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츈 쿠키 이 뭐 ...

Walking 2009. 5. 1. 00:17

다음 제공 포츈 쿠키를 깔아놨는데, 이거 멘트가 좀 뿜기네염.
처음 깔았을 때 나왔던 격언은 - 자신의 거울로 오랜 친구만한 것이 없다. - 였습니다. 아 이거 괜찮네 해서 깔고 하루에 한번씩 누지르다 보니 이 뭐 ..



...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인가. 새벽에 싱나게 폐인질해서 낮의 네 배 효율을 뽑으라는 것인가.
이야말로 주침야활을 응원하는 격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방금 나온 것 ...


뭐 개놈아 뭐라는거얔ㅋㅋㅋㅋㅋ 분쟁을 야기하자는 건가? 장갑을 던지게 하겠다는 거냐? ㅋㅋㅋㅋ
아오
내가 눈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접시를 깨버리고 싶었어요 순간


암튼 뿜멘트가 많이 나와서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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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

Swimming/火鳳燎原 2009. 4. 30. 06:47

- 조조라면, 출사를 해봄직도 합니다만...

순욱은 고개를 번쩍 들어, 탁상 맞은 편에 앉아있는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 그의 눈에서 발한 불꽃을 보았을 것임에도 말을 뱉은 이는 여상한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저 오늘은 남풍이 부니 내일은 일기가 태평하겠다는 양, 찻잔을 집어 호로록 마시는 것으로 말 끝을 흐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태평한 척 하는 것은 그 뿐 - 놀라기는 순욱의 좌우에 앉은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였던 듯 하다. '하산한다면 누구 밑으로 들어가겠느냐 '는 화제를 먼저 꺼낸 가후마저도 뜻밖이라는 듯 되묻는 것이었다.

- 어쩐 일이냐, 넷째. 넌 매번 하산 얘기가 나오면 먼 하늘만 헤이며 웃지 않았더냐.
- 출사를 한다면 - 입니다. 한다면. 

일시에 자신을 돌아보는 사형제들에게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이고는 먼 하늘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그 - 사기 곽봉효의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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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대사형 원방이 제 깃들 곳을 찾아 하산하였다. 모두의 예상대로 대사형이 향한 곳은 현재 가장 드높이 위명을 날리고 있는 그의 숙부였다. 스승은 아무 말 없이 그가 하직인사를 올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가 떠난 후에도 자리 하나가 비었을 뿐, 큰 변화는 없는 수경부였지만 사형제들 사이에서는 하산 후의 일이 자주 화제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그들이 천하를 위해 쓰일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 조조? 조조라면 그, 동탁 암살을 시도했던 조맹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재미있는 자지요. 이번 기행으로 얻은 것이 얼마인지.악운마저 득으로 만들 자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야기는 봉효의 뜻밖의 대답 덕분에 조맹덕으로 쏠렸다. 십상시와 태후들의 싸움으로 문란해진 궁에 들어온 이리, 겉치레로나마 걸려 있던 한의 깃발을 무엄하게도 짓밟고 제 손으로 천자를 갈아치운 그 동탁에게 보검 한 자루를 들고 접근했다 하던가. 일이 실패에 이르자 도망을 치는 수도 재미있었다지. 이 황당한 일화는 동탁의 추격병들을 따라 낙양에서 벽촌까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그 덕분에 조조의 이름은 충의지사는 물론 막 말문이 트인 두 살 바기의 입에까지 오르내리고 있었다.



-  그라면 능히 치세지능신 감이지.  

순욱이 멀지 않을 난세의 먼지 속에서 그를 선택하기로 한 것은, 막 스승의 손님을 통해 이 이야기가 수경부에 전해진 때였다.
조조 맹덕의 동탁 암살 시도 사태의 전말에는 충분히 간교한 맛이 배어 있었다. 허나 그가 벌인 일이 한 부흥의 기치 아래 있는 것 또한 명확한 일 - .
그만한 도박을 벌일 수 있는 자라면, 더욱이 그가 400년간 지속된 '한' 이라는 틀의 가치를 알고 이용하고자 하는 자라면 보필해 봄직 하지 않은가.


'아마도 형제들 중 그를 주군 감으로 재보지 않은 이가 없으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바로 저 넷째 아우 역시 그에게 마음이 기울어 있을 줄이야. 제각기 품은 뜻이 다른 팔기 중에서도 상극, 서로가 서로의 길에 방해만 되리라고 여겼던 존재, 그래서 언젠가 내 손으로 쳐야 할 날이 오리라 몇번이고 곱씹었던 그 곽봉효가 - .

- 글쎄. 제 생각은 다른데요.

지금도, 그가 짧게 평하자마자 입술에 지그시 걸어놓았던 미소를 걷고 반박하고 있지 않은가.

- 제게는 마치 그가 천하를 두 가지 길로 나누어 재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의 이번 행보는 천하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겨누어 보고자 하는 것일뿐, 치세에는 능신일지 몰라도 난세에는 망설임없이 간웅이 될 자입니다.
어떤 이가 그에게 먼저 나아가 길을 제시할는지, 그에 대한 평가는 그 이후 내림이 옳지 않겠는지요.

말 속에 가시가 있다. 명백한 도발이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조조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순욱은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 그들이 같은 길을 나란히 걸어갈 수 없음은, 봉효 또한 사무치게 깨닫고 있을 것이 아닌가.

- 내가 그리 두지 않겠다면, 어찌하려느냐.
- 사형이야말로, 제가 그 밑에 들어간다면 어찌하실 겁니까?

너 또한, 언젠가 나를 밟고 서지 않으면 너가 그리는 천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았느냐. 

숨죽인 침묵이 얼마간 - 오후의 햇살 아래 묵어갔다. 그 안에서 몇번이고 소리없는 답이 오고 갔지만 어느 쪽도 혀를 놀려 소리로 응하지 않았다. 다른 형제들 역시, 아무도 나서서 그 무언의 다툼을 말리지 않았다. 오로지 묻고 답할 수 있는 것은 그들 둘 뿐이었기 때문이다.


- 그저 출사를 한다면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꺼내본 말일 뿐이니 사형은 괘념치 마십시오. 

식은 찻잔을 비우는 김에 슬쩍, 먼저 한 발 물러난 것은 곽가 쪽이었다.
여느 때와 같은 모습 - . 형제 중 누군가는 피식 웃고, 또 누군가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누군가는 읽던 죽간 위로 도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순욱은, 오랫동안 훑어본 적 없던 넷째 형제의 파리한 얼굴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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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 막 토막난 문장이 튀어나오는지 알 거 같네요. 이렇게 급하게 쓰니 당연한 거잖아.
퇴고를 봅시다 퇴고를 어휴.

떡진 문장 몇번 손질하다보니 어허허 어허허 그래봤자 한 번 떡진 건 답이 없군요.

이렇게 급작스럽고 짧고 단편적으로 지르는 게 별로 동무이 안된다는 생각은 하는데 역시 이럴 때 기분이 굉장히 좋다. 바싹 당기고 탁 탁 다음 징검다리 찾아서 뻗어나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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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ming/火鳳燎原 2009. 4. 30. 04:43

사실 제일 아래 넣고 싶었던 건 이 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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