걔가 기본적으로 빌보에게 친밀감을 많이 표시하고 격 없이 구는 건 맞음. 재치있고 말재주 좋은 것도 맞음. 근데 매우 아무 생각 없이 틱틱 말 던집니다. 그렇게 남의 심정을 헤아리는 캐릭터가 아니라고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나는 보푸르를 겁나 좋아하지마아아안 아닌 건 아닌 거라고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필리를 기본적으로 작은 꼰대, 리틀 소린, (적어도 킬리에 비해) 매우 모범적인 후계자 스타일로 해석하는데. 공이든 수든.
난 차라리 서양 언니들의 '금발바람둥이' 필리 설을 더 미는 편. 나도 필리가 존재감 밀리는 게 아쉽고 저 이쁜 금발이가 대체 어떤 애인지 궁금하고 대체 왜 소린은 킬리만 불러싸대나 아쉽고 뭐 기타등등이긴 함.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리와 소린의 관계를 과대해석한다든가, 필리를 수동적인 캐릭터로 해석하는 건 그으다지. 필리가 킬리에 비해 동료들에 대한 책임감도 더 가지고 있고, 빌보를 좀 더 하대하는 것도 맞는 것 같긴 함. 근데 그렇다고 리틀 꼰대 라고 해석하기에는 첫 등장의 우훗/한 입장이나 미친 듯이 발랄하게 뛰어노는 거,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맥주 나르는 장면 등이 걸리지 않는가. 어딜 봐서 저게 꼰대의 자세인가.
필리 성격은 걍 배우인 딘 오고먼이 말한 거 까지만 생각하는 게 나을 거 같음. 후계자로서의 자각도 있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쿨하다고 생각한다. 난 이게 얘의 정체성인 것 같은데. 뭐. 소린하고 비슷한 부분이라면 이런데서 나올지도. 난 쿨'해야 한다' 는 자세 말이지. 소린은 마제스틱'해야 한다.'가 있으니까.
4. 내 머릿 속에선 도저히 스란소린이 말이 안된다. 스란두일이 소린을 상대로 설 것 같지가 않습니다. 소린에게 다정하게 대하거나 집착하는 것도 상상이 안가가요. 차라리 아조그->소린 머리 를 밀고 말지. 그 스란두일이 드워프 따위에게 신경을 쓸 것 같지가 않아. 소린이 뭐라고 격하게 드워프 욕을 씨부려주든 목 한 번 까딱하고 씹을 것 같달까. 입에 재갈 물려서 통에 거꾸로 박아둘 것 같다.
한편 그 소린 역시 엘프 따위와 신체적 접촉이든 정신적 교류든, 전혀 할 것 같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안 어울리는 둘을 어떻게 엮는단 말인가?
차라리 리처드 리페이스 rps가 더 망상하기 쉬울 듯. 해본 적은 없지만.(두 배우에 대해 잘 몰라서)
5. 킬리는 비글이다. ㅇㅇ 그런데 말없이 행동하는 비글이다. 전형적인 남자애라고 생각함. 산만하고 격 없고 발랄한데 또 남자어른한테는 껌뻑 죽음. 인터넷에 스마우그vs간달프누가 더 쎄요? 이런 질문 꼭 올리는 스타일일 거라고 생각함. 강한 거 순수하게 동경하고 멋지다고 생각할 듯.
글
레베카
LG아트센터. 2013. 02.13. 낮 3시 공연(그러고보니 오늘 20130213...///)
딱 예상했던 방향, 예상했던 퀄리티. 배우들의 목소리는 짱짱했고 무대는 귀여웠다. 댄버스 부인의 포스가 폭발하는 가운데 막심 연기가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과 맞아떨어져서 좋았음. '나'는 예쁜 꽃사슴 목소리는 좋았지만 성량도 세지 않고 마냥 여리기만 해서 도무지 댄버스의 적수로 보이지 않았다.
(여주 '나'는 표기하다보니 헷갈려서 그냥 이히로 씀. )
초연 때와 비교해서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막심의 비중 증가. 맨덜레이를 배경으로 여성vs여성 세기의 캣파이트가 아니라 마녀 댄버스를 물리치기 위한 막심왕자님과 이히 공주님의 모험으로 바뀌었음. 그래서 몹시 따분해진 '각성 모드 이히' 넘버들. 프랭크의 이히 응원송, 막심 누나와 이히가 부르는 강한 여성송이 몹시 진부한 '내조하는 아내' 찬양가가 됨. 남자 곁을 지켜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참하고 순수한 여자 그게 진짜 여자지. - 라는 식. 엘리자베트나 마담 모차르트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좀 웃긴달까.
초연 때 가사를 알아들으며 본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후 하일트님이 일부 번역하신 걸 보긴 했지만) 원래어떤 뉘앙스였는지야 확실힌 모르고. 애초 구도가 레베카가 흔히 남자들이 두려워하는 마녀고 이히가 그 반대니 저게 엉뚱한 건 아닌데... 그런데 (내가 보기에) 초연 때 이히의 핵심 성격은 '남편 곁을 지키는' 이 아니라 '백의 천사' 쪽이었다. 초연 때의 막심은 트로피에 불과해 보였음. 포인트는 어디까지나 이히의 각성이었지. 맨덜레이 던전에 뛰어든 이히가 댄버스를 격퇴하고 막심트로피를 따먹는 구도였다고.
오늘 보니 이 작품이 새삼 신데렐라 전형으로 보이더라. ㅋ 원작 볼 때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말임. 전형적인 이야기를 전형적이지 않게 만든 게 원작의 묘미였을 텐데, 그걸 흔한 클리셰로 재창조했으니 이걸 효율적이라고 해야 할지 비효율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구만. 사실 초연 볼 때도 원작을 읽고 기대했던 거랑은 방향이 달라서 좀 실망했었음. 쿤체라면 당연히 이히의 복잡한 내면과 레베카의 그림자와 댄버스의 삼각구도를 훨 쩔게 풀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국내 버전은 더 신데렐라틱해지다보니 깔끔하긴 한데 딱 거기서 끝이다.
아무튼 막심은 작업 걸 때도 노래가 하나 추가되었고 막판에 불타는 맨덜리에 뛰어들기도 하더라.(누가 작곡한 건지 주문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쓴 곡 같다. 진짜 지루하다. 아니면 류정한씨가 지루하게 부르는 건가?) 게다가 원래 있던 넘버에서도 막심의 호소력이 확 올라가면서 무지 튀어보인다. 이게 류정한씨 개인의 특징인건지 이번 공연 컨셉 자체가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종일관 '이히'가 중요했던 초연에 비해 막심의 불안과 각오가 확 살아났음. 특히 '각오' 부분이 몹시 의외. 내가 아는 막심이 아니었음. 쟤가 저런 인간이었든가? 갑자기 싸워서 이기겠다며 지금 이 순간을 불러대서 깜짝 놀랐다. 저기서 바로 얼라이브로 이어지지 않아서 아쉬웠음.
어쨌든 비중 변화는 한국판 공연에서는 괜찮았던 듯. 비츠케 반 통게른 급 성량 여배우를 데려올 게 아니라면 이히의 약화를 막심이 채워주는 게 낫지. 가뜩이나 댄버스부인 넘버밖에 기억 안나는 공연에 이히도 막심도 약하다면 레베카~~ 외에 뭘 기억할 수 있겠어.(...사실 레베카~~외에 기억나는 게 없는 작품이 맞긴 하지.)
