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네트워크: 나는 순응주의자가 아닙니다.

Walking 2012. 1. 10. 08:57

6. 나는 88만원세대인가? - 오창은 


 -   [88만원세대]  의 저자들이 이야기하듯 '수치화된 임금지표'의 극복이 20대의 희망일 수 없을까? 눈길을 보다 먼 곳을 향해 던져보자. 물질적으로 안정된 정규직 삶을 위해, 높은 임금만을 목표로 대학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토론하고 사색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모두들 최소 월 2백만 원의 정규직을 향해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내던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 책은 근본적 가치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성찰적 힘이 결여되어 있다. 

 -  [88만원세대] 가 이야기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에 청년세대는 비판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논의가 기본적으로 세대론 담론에 포박되어 있다는 사실이 우선 지적되어야 한다. 40~50대가 20대를 착취하고 있다는 세대갈등론은 일종의 지분 싸움을 조장한다. 문화혀명 당시의 홍위병처럼 20대가 40`~50대를 전복한다고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  청년세대 역시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약소자에 대한 진지한 관심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억압당하는 20대'가 아니라 '고통받는 약소자'로 인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   과연 한국의 20대에게는 정규직만이 희망인가?
사회체제 내에서 만들어진 직업관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들도 있다. 보다 근본적인 사고 속에서 윤리적 실천, 보살핌의 철학을 위해 나눔의 가치 실현을 실천적으로 모색하는 20대도 있다. 체제 속에 자신을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새로운 체제를 만들려고 고투하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삶이다. 예를 들면 시민단체에서 한 달에 88만 원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자기가치의 실현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삶은 어떠한가? 골방에서 라면을 끓여먹으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이나 악보를 그리면서 창조적 자아실현을 위해 몰입하는 이들의 삶은 또 어떠한가? 직업 전선에서는 비참한 알바지만, 그곳을 벗어나서는 주체적이고 건강한 자아실현을 위해 고투하는 이들을 단지 자본주의에 포박된 소비기계라고만 호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 하지메(마츠모토 하지메. [가난뱅이의 역습])처럼 다른 삶을 상상하고 실천하거나, 독서 마니아로서 지식 소비와 생산에 개입하거나, 독립영화를 제작하거나,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많은 이들은 기존의 사회. 경제적 가치와는 다른 가치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그것은 문화적 가치일 수도 있고, 윤리적 가치일 수도 있으며, 자기실현을 위한 고투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율적 자기결정권을 위해 필요에 따라 알바를 하기도 하고, 캥거루족이 되기도 하고, 사회의 일탈적 주체가 되기도 한다. 돈을 버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문화적 가치 실현과 공공선을 위한 역할에 충실한 이들도 있다.
 사회적 상식이 다른 삶을 꿈꾸는 이들을 비참하게 호명한다고 해서, 이런 독립적 자아들이 비참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기존 사회시스템에 대한 반란자들이고, 다른 삶의 가능성을 구현하는 대안적 존재일 수 있다. 


(** 지금 내 주소는 이 글에서 말하는 훌륭한 체제 종속자도 못되고 그렇다고 적극적 자아실현의 주체가 되지도 못하는 많은 변두리 어디쯤이다. 사실 많은 20대들이 그럴 거다. 종속되기는 싫다. 종속된다고 행복한 가축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하지만 적극적 주체가 된다고 해도 '체제에 속하지 않는' 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내가 자기가치를 실현하려고 해도 지금 이 판국에서는 '내 행위가 아름답다'는 것만으로는 버텨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아름답다'는 것은 위안이 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내가 약간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건 결국 이 응원에 내가 완전히 응할 수 없어서인 거겠지.
  물론 이 글에서 말하는  아름답다는 게 대충 젊은이의 낭만을 미화하는 게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저자들은 분명 이런 모든 주체성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아직은 구체적 결실을 얻지도 못하고 목적도 불분명한, 지금 당장은 실효를 얻지 못하는' 행위라고 얘기 하고 있다. 아름다운 건 낭만이 아니라 버텨내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나가는 자세란 거지. 지금 내가 취하고 있는 자세가 이쁘다는 거지.
  그래. 내 위화감은 지금 내 포즈를 내가 아름답다고 느낄 여유가 없어서, 그리고 '나는 무능잉여쓰레기'라는 2n년간의 자학이 뿌리깊어서인 걸 거다. 음. 지가 재활용불능 쓰레기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 불쑥 넌 꽃씨였다고 하면 당황할만 하잖아. 기둥도 약도 땔감도 못되는 손톱만한 녹색 이파리 두 개가 언젠가 자라서 꽃을 피울 거라고 하면 그 말이 곧이 들리겠어?

  한 번 곧이 들어보자.  ㅇ<-<) 



7. 노예교육과 불량의 윤리학 (하승우)

- 그러나 시장의 평등은 개인의 평등만을 의미할 뿐이고, 시장의 자발성과 평등은 인간을 시민으로 성장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공동체 내의 사람들이 자유를 향유할 기회를, 공동체의 평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 특히 시장은 시민권이 지탱하는 공적인 장을 사적인 이해관계로 변질시킨다.  

9. 직접행동의 민주주의 (하승우)
 -   개인이 개인답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자가 필요하다. 다른 생명과의 공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자급과 자치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직접행동은 개인과 사회를 대립시키지 않고, 공존을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강하고 자율적인 개인을 만드는 과제는 강하고 자율적인 사회를 만드는 과제이기도 하다. 자기만의 강함을 추구하는 건 권력정치로 변지되기 쉽다. 
  새로운 주체에 관한 구상은 반드시 이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


10. 한국의 풀뿌리민주주의운동에 관한 이론적 고찰(하승우)

- 프레이리([페다고지])는 민중지식의 신비화, 민중지식의 절대찬양은 민중지식의 거부만큼이나 문제가 된다며 무조건적인 수용이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프레이리는 "민중지식을 거부하는 것이 엘리트주의라면, 민중지식을 절대 찬양하는 것은 근본주의"라고 비판한다.  대중의 상식에 기초하지만 그 상식을 무조건 인정하자는 것은 사람들을 상식의 틀에 가두고 운동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을 무조건 인정하거나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그 둘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글너 점에서 함께한다는 것은 서로를 동일화하거나 차이를 무조건 긍정하는 것이 아니다. 
  프레이리가 비판하는 것은 민중의 지식과 지식인의 지식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다. 프레이리가 강조하는 것은 "민중의 지식과 지식인의 지식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을 그복하는 방법, 혹은 스니데르스가 원시문화와 선진문화라고 부른 것 사이의 변증법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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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

Walking 2012. 1. 9. 22:13
1. 난 아직도 안철수의 정체를 모르겠다. 확실한 건 그가 정치인으로서 증명할 만한 걸 내보인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만으로 공허한 소음을 너무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

2. 사람들이 결국 안철수에게 바라는 게 좋은 이명박 이상 이하가 아닌 것 같아서 무섭다.

둘 중 더 끔찍한 건 당연 2번. 이명박 정부가 막 만들어졌을 때 이 나라는 저런 걸 대통령으로 만든 나라였다. 그런데 5년 지나니 이젠 이명박같은 것만 만드는 나라가 된 게 아닌가 싶기도. 적어도 이 시스템 안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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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시작

Walking 2012. 1. 1. 21:56

어제 새해에 하고 싶다고 적어놓은 일을 모두 클리어했다. 잠, 목욕, 알바 그만두기. 
  알바는 당장 그만두지는 못하고, 사장님 말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1월까지는 풀로 하게 될 것 같다. 나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 큰 불만은 없...다. 돈이 필요하긴 하니까. 으으 돈... 돈...ㅇ<-< 뭔가의 밑천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데 쓰이는, 순전히 '소비되는' 돈들. 