그리고 또 다른 큰 변화는 작품 전체의 비꼬는 요소 삭제. 초연 때 있던 우리는 영쿡인 넘버가 하녀+하인들의 주인마님 뒷다마송으로 대체되었다. 우리는 영쿡인의 내용은 뒷다마송 안에 잠깐 들어가는 정도.(골프 치러 가서 쫓겨났다지~)
막심의 비중 증가는 다른 공연 버전에서도 그랬을 법 한데, 이 영쿡인->고용인 뒷다마 노래 교체는 어땠을지 모르겠음. 영쿡인 노래가 빠지면서 아메리칸 워먼도 애매해진지라. 쿤체 특유의 군중 까대기가 싹 다 지워져 버림. 노래 가사야 못 알아 들었지만 우리는 영쿡인을 부를 때 '유럽 상류층 희화화'를 하고 있다는 건 분명히 보였거든. 그런데 그게 빠져 버리니까 반호퍼 부인이 굳이 '난 아메리칸 워먼'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거다. 게다가 부인이 꼬시는 상대가 하필 로마 황제 코스를 하고 있는 것도. 초연에서는 그 로마 황제의 월계관을 벗겨냈었는데 여기선 그것도 생략되더라. 로마=>미국 비꼬기가 의미가 없어졌으니 굳이 그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리하여 아메리칸 워먼 송은 레알레알 잉여송이 되었습니다. 막간 비꼬기가 아니라 적당히 중간에 끼어서 파티 분위기 띄우는 노래로 ㅋ ... 따져보면 이게 웃긴 거다. 쿤체 식 비꼬기를 삭제해 버리면 대체 반 호퍼부인이 나 미국여자예요 우후~하고 영국 귀족 파티에서 천박발랄하게 띄어노는 게 왜 필요하단 말인가? ㅋ
원래 이 작품에서는 그 쿤체의 특징이 잘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생각했고, 우리는 영국인 노래 자체가 겁나 뜬금없다고 생각하긴 했음. 고용인들의 마님 뒷다마송으로 바뀐 것까지는 훨씬 이해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 작품은 맨덜리 저택 안에서만 진행되는 거니까 말이지. 근데 또 아메리칸 워먼이 저렇게 붕 뜬 걸 보니 아쉽긴 아쉽고.
하나하나 따져보면 자잘하게 쿤체 때깔 벗겨내고 로맨틱해진 부분들이 많음. 초연 처음 시작 때는 이히 뒤 희끄무레한 막 너머로 등장인물들이 좀비모드로 서 있는데(ㅋㅋㅋ 쿤체는 그림자 없으면 뮤지컬 못 만드냐고) 한국 공연에서는 맨덜레이 무도회장을 배경으로 가면무도회가 진행 중이다. ... 정작 그 가면무도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보면 그게 그런 식으로 이쁘게 추억될 리가 없는데 말이지. 몬테카를로 호텔 뒷쪽을 드나드는 조연들도 초연 쪽이 어딘가 익살맞고 우스운 데가 있었음.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끄응...'ㅠ' 아니야 저렇게 이쁜 옷 입고 돌아다니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구 끄응 끄응...'ㅠ'
그래도 어쨌든 잘 만든 공연임. 무대도 좀 부산한 감이 있지만 공들인 티 나고, 조연들 연기도 좋고, 앙상블들도 훌륭. 가사도 엘리자베트 때에 비하면 꽤 멀쩡함. 좋은 공연이었음.
...
아. 그런데 이히의 무도회 옷 그것만은 정말 아니다. 아니 왜 그냥 속치마 차림으로 내려가지 않는 거야. 난 그 속치마가 드레스인 줄 알고 뭐야 드레스 멀쩡하네. 그새 옷 바뀌었나? 했다고... 아 슈발 갑자기 디즈니 공주 천떼기를 펼쳐들더니 그걸 뒤집어 써... 로망도 없고 이쁘지도 않고 이게 뭔가요 ... 막심이 옷 갈아 입으라고 호통친 건 그냥 쪽팔려서일 거야. 틀림없어. 이히 얘가 정말 보는 눈이 없긴 한가봐. 저걸 이쁘다고 그냥 입다니.
+ 아. 그리고 중요한 거 하나 더. 대체 왜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 이야기하다가 폭풍 오열하는 걸 이히가 부축해 주는 거야? 오열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그걸 이히가 왜 부축하냐고. 댄버스가 어떻게 이히가 부축하는 걸 용납할 수 있는 거지? 너무 멘붕이라 정줄을 놔서? 아니 그렇다고 해도 이건 말이 안되는 거야. 방금 전에 그 레베카의 큐피드상을 깻박살 낸 년에게 부축을 받는다고? 그 댄버스가? 이런 캐붕 오레와 이야다네?
+ ...솔까 류정한 막심은 그다지 귀족같지는 않았음. 더욱이 상처한 고독한 중년남으로는. 잘 쳐주면 뺀질뺀질 귀족가 차남같은 이미지. 키다리 아저씨 저비스 팬들턴 하면 딱일 것 같음.(아. 키가 안되나?) 하지만 님이 대 맨덜리의 명예와 개쩌는 마누라에게 눌려 피들피들 말라가는 미중년으로 보이지는 않네여 ㅋ
+ 그리고 막판에 막심의 레베카 어그로 해석은 순~~전히 막심 위주의 해석일뿐인 듯. 레베카 입장에서는 '아 난 이제 육개월 만에 이 좋은 세상 바이바이하게 생겼는데 저놈은 잘먹고 잘살겠지 얼씨구 좋다 하고 새 마누라 들여서 이 레베카님은 잊고 떵덩 거리며 살겠지' 라고 생각하니 빡쳐서 어그로 끈 것 뿐인 듯. 딱히 막심 인생이 자기 죽은 후에 어떻게 굴러갈지 추락할지 관심 없었을 것 같은 거다.
글
아르켄스톤
소설 후반부(영화 2or3부 추정) 스포일러 있습니다.
-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지?
드워프 왕의 일갈이 홀을 울렸다. 노기가 산의 뿌리에서부터 올라온 듯한 노기가 엉겨붙어 있었다. 왕을 마주 보고 선 호빗이 일순 비틀거렸다. 그러나 그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던 드워프들 중 아무도 감히 나서 반인족을 부축하지 않았다. 그들은 분노하고 당혹한 채 그대로 돌로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침묵하고 있었으나, 모두를 휩싼 의문은 같은 것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었단 말인가? 소리 없는 질타가 호빗의 어깨를 내리눌렀고 그는 두 눈을 꾹 내리감았다. 그들이 밟고 서 있는 황금무더기에서 난반사된 빛이 유난히 차고 시려웠다.
- 어떻게 감히!
호빗은 지나치게 담담했다. 적어도 왕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감히 두린 왕가의 상징, 재산, 산의 심장돌을 훔친 도적. 안락한 삶이 그리워 적들의 손에 보물을 넘겨준 배신자. 어떻게 이토록 작고 비열한 자에게 심장돌을 유린당할 수 있단 말인가? 고비를 수없이 넘겨 간신히 되찾은 고향에서 또 한 번 약탈당했다. 이번 약탈자는 이 시대 최강의 용이 아니었다. 거대한 덩치나 강력한 마법, 입에서 내뿜는 화염도 없었다. 한 주먹에 멱살을 움켜쥐면 달랑 들어 올릴 수 있는 반인족에 불과했다.
어떻게 그의 원정단에 이런 배신자가 끼어 있었단 말인가? 왕은 호빗을 노려보았다. 차라리 호빗이 심장돌을 삼켰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망설이지 않고 그를 조각내 돌을 되찾았을 테니까. 하지만 호빗은 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자신에게 그 돌의 처분권이 있노라 주장하고 있었다.
어떻게 감히 그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어째서 그는 그런 어마어마한 짓을 저지르고는 왕 앞에 꿇어 엎드리지 않는 것인가. 호빗은 당장 빌며 목숨을 구걸해야 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자신이 몇 번이고 왕의 목숨을 살려줬던 것을 들먹이며 흥정하려 들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적반하장으로 저 조막만 한 어깨를 떳떳이 펴고는 그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낯색은 창백할망정 눈빛은 흔들리지 않는다. 안타까워하고 있지만 죄를 청하지는 않는다. 그를 노려보면 볼수록 왕은 부정할 수 없었다. 이 자는 자신을 위해 제 덩치의 세 배는 되었을 오크에게 달려들었던 그 호빗이었다.
그래. 좀도둑보다는 야채장수가 어울리는 그 반인족. 칼은 쥐어본 적도 없고 나귀 등에 오르는 데도 온갖 유난을 떨었던 얼간이. 그들의 험난하고 위대한 원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좀스러운 호빗.
그리고 여기까지 그들을 이끌어온 원정단의 일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평생 익숙했던 감각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서늘하고, 비릿하고, 저주스러운 통증. 배신당했다는 자각. 격분이 머리를 내리치고 가슴팍을 걷어찬다. 어이 없게도 두린의 후손은 이 작고 변변찮은 반인족에게 또 배신 당했다.
또 한 번. 다시는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배신감은 신뢰했던 자에게서 믿음을 거둘 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신뢰했던 모습 그대로 제 적으로 나타났을 때 생기는 것이다. 등을 맡겼던 단검이 제 뒷목을 겨눌 때,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된다. 왕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 수십년간 그 단검 날 끝을 느끼며 살아왔다. 그가 처음 세상이 그들을 져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들판에 흩어진 동족들을 버려둔 채 자신들의 안전한 숲으로 돌아가던 엘프군단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였다. 그리고 아무도 그들을 부르지 않았다. 왕가가 번성하던 무렵 찾아주었던 자들 중 단 한 세력이라도 그들에게 손을 뻗었다면, 수많은 드워프들이 그리 들판에 뼈를 뿌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용에게 쫓겨난 왕가는 주정꾼들의 노래에조차 오르내리지 않았다. 그들의 긍지와 부를 칭송하던 자들은 싸늘한 시선조차 그들과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왕이 왕국을 되찾지 않는 한 전설은 오욕이 되었고 고향은 치욕의 땅으로 남게 될 것이었다. 왕좌를 장식하던 심장돌은 탐욕스러운 용의 노리개로 전락해 버릴 터이고........
그리고 지금 심장돌은 하필 왕에게 첫번째 배신감을 맛보게 했던 바로 그 자들의 손에 들려 있었다. 아. 세상 일이란 얼마나 우스운가. 왕은 제가 앉아있던 왕좌를 돌아보았다. 왕좌의 상부에는 섬세한 황금 격자가 장식되어 있었고 그 중간은 텅 비어 있었다. 거기가 할아버지가 만든 심장돌의 원래 자리였다. 심장돌. 그 존재를 아는 이는 모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던 왕국의 정수. 용에게 그것을 빼앗기기 전까지만 해도 왕은 돌을 저주했었다. 할아버지가 그 보석을 가슴에 안은 채 어르는 것을 먼 발치에서 볼 때마다 얼마나 진저리쳤던가. 궁전 가득 쌓인 황금 중 어떤 것도 그 돌에 견줄만하지 못하다는 재촉이 떨어질 때마다 얼마나 그 돌을 호수에 던져버리고 싶었던가. 돌은 할아버지로 하여금 존엄을 잃게 했고 왕국을 위험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온 지금에 이르러서는 에레보르의 모든 황금과도 바꿀 수 없는 왕가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돌은 왕의 심장이었다. 왕이 다시 왕좌를 발견했을 때부터 그는 제자리에 돌아와 있는 심장돌을 보고 있었다. 심장돌뿐만이 아니었다. 왕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다. 지금 앞에 서 있는 열 두명의 일원들 뒤로 홀을 가득 매우고 있는 제 백성들이. 다시 그들을 이 곳으로 데려올 것이다. 번성시킬 것이다. 그들에게 모든 것을 물려줄 것이다. 산밑왕 스로르가 이루었던 영광과 위세를 재현해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심장돌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그와, 그와 함께 한 열두명의 동족들과, 그들의 아이 모두를 위해. 반드시.
왕이 호빗에게 선언했다.
- 네 몫을 주장하겠다면, 좋다. 너를 살려 주지. 그것으로 내가 너에게 지불해야 할 대가는 다 치루었다. 당장 에레보르에서 떠나라. 내가 마음을 바꾸기 전에 눈 앞에서 사라져!
둘러선 동족들 중 몇이 눈에 띄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호빗은 입술을 한 번 축이더니, 어깨를 한 번 추스르고는 발길을 돌렸다. 그저 제 갈길을 간다는 듯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걸이였다. 오히려 보는 쪽에서 빨리 도망치라고 재촉하고 싶을 정도였다. 왕의 마지막 충고가 완고한 벽이 되어 그의 등을 떠밀었다.
- 착각하지 마라. 너는 내게 그 돌이 아니라 네 목숨을 받은 것이다.
산밑왕은 배신자들과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유든, 어떤 경로든, 배신자들이 일족의 유산을 나누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왕이 이 간 큰 좀도둑을 살려 보내는 것은 그 이상 이하 어떤 의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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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러니까. 이게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인데요.
그 스란두일이 그 아르캔스톤을 가지고 있는 걸 그 소린이 보게 하다니! 으하하 피잭 ! 당신이란 드워프는 정말! 으하하하!
+ 아르켄스톤이라고 쓰는 것보다는 심장돌이라고 쓰는 게 더 와닿아서 글 안에서는 심장돌...
글
조조: 황제의 반란 감상(극세사 스포일러 주의)
총평: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포인트: 조조가 고자임
조조가 로맨티스트임
조조가 헌제 빠돌이임
조조가 에반게리온처럼 출격함
네 개의 별이 하나가 됨
황후화 스텝 들어갔다고 황후화 비주얼 기대하면 안됨. 그보다는 무극에 가까운 센스.
이 영화에 혹시라도 관심이 있는 삼국지 팬들은 이거 읽고 그냥 관심을 끄길 바람.
이하 극세사 줄거리 네타
요약: 조조가 정국을 장악한 와중 네 개의 별이 하나가 되는 해 새 왕이 날 거라는 예언이 뜸. 때문에 헌제를 위시한 반조조파는 조조 암살을 획책함. 조조의 기력은 점점 쇠해 가고 조조를 노리는 손길은 다방면에서 뻗쳐오는데... 조조는 헌제를 동작대로 초대하여 그 곳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라고 써놓으니 멀쩡해 보이는군.
상세:
이 영화는 여주인공의 나래이션으로 진행됨. 시작 장면은 어린 여주인공과 애인 목순이 정체불명의 병사들에게 쫓기는 장면. 두 아이는 열심히 달리지만 기마병에게는 적수가 안 됨. 낼름 잡힘. 둘은 또래의 고아들과 함께 어떤 동굴 속에서 비밀 훈련을 받는다. 극한 상황에서 짐승처럼 학대 당하면서 10년이 흐름. 여주인공과 목순은 서로만을 의지하며 간신히 성인이 된다. 목순은 여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싸운다. 여주인공을 걸고 결투가 벌어지자 목숨 걸고 뛰어들고 훈련관들이 여자들을 물 속에 집어 넣고 뱀을 풀자 그 뱀을 잡기도...
뿜 포인트1 :
- 분명 암살자 훈련은 같이 받았는데 여주는 그저 가녀리기만 하다. 무술 그딴 거 발휘 안 함. 거의 막판까지. 막판에는... 안 하는 게 나을 뻔 했다.
- 애초에 저렇게 많은 수 애들을 광전사 훈련 시키는데 왜 지들끼리 으쌰으쌰해서 저기서 빠져나갈 생각을 못하는지?
- 여주 걸고 한 결투날 밤 목순이 일 치르려고 하는데 여주가 거부함. 참고로 이 훈련장. 남녀혼성으로 그냥 바닥에서 다 붙어서 잠. 저런 상태면 뭐 이미 다들 떡은 떡대로 쳤을 거 같은데.....
- 애초에 겨우 조조 죽이는데 암살자들을 10년이나 기름. 뭐 이런 매체에서 조조는 항상 '첨부터 독재자 나쁜 놈'이니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대체 헌제한테 저런 암살자들을 단체로 10년이나 기를 힘이 어디 있냐?
아무튼 둘은 훈련관(?) 눈에 들어 조조 암살자로 차출됨. 여주는 의원 길본(...)에 의해 조조의 첩으로, 목순은 내시로. 네. 이로서 여주 애인 강제 고자.
여주가 처음 조조 만난 건 조조가 '관우를 토벌하러' 출격했다가 돌아온 날이었음. 조조가 없는 성에서는 조비가 복황후를 겁탈하고, 헌제는 거울 속의 자신에게 노래 부르면서 애써 복황후의 신음 소리를 묻고 있음. 그러다 조조가 돌아오는데 군사들이 상복차림을 하고 관을 앞세워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초조하게 마중하러 나간다. 단하까지 내려갔다가 행렬이 안보이니 방방방 뛰다가 계단 위로 도도도 올라가는 게 귀여움. 어. 여기 헌제 또라이 성격 컨셉 하나는 일관성 있다.
와중 조비와 헌제, 복황후의 아버지 복완 등이 잠깐씩 클로즈업. 대략 얘네가 조조의 목숨 노리는 인물들이라는 것 암시한다. 헌제와 조비는 관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지만 직후 눈 시퍼렇게 뜬 조조가 관 뒤에서 나타난다. (주윤발 많이 늙었다?;; 얼굴이 살에 좀 묻혔어?;;) 관은 관우의 것이었고 손권이 제가 관우를 죽이고 저한테 보낸 걸 예를 갖춰 가지고 온 거라고 설명. 헌제는 만면에 화색 띠고 현명한 위나라의 왕! 하고 알랑대지만 조조 쿨시크하게 스쳐 지나감. 꼭 딴짓 하던 마누라가 생각보다 빨리 퇴근한 남편을 문간에서부터 맞이하며 어머 여보~~~ 많이 피곤하시죠~ 목욕부터 식사부터? 했다가 무시당하는 삘링이다. 헌제 얼굴 썩음.
참고로 여주는 그 꼬라지를 계단 제일 위에서 보고 있었다. 길본이 튀어나와 조조에게 여주를 소개한다. 조조, 여주를 공주님 안기 해서 궁 안으로 데려감. 그리고 침상에 툭 던져놓고 침상 베갯목의 칼 치워주고 나간다. 다음 장면에서 길본은 조조의 아랫도리 병...을 고쳐줄 약을 구해 왔다고 깨방정. 조조는 : 두통이 문제지 내 아랫도리는 멀쩡해. 라고 점잖게 걷어찬다.
네. 그러니까 이 영화 설정 상 조조는 두통이 너무 심해서 밤일을 못하고 있음. 조조도 고자 상태다. 이것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남자인가? 라는 여주의 나래이션이 절절하다. 여주의 소중한 정조는 그렇게 지켜진다???????....
대략 로맨스소설에서 여주는 직업이 창녀라도 정조는 지켜지는 뭐 그딴 설정인 것이다?
근데 그래봤자 이 영화는 시작부터 여주 애인도 고자잖아?
안될 거야 아마?
참고로 조조는 평생 수많은 처첩을 뒀고 죽을 때 막내 아들은 다섯살이었다... 그런데 저 인간이 고자라니... 고자라니...ㅠㅠㅠㅠㅠ
여주는 조조에게 귀애받는 첩이 되고 목순과는 계속 밀회를 지속한다. 조조는 여주에게 자신의 콜렉션. 추억에 메모리얼 무기전시고도 보여줌. 거기 방천화극이랑 청룡언월도도 있다. 두통을 앓는 조조의 인간적 고뇌, 고독을 목격한 여주는 조조를 꼭 죽여야 하나 회의가 온다. 다 버리고 도망갔으면 좋겠지만 정작 애인인 목순은 거절한다. 지가 내시라 갈 데가 없다고... 여주인공이 원하는 걸 줄 수 있는 자는 조조뿐이라고...... 아무래도 목순은 남자의 소중한 것을 잃고 너무 멘탈 붕괴가 온 듯. 10년 암살 교육 한 번 거세로 도루묵.
뿜포인트2: 방천화극 자막: 여포의 미늘창 _ 왜 극이라고 말을 모태
한편 조조는 폐쇄된 건물에 들어가 특이한 문짝을 잡고 용력 발휘. 그 안에는 거북 등짝이 중간에 박힌 수경이 있다. 이 곳은 10년 전. 천문관인지 복관인지가 네 개의 별이 하나가 되는 해에 왕이 갈릴 거라 예언한 곳. 부하들과 조비는 당연히 왕이 되라고 청하지만 조조는 그 자리에서 천문관을 죽여 버리고 예언을 받은 건물을 폐쇄해 버렸다.
그러나 예언의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 드디어 네 개의 별이 합쳐지는 해에 이르자 복완은 헌제에게 조조 암살령을 내려 달라 청한다. 헌제는 흰 막 뒤에서 그림자 놀이로 답을 하다 아주 연극적으로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써준다. 한편 복황후는 일부러 조비에게 몸을 내 주며 꼬드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라는 지시는 없지만.
뿜포인트3:
1. 참고로 이 영화 복완은 드라마 삼국의 사마중달 배우다. 사마의 대사를 쳤던 배우가 바로 그 목소리 톤으로 네 개의 별이 어쩌구 거리는데 듣는 내 멘탈이 붕괴됨.
2. 혈서 받는 천을 펼쳐 건네는 애들이 모히컨 머리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마등을 염두에 두고 서량군을 집어 넣은 듯...한...데...음... 이 영화 가만 보면 이런 식으로 여러 시간대의 사건들을 이리 저리 뜯어 맞춰 놓은 게 많음. 물론 저 모히컨들이 서량군이라 확신할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복완이 어찌나 준비를 잘 해 놨는지, 밧줄을 그물처럼 엮어 허공답보도 하면서 조조 궁 깊이 침범하는 데 성공한다. 적어도 적벽의 방패등껍질보다는 저게 나아 보였음. 개찐도찐이지만... 아무튼 이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감. 여주는 무기전시고에서 몰래 단검을 빼내 숨기지만 아무 것도 못 함. 조조는 지 무기전시고에서 간지나게 싸운다. 여주한테 자상 돋게 지 뒤에 서라고도 해주고 마지막에는 쿨하게 손에 숨긴 단도는 치우라고도 말해 주기도... ㅋ 존나 자상 돋는다.
그리고는 다음 날 조례에 출석하면서 일부러 검 놓고 신 벗고 구석 받은 거 널차 하면서 등장. 황제랑 황후에게 어제 맛있는 사냥감을 잡았다면서 생곰발바닥을 권한다. -이 타이밍에는 대개 어제 잡은 암살자들 머리가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러나 곰발바닥. 그것도 귀한 얼음에 집어 넣어 신선하게 유지한 곰발바닥 - 그리고는 왕이 감사와 경고를 담아 하사한 칠성보도로 회를 떠서 친히 반 조조파 신하들에게 권하기도 함. 보다 못한 복완은 곰발바닥 먹으며 내가 너 암살하려고 했다고 실토한다. 아버지가 실토하니 독이 오른 복황후도 직접 내려와서 곰발바닥 나눠 먹는다. 그리고 자기는 조비 손으로 죽여 달라고 청함. 조조는 성급하구나 성급해 하고 한탄하면서도 모두 체포하고, 복완은 사지가 찢겨 죽는다. 이 와중 조비는 헌제에게 니 여자잖아요. 니가 한마디만 하면 니 말 따르겠다고 퉁겨보지만 황제는 복황후와 조비의 엣찌씬을 떠올리며 차게 거절한다. 결국 조비는 황제와 지 애비를 번갈아 노려보며 칠성보도로 복황후를 자비없게 쑤셔준다.
이 컷만 보면 헌제 성격 설정 좀 괜찮아 보이고 조비도 뭔 일 칠 것 같아서 기대 됨. 그러나 다다음 장면에서 조조가 조비 소환하면서 그런 기대는 안드로메다로. 한 밤의 부자 대면. 조조는 조비에게 니가 사실 암살자 올 거 다 알면서 황제한테만 누명 쒸운 거 아니냐 하고 추궁. 조비가 부왕 네 개의 별이 하나가 된다구여 어쩌구 저쩌구 변명 하니까 부왕 말고 아버지라고 불러보라며 안아 줌. 조비가 자막으로는 아버지!ㅠㅠㅠㅠ 하는데 발음이 아바~ㅠㅠㅠㅠㅠ 라서 웃김. 조조는 아들 얼굴을 툭툭 두들겨 주고 떠나고 조비는 무서워서 벌벌 지림(레알 오줌 지림) 조비 등뒤에서 노리고 있던 석궁 일제히 발사. 조비의 부하들 다 끔살. 이걸로 조비는 별 다른 역할을 받지 못한다. 그냥 아버지의 충실한 아들로 끝남.
이후 조조는 동작대로 헌제를 초대. 겨울 사냥을 나간다. 헌제가 준 활과 화살로 사슴을 쏜 후 '제가 쏜 것이지만 폐하의 활과 화살이죠.' 하고 공을 헌제에게 돌리는 매너를 발휘하기도 한다.(아놔 미쳐 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대체 어떻게 편집을 한 건지. 곧바로 혼자 말 타고 가더니만 저 멀리서 대기 타고 있던 여주인공과 둘이 엉뚱한 대로 새버린다. 어이. 헌제는? 사냥은?;;; 이 장면에서 레알 극장에서 단체로 욕소리 나옴. 그러타 역시 삼덕들이나 이 영화 봐주는 거시다...
그것도 어디로 샜냐 하면 또 어딘지 모를 지하 터널(?). 저 깊은 데서 무슨 작업 열심히 하는 걸 보여주는데 여기가 조조의 무덤이란다. 그리고는 역시 갑자기 조조와 친한 듯한 웬 눈먼 노인네가 등장. 이 노인네 정체가 뭔지 끝까지 안 나온다. 조조와 노인네 대화하는데 여주가 뜬금없이 웃음소리를 흘리고, 노인네가 여주의 웃음소리를 듣고 젊고 예쁜 여자일 거라 칭찬한다. 노인은 미인 얘기에서 뻗어나가다가 예전에 눈이 멀기 전 초선을 본 적이 있다고 하는데. 노인네 회상 속 초선 얼굴=여주 얼굴.
다음 장면에서 여주가 조조의 기록으로 보이는 죽간두루마리를 막 뒤침. 거기서 본격 과거 회상 들어감. 초선은 참수당한 여포의 머리를 받아내고는 그 길로 어딘가로 떠난다. 그들에게 있었던 어린 딸 하나도 살아 남긴 했으나 행방불명. 조조는 초선을 떠나보내며 언젠가 다시 만나리~~ 하고 글을 맺었다. 그러타. 여주인공은 초선과 여포의 딸이었던 거시다. 그리고 좀 더 진행된 후 회상을 보면 여주는 조조가 '옛 부하 관우'를 토벌하러 가는 길에서 조조를 만났었다. 그때 여주는 부모를 위해 공양?? 제??? 성묘??;;;;;; 를 하던 중이었음. (아마도 길본이 의도적으로 안배한 만남인 듯 하다.)
아무튼 여주와 목순, 그 외 암살특공대 아이들은 다 조조에게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었음.
...그 장면 후 갑자기 여주는 부모의 원수를 자각. 동작대의 연회는 흥겨워지고 여주 황제 앞에서 빨간 옷 입고 춤도 춤....의원 길본은 정체를 드러내고 갈등하는 여주를 북돋으려 함. 뭐. 뻔한 설정이지만 길본이 암살특공대 기른 장본인임. 길본은 목순 외에도 수백명 내시들을 잠복시켜 둠. 풍등이 날아와 화재 발생. 외부의 반조조파 장군들이 불 끈다는 핑계로 들어와 본격 아수라장. 여주는 다시 조조의 추억의 무기관에 들어가서 이번에는 방천화극을 들고 나선다. 갑자기 장사가 된 여주인공. 방천화극 한 손에 들고 두다다다 달려나감.
교차 편집때문에 이 와중인지 직전인지 모르겠으나. 목순(잊어 버렸을 거 같은데 여주 애인임)이 먼저 조조의 침실에 숨어 들었다가 암살 시도. 당연히 대비하고 있던 조조의 군사들에게 포위 당함. 조조는 이들을 내보내고 목순과 1:1 / 밀리다가 목순에게 허벅지인지 종아리인지 찔림. 그런데 목순은 오히려 놀라서 검을 거둔다. 그리고 검을 바치며 여주를 살려 달라고 부탁. 조조는 승낙하고 그를 자유롭게 풀어준다. 그러자 목순은 조조를 위해 조조의 갑옷을 입고 적을 유인하겠다고 나섬. 조조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궁란다.
그리고 성문 위에서 대기 타고 있던 여주가 방천화극을 제대로 꼬나들고 뛰어내리는 바람에....................... 그대로 찔림. 둘은 그대로 말타고 멀리 멀리 달아나지만 결국 목순은 절명하고 만다... 아...그는..좋은...??... 무엇이었을까.... 내시?....암살자?... 아 뭐냐 이게...
아무튼 동작대는 갈수록 혼돈에 카오스. 조비는 열과 성을 다해 싸우지만 의원이 기른 내시 특공대에게 밀려 위기에 처한다. 길본은 조조가 이미 죽었다며 정신공격 시전. 막판에 이른 조비. 하늘에 대고 처절하게 부왕!!!!!!!!!!!!!!!!!!!!!!!!!!!!! 하고 외친다. 그러자 놀랍게도 온 천하를 구릉구릉 울리는 굉음이 뻗치더니 동작대 계단이 반으로 쩍 갈라지고 그 안에서 황금 갑옷을 입은 조조가 걸어나온다. 동작대는 어떤 첨단 기술을 썼는지... 계단이 반으로 갈라지는데도 벽돌 부스러기 하나 떨어지지 않음. 산뜻하게 반으로 딱 갈라짐. 헌제랑 사냥할 때 조조가 여주에게 보여준 무덤이 바로 이거 공사 였음... 길본 등 반 조조파. 말그대로 어이 증발. 영화 보는 관객은 풀멘탈패닉. 길본과 그 아들은 그 자리에서 자결하고 동작대 한쪽 탑 위에서 황금 가면 쓴 채 좋아라 손뼉치던 헌제 김당황. 도주.
이후 문제의 예언이 내린 수경 방에서 헌제와 조조 대립. 조조는 피 질질 흘리고 있음. 편집이 또 어찌 된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목순이 낸 상처 때문인 듯 함. 헌제는 조조에게 독재자 생키야 왜 나한테 정권 안 내놓냐 나한테 정권을 주든지 죽이든지 해라 하고 따진다. 그런데 조조는 10년동안 이 때 폐하를 지키기 위해 동작대 준비 한 거였음. 고작 사냥하자고 부른 게 아니란 거 아셨잖습니까. 동작대의 방비가 대단한 것도 아셨잖습니까(...저렇게 대단할 줄이야 몰랐겠지) 내가 아니었으면 지금 이 나라에 왕이 얼마나 되었을지 아느냐, 천하만민을 위해서는 지도자는 개인 행복 포기해야 한다. 제가 폐하를 열다섯 살때부터 지켜드렸다. 폐하가 이 천하를 지배할 만한 재목이 되었다면 나는 기꺼이 장량이 되었을 것이다 라고 반박. PPT 화면 쏘는 것 처럼 지도가 딱 내려오는데 지도에는 조/유/손으로 삼국 영토가 나뉘어 그려져 있음. 이제 저는 더 이상 폐하를 지켜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고 주저앉는 조조. 헌제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청한다. 헌제 애절하게 노래 시작. 가사가 나름 괜찮고 헌제의 목소리도 괜찮은데 그 중국 노래 특유의 울림이 너무 웃겨서 집중이 안된다.
그리고 다시 회상 장면. 절벽가. 이미 죽은 목순과 함께 말에 탄 여주. 황금 갑옷 입은 조조가 함께 하자고 청함. 여주 뿌리치고 말과 함께 절벽 투신. 조조가 안돼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하고 달려가지만 당연히 늦음. 이때 조조 표정 압권. 중간에 말은 어디로 가버리고 목순을 끌어안고 있는 여주만 보임. 여주의 붉은 옷이 날리며 날다람쥐같은 꼴이 됨. 중간에 여주가 몸을 뒤집으면서 여주와 목순의 얼굴이 정면으로 화면 가득 잡힌다. 개 압박. 붉은 옷. 칼에 찔려 창백한 연인. 허공으로 떨어지는 처연한 미인의 눈동자. 이거 다 동방불패에서 봤던 건데 동방불패의 그 장면 상상하면 절대 안됨... 아...놔.... 유역비로 저런 장면 찍으면서 왜 저 모양인지 모르겠네.
그리고 과거 회상이 끝나면서 조조가 쥐고 있던 칼이 쿠당탕 소리 내며 떨궈짐. 조조 주저 앉아 넋부자 표정을 한 채 사망. 현실도 아니고 영화에서 허벅지 찔려 죽는 사람 처음 봄.
헌제는 곡을 하며 노래 계속. 이후 조조의 장례가 매우 성대하게 치뤄지고 / 화려한 관이 동작대를 나섬 + 조비가 헌제 몰아내고 황제 된다는 나래이션 뜨면서 엔딩. 이보셔. 그런데 조조 무덤은 동작대 안의 그 에반게리온 출격장 아니었냐? 저 관 어디로 가는 거야??
그래서 대략 결론은 위나라 에피소드 적당히 이것 저것 섞어 우려낸 조조 극 미화물. 뽕빨 중국 독재자 미화물...인데 개중에도 재미가 없음. 헌제나 조비 성격은 재미있을 뻔 했는데 망함. 여주의 나래이션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나름 신선했다고 생각하지만여주 설정 수준이 뽕빨 날려버리면서 그것도 OTL. 아니 그리고 대체 그 ㅋㅋㅋㅋ 계단 갈라지는 건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미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국 조조의 모든 건 헌제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헌제에의 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대체 뭐야 차라리 이런 류로 즐기려면 일본발 고전 애니 삼국지가 훨 낫습니다. 그건 두 말 할 거 없이 명작ㅋㅋㅋㅋ이죠 특히 우리나라 성우 더빙 버전이 김레알임. 진정한 초월번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꼭 그 정도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작년 쯤 나온 명장 관우도 꽤 수작입니다. 씨밤 명장 관우 보세요 두 번 보세요 ㅠㅠㅠㅠㅠㅠ
아쓔발 ㅋㅋㅋㅋㅋㅋ주윤발 조조라고 할 때+황후화 스텝 들어간다 그럴 때부터 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돈 ㅋㅋㅋㅋㅋㅋ 내 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생각보다는 많이 웃었습니다. 네... 의외로 많이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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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완결
위는 격뿜 개드립짤/ 이런 거에 공 들이는 나란 인간.....
빛의 그림자가 되겠노라 했던 까마귀는 빛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 피보라와 절규를 일으키면서 저가 얼마나 빛을 바랬던지, 그 날갯짓의 의미를 가장 전하고 싶던 이에게 확실히 인정받았다. 까마귀에게는 실로 완벽한 결말...............이렇게 진모의 편애 속에 곽가는 숨을 거두었슴미다. 으하하 흐하하하하 애초에 곽가는 짧고 굵게 잘 살다 잘 죽은 인물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렇게 연출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음. 참나 죽으면서 저리 기뻐하는 놈은 처음 봄 ㅋㅋㅋ ㅋㅋㅋㅋ 저건 편히 죽은 게 아니야 레알 기뻐하며 죽은 거라고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곽가가 죽은 건 하나도 안 놀라운데 마지막에 순욱을 데려올거라고는 + 게다가 저렇게 보듬어 줄 줄이야. 아니 이게 무슨 일이오??????????????? 내 예상은 가후나 조조 정도와 적당히 주거니 받거니 하다 가는 것 정도, 순문약은 한 컷이나 나올까 다음 화에서 한 번 언급이나 하는 정도겠지 했더니 막판에 앗쌀한 상호이해라니. 으허허 으허허허ㅓㅓㅓ허허허
너무 완벽한 성불엔딩이라 죄다 사망 직전 곽봉효 꾸메드림이라고 하는 게 더 믿을 만 할 정도. 레알 꾸메드림 아냐? 하하하 넷째야 속았구나?... 하필 처음 등장하는 장면도 꼭 환상같아서 ㅋㅋㅋ ㅋㅋㅋㅋ 차라리 손책 죽을 때가 덜 환상적인 거 같은 그런 기분. 오환 평정 다 못그린 한은 이해하지만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성불시키는 것도 좀...?
그리고 어떤 이유로든(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진모가 딱히 묘사를 잘 해줬을 거 같지 않다) 순문약이 곽봉효 스타일을 백퍼센트 이해 + 승화 시키는 것도 무리수라고 생각. 그럼 앞으로 순문약 행보가 달라질 거란 말인가? (앞으로 진행 상 순문약약이 나올 일 자체가 거의...... 그래도 팔기 중 하나이니 어떻게 끼워 넣을 것 같긴 하지만.) 곽봉효의 스타일을 이해한다면 더더욱 찬합 사망이 복잡해 질 듯. 압제자라는 존재를 어떤 식으로든 용납한다면 조조가 왕위에 오르는 걸 반대할 건덕지가 없지 않은가. 음...... 솔직히 더 시망엔딩을 맞을 것 같아 기대돼. 응. 나란 인간 솔직한 인간.
그러고보니 팔기 막내는 아직도 안 밝혀졌냐? 한동안 신경 안 쓰고 있었더니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네.
-> 모님 이글루에 가보니 황월영 팔기 설도 있는 듯, '내가 띠꺼운 건 내 얼굴 때문이냐' 하고 돌아다니는 여섯째의 외모덕분에 (둘 다 삼국지 내 공식 추남추녀) 꽤 기대를 받는 듯 하지만 안될 거예요 아마... 진모가 여캐 그릴 때 쏟는 노력은 남캐의 1/4도 안되는걸.
ps1간만에 다시 보니 가후 머리 적응이 안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애초에 적응 한 적이 없어 스루했을 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삼 경악 중 아 저 스타일은 정말............
ps2 아무튼 순문약 사망이 얼마나 쩔지 꽤 궁금 타임슬립해서 딱 그거 연재될 때로 가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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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8월 19일 저녁 7시 공연. 두산아트센터.
마이클을 재우고 혼자 이야기를 계속하는 장면에서 감정이입을 심하게 하는 바람에 멘탈이 바스러짐. 간만에 멘탈 바스러진 공연. 한번 더 보고 싶은데, 더 본 다음 멘탈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음. 또 뭘 연상하게 될지 좀 무서움.
아무튼 훌륭한 작품이다. 좋은 공연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작품의 훌륭함을 느끼게 해줄 정도이긴 했다. 다만 카투리안과 에리얼의 연기가 좀 아쉬웠다. 카투리안은 대본 속도대로 감정이 안 따라오는 거 같았다. 반대로 에리얼은 대본보다 먼저 감정이 눕는 것 같았음. (아니 왜 재등장하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한거요!) 결정적으로 인물들이 좌절하는 시점에서 대본에 / 몸을 웅크리며 오열/ 이라고 써 있는 게 보이는 듯 했다.(아하. 투폴스키와 마이클의 연기가 더 괜찮았던 건 이 캐릭터들에게는 좌절이 없어서일지도.) 분명히 대본은 쩌는데 왜 가끔 진행이 작위적으로 느껴지는지?
그리고 대사를 왜 자꾸 되씹으세요. 말을 하다 혀가 꼬인 건지 머리 속 대사가 꼬인 건지 아마 둘 다 일테지만. 대사 양이 엄청나서 1막만 보는 데도 어지간한 공연 2막을 다 본 것 같은 기분이긴 했어.(지루했다는 게 아니다.) 그건 인정. 하지만 주인공 배우님은 뒤로 갈수록 단어들을 반복하셔서 중요한 순간에 좀 몰입이 깨졌어요. 한 두 번이면 자연스러워 보였을 것을.
주말 낮공연을 볼 때마다 배우들이 풀파워는 쓰지 않는다는 게 느껴져서 일부러 저녁 공연으로 간 거였는데 으음... 하긴 이건 단순히 집중도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웃음의 대학,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랑 같이 삼자비교를 하면 꽤 재미있을 것 같음. 세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꾼이란 어쩔 수 없는 현실주의자이면서 꿈의 매개자다. 순응자이면서 반항아다. 아무리 날고 기는 놈이라도 자기 자신이 꿈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꿈의 전달자. 이 현실과 꿈의 간극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틀이다. 다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틀대로 이야기를 죽죽 뽑아내는 거야. 희극 작가면 희극 작가인대로,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대로, 미친 삼류 변태 동화 작가면 미친 삼류 변태 동화 작가인 채로.
극은 진행될 수록 이들의 이야기에 실체를 불어 넣는다. 등장인물들이 직접 이야기를 재현하고, 이야기가 과거 사건의 단서가 되고 미래의 예언이 된다. 과연 이야기대로 될 것인지,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지. 쩔어줘.
그리고 그 와중에 자연스럽게 깔리는 대전제 1. 어째서 작가는 계속 이야기 하는가 - 이야기란 인간에게 무엇인가.
필로우맨에서 내내 반복하는 대로 '우리가 아는 건 a가 b를 했다는 게 아니라 a가 b를 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게 전부다. 작은 틈새, 혹은 원초적인 거짓말. 이야기에게 실재란 요람이면서 쇠고랑이다. 실재는 과거와 현재, 미래 삼면에서 끝없이 이야기를 압박한다. 그런데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어지는 건 바로 그 깜깜절벽 사이에서다.
동화같고 악몽같고 그림같고 영화같은 수많은 이야기들. 눈 녹듯 사라져 버리면서도 우리가 부를 때마다 돌아오는 작은 천사들. 다 거짓인가? 다 진실인가? 어느 쪽에 갖다 붙여도 이야기는 허무맹랑해진다. 결국 이야기는 이야기인 채로 남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계속 이야기를 쓰고 나누고 남기는가.
예전에 누군가 '글을 쓰니까 말솜씨도 어느 정도 있지 않느냐' 라고 물은 적이 있다. 아니 천만의 말씀이다. 글을 쓰는 건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도저히 뱉을 수 없고 형태를 만들 수 없으니까 글로 쓴다. 이야기꾼의 첫번째, 유일한 의무가 이야기인 건 그가 예술가여서가 아니다. 이야기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야기로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세 작품이 모두 끔찍하고 절박한 상황을 담는 건 이런 이야기가 들어가기 때문이지. 왜 우리는 비참하고 좆같고 비겁해지면서까지, 계속 쓰는가. 인간에게 이야기를 만든다는 건, 이야기에 자기를 실는다는 건 무엇인가. 이건 작가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 이야기에 흥을 싣고 울고 웃고 자기 아이들에게 다시 그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건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일이잖아. 작가가 하는 건 거기에 실오라기 하나, 모래 한 줌 정도 보태는 거 밖에 안돼. 모두가 이야기꾼이 아니라면 작가란 존재가 아예 있을 수도 없지 뭐.
그런데 음 필로우맨 마지막 부분에서 배우가 이걸 확 전달한 건지 모르겠음. 보기에 따라서는 애 셋이 죽었는데도 이야기만 아는 이야기미친놈으로 그냥 끝으로 보일 것도 같음. 아니 그렇게 봐도 상관없지. 그게 원래 모습인데. 십중팔구 시체도 못 찾을 강제징용을 당하면서도 함께 극을 올리자고 약속하고, 친구를 (아마도 제 탓으로) 영영 잃었으면서도 또다시 친구의 이야기를 불러오고, 두건 속 마지막 7.4초 동안에도 이야기를 만드는 그들. 정말 지독한 이야기미친놈들이지 뭐야.
글
어머 이 아저씨 좀 좋은데?
역전검사 2 시가라키 타테유키 (시라가키로 보여 왠지 ㅋㅋㅋ)
모션 표정 말투 성격 다 몹시 내 취향 굳이 나누자면 하무열 과
캐릭터 프로필
움직임이 대개 능청깝죽삐딱삐딱 ㅋㅋㅋ 이 아저씨는 모션 자료 따로 없나 모르겠네 ㅋㅋㅋ
글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왔습니다!
이하 떠오르는 질문 한 줄 씩 감상도 덤 네타 흘러 넘침 /
0 삼천명의 경찰들이 지하에 매몰되어 있는데 걔네한테 구호품이 잘 돌아간 건 그렇다 치더라도 삼개월만에 나온 행색이 어찌 저리 깔끔할 수가! 지하에서 다 함께 단체 면도하는 상상하며 뿜 과연 이야말로 고담 경찰의 긍지인가!
1 그리고 고든은 1N년 전 브루스를 제외하면 어깨를 덮어주며 위로한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단 말인가 브루스 암시 듣고 바로 그때를 떠올리다니...! 상당히 각박한 삶을 살아 오셨군요 청장님
2 고든을 볼 때마다 아련 터지는 얼굴 보며 역시 이 영화 3편 내내 히로인은 고든...+그런데 팅거테일러솔져스파이도 겹치면서 사실 최강자 고든 상상이 돌아가면서 뿜_ 아무튼 고든이 있는 한 고담시는 건드릴 수 없어 안돼 안될거야 아마
3 교란 작전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서 미란다(탈리아)랑 웨인은 왜 잔거지?
4 오 오 현자 알프레드 오 오 현자다! 여기 현자가 있다!
5 베인의 구덩이에서 웨인을 치료해주는 죄수 보고 뿜. 브루스 웨인 과연 천상 도련님 어디 굴러 떨어져도 알프레드 2호 3호 같은 게 나타나는 모양
6 히어로물은 잘 모르지만 말야. 어렴풋이 라즈 알 굴 '딸'이라든가 로빈의 존재같은 건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영화 보는 내내 누구누구들의 정체, 혹은 역할 전혀 눈치 못 챔. 철썩같이 베인이 라즈 알굴 자식인 줄 암. 구덩이 올라가는 애 얼굴이 너무 이뻐서 저 얼굴이 커서 저렇게 된단 말인가 하고 분노+분명히 구덩이에서 얼굴 망가졌다면서 왜 나가는 애 얼굴은 깨끗하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이지. 그냥 영화 흐름대로 따라가다 깜놀 발림
7 톰 하디 연기 어쩔 난 저 배우가 저렇게 인상적일 거라고 생각 못했지 ...
8 분명히 삼부작 마무리 작품이고 그동안 던진 떡밥 회수 인물들 다 조금씩 튀어나오고 하느라 산만해야 할텐데 전혀 그런 거 느끼지 못함... 간만에 극장에서 시간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음.
9 솔직히 말해 베인(정확히 말해 탈리아와 베인이겠지만)이 라즈 알굴보다 머리 좋은 거 같아
10 비고 몰텐슨 라즈 알굴 역 고사 이야기를 어제 들었는데, 그럼 비고 몰텐슨과 마리온 꼬띠야르가 부녀...아놔 이건 정말 무서워
11 예상보다 훨 괜찮았던 앤 해서웨이 캣우먼. 올 언니 올 / 앤 해서웨이 큰 눈이나 몹시 우월한 허리가 너무 인형같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섹시해 보일 줄이야. 그런데 캣우먼이 레즈비언 내지 바이일 거같다는 촉이 온 건 나만 그런가효.
12 놀란 배트맨은 영화 내에서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는 게 재밌긔. 그 가면 뒤의 브루스의 인상도 그다지 강하지 않음. 항상 지쳐있고 번민하는데 그게 딱 가면 안에서 갈무리가 되는 거 같단 말이지. 그 가면은 또 도시 안으로 숨고. 그리하여 이 시리즈 세 편의 주인공은 고담이라 하겠다.
13 빌딩, 주식, 하수구, 대교, 죄 없는 사람 없는, 그야말로 범죄에서 태어나 범죄를 낳는 도시 고담. 세계의 모습. 밤하늘에 선명하게 타오르는 박쥐 낙인
14 영화를 보는 동안 주인 잃고 털린 웨인 저택을 보면서 저 저택이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이 모든 난장판은 헛일이 아닌가 - 했는데, 다행이다. 돌아가지 않았다.
15 그리하여 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알프레드가 테이블에 팽이를 돌리지 않을까 _ 이런 망상 한 게 나만은 아닐 거야.
16 그러고보면 초반, 배트맨이 돌아오자 - 이제 쇼를 보게 될 거야 'ㅠ' 하던 경찰 양반. 아니 저 양반은 배트맨의 전적을 모르나 이제 배트맨이 떴으니 사방 공공기물은 다 파손 낙점 아니냐고 ㅋㅋㅋㅋㅋ 1 2편 내내 경찰 사상자가 제일 많아 보이던데 지금 한가하게 쇼 어쩌구 하실 때요? 도망가라고 ㅋㅋㅋㅋㅋㅋ
글
이런 글 별로 생산적이지 않다는 건 아는데
모두에게 완자가 작가한테 지금 제일 심각한 건 본인의 표현력+주제에 대한 고찰 부족이라는 거. 아. 정말로 당신이 표현한 겨우 그 정도 일상 가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레즈비언이네 더럽네 하고 일일히 눈치주나? 아니 대체 누가 여자 둘이 샐러드 떠먹여 주는 거 가지고 이상하게 쳐다보냐고.; 이성애자 연인들끼리도 서로 등밀어주고 겨드랑이 털밀어주고 다 하더라. 사우나야 같이 못 들어가지만. 고작 등 밀어주는 거 가지고 어머 야해 라고 아무도 생각 안해....
아. 물론 작가 본인이 별 것도 아닌 일에 편견 어린 시선 받은 경험이야 셀 수 없겠지. 본인들만 느끼는 갑갑함도 많겠고... 엄청 어이없는 일도 많이 당했을 거야.
그런데 그게 납득 가게 묘사되어야 할 거 아님미까.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어쩌고를 떠나서 '아 맞아 나도 소소한 애정 표현 하는데 남들이 쳐다보는 시선 신경 쓰인 적 있어. / 아. 저런 거 나도 하고 싶었는데 애인이 이성이라 못해봤네' 하는 식으로 공감이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남들의 마음을 열긴 커녕 작가 쪽에서 오히려 타인들의 시선을 엄청 의식하고 왜곡하는 것 같단 말이지. 덧글로 병신력 표출하는 사람들은 뭐냐고? 그거야 이게 레즈비언 소재라는 걸 알고 보니까 지껄이는 거지, 적어도 만화에서 표현하는 딱 저만큼 가지고는 동성커플이라는게 그리 티날 것 같지 않은데....음. 게다가 그런 상황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 단순해. 타인의 반응이나 그에 대한 작가의 반응이나.
작가의 실제 경험이나 고심이 고작 저 정도는 아닐 텐데. 그거 다 펼쳐내도 모자랄 걸 왜 저렇게 단순화시키는지 모르겠네. 일상툰이라고 별 것도 아닌 잡담을 그냥 늘어 놔도 되는 게 아니라고. 게다가 당신들 소재는 '일상'이라고 해도 -우리 사회의 일반적이고 폭력적인 편견들-을 찌르게 되는 내용이잖아. 그런데 저렇게 헐렁하게 '우리 이쁜 사랑해여 뿌우뿌우' 해가지고 먹히겠냐고. 이게 동성애냐 이성애냐를 떠나서 보는 사람은 어 그래 좋겠네 이쁜 사랑하쇼 그래서 어쩌라고 ...가 되는데. 이 그래서 어쩌라고- 가 작가가 원하는 반응은 아닐 거 아냐. 모두에게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라며. 그게 고작 나 6년차 애인있다는 아닐 거 아냐.
이래서 자기 생체험을 그대로 갖다 옮기는 게 아닌 거야. 과연 저대로 몇 화나 갈지 모르겠네. 뭐 내 알 바가 아니기도 하고. 다음 리그 때부터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앞으로 챙겨 보지도 않을 거니까. 네. 그런데 소재 까는 병신 글이 하도 많이 올라오다보니 정말 작가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지적이 다 묻히는 게 짜증나. 그래서 새벽에 지껄여 봤어. 레즈비언 일상툰이 올라왔는데 이렇게 흘러가나 싶기도 하고. 댓글란은 온갖 혐쓰레기 글이 범람하는데 만화는 그와 상관없이 알콩달콩 얘기로 흘러가는 그 괴리가 안타깝기도 하고. 차라리 일상툰이 아니었다면 시츄에이션 진행이 될 것 같은데, 지금 저건 너무 작가 본인과 밀착해 있어서 어떻게 더 뭐가 진행될 것 같지도.......
으으. 그러니까 안 볼 겁니다. 안 보고 안 깔 거임.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은 하고 덮을래. 작가님 제발 구성 표현에 신경 좀 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