  지금 내 상황에서 반년간 대여점 알바. 굉장히 미묘한 선택이었다. 일단 돈이 필요해. 엄마에게 용돈 받는 것도 너무 미안해. 뭔가 하긴 해야겠어. 그런데 멀리 출근 나가거나 오래 서 있는 아르바이트, 평일 내내 하는 아르바이트는 지금 몸 상태로는 무리야... 그래. 지금 내 상태에 맞는 조건의 아르바이트처였던 건 분명 맞아.
  하지만 우리나라 문화유통시스템에 대해 세상에서 지가 제일 걱정한다는 투로 열변을 토하다가 주말에는 바로 내가 그 문제의 장소에서 일 한다고 생각하면,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까지야 아니라 해도 좀 미묘한 기분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것도 이 나이에 시급 삼천원 받으면서. 남들은 회사 다니며 실적 쌓고 자리 잡을 때에 난 편의점 알바보다 더 안 쳐주는 일을 하고 있다니. 이건 그냥 잉여력만 기르는 거 아닌가? 난 지금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또 잉여질을 하고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는 걸까? 남들은 되든 안되든 부딪히고 자기 격 높이려고 발버둥치는데 난 실실 웃으며 네 전 한시간 삼천원 짜리입니다 삼천원 짜리로 살게요 - 하고 타협하는 꼴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게다가 아직도 글 한줄 마음껏 뽑아내지 못하는 새끼글쟁이로서 책들이 그렇게 쌓이고 대여되고 돌아오는 걸 보고 있으니까 되게 착잡하더라고. 만화는 좋았어. 지금껏 돈이 없다는 핑계로 애써 관심 끊고 있었는데 이건 식량 없다고 밥 굶는 거나 마찬가지 짓거리더라. 일하는 틈틈이 훔쳐본 거지만 어찌나 좋은 작품이 많은지. 예전 걸작들을 다시 훑어보고 새삼스럽게 반하기도 하고 최근 나오는 작품들 중 반짝반짝 빛나는 걸 보면서 흥분하기도 하고.
  문제는 소설. 음. 그러니까 장르소설류였는데... 먼 발치에서 뭐 저런 것도 다 있지 하고 혀 차며 보던 바로 그 이고깽대여점용판타지들을 내가 직접 싸고 대여하고 추천하고 반납받고 제자리에 꽂고 자리를 옮기고.... 제목이나 카피만 봐도 한숨이 푹 나오는 책에 붙어 있는 작가 한마디를 보면, 이걸 내가 비웃을 처지가 되나 싶어 미안해지고....... 그래 이 사람에게 이 글은 쥐어짜낸 노력의 결실인데... 이 사람은 이걸 쓰면서 어떤 작품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던 것들이 있을 텐데.... 하지만 카피가 정말 눈뜨고 못봐줄 수준인 건 사실이고. 아 왜 이 많은 글러들이 이따위 시스템에서 쳇바퀴 돌리듯 글을 써야 하나... 그리고 난 왜 거기에도 못 끼나. 물론 내가 쓰고 싶은 게 이런 스타일 글은 아니지만... 
 
  써놓고보니 알바하면서 뭐 저렇게 생각을 복잡하게 하냐 싶네. 아무튼 주말 양일 20시간 알바는 내 허리에는 과히 좋지 않았고 지갑 두께 유지에도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거기 붙어 앉아 있었던 게 영 시간 낭비만은 아니었어. 동네 단위나마 사람들이 책(만화 소설 다 포함)을 고르는 걸 직접 봤으니까. 지금까지 '나는 여기 속해있다'고 떠들기만 했을 뿐 (책 살)돈 없다고, (어디에 글을 내보기엔) 무능하다고 쳐다도 안 보려 했었다는 걸. 고작 대여점 알바하고 깨달을 정도로 난 현실도피하고 있었던 거다. 이 쩔어주는 도피 덕분에 일반인(에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선 꽤 덕처럼 보이지만 정작 뚜껑을 까보면 본 만화가 없고 읽은 소설이 없고... '나 만화 좋아해. 그런데 좋아하는 작품은 없어.' 라니.... 어. 이건 이상하다기보다 그냥 평범한 휴덕의 상태인가?


지금 생각해보니 굳이 만화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일에 이 모양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 글 쓰는 거 좋아해. 근데 써놓은 글은 없어. 책 읽는 거 좋아해. 그런데 좋아하는 작가는 없어. 나 국문학과 학사 졸업에 문창과 석사 과정 밟고 있어. 그런데 국문학 쟁점은 몰라. 잘 모르지만 시시한 거 같아. 다 그렇고 그렇지 뭐... 와 진짜 같잖다. 같잖아. 참 이러고도 잘도 문창과 갈 생각을 했다. 교수님들 보시기엔 얼마나 한심했을까... 이런 주제에 다른 사람들 얕잡아보고 까대면서 주변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고 징징대다니... 아무리 안하무인은 정중지와의 특기라지만.... 

 올해는 우물 물 마시며 바닷물에 대해 떠드는 개구리 꼴은 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바도 되도록 빨리 후임이 구해지면 좋겠구. 으 허리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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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돋는 2011 마무리

Walking 2011. 12. 31. 23:39

  환난의 2011년이 지났다, 라고 첫 문장을 끊고 가만 따져보니 20대가 된 후 별로 평탄하고 이쁘게 보람찬 한 해를 보낸 적이 없더라. 뭐 거창한 일은 없었지만 삽질과 고민과 병신미가 적당히 어레인지되어... 죄다 무난하고 평균적인 20대 잉여 대학생의 세월이었는데... 아. 애초에 무난하고 평균적인 20대 잉여 대학생이라는 거 자체가 평탄같은 거랑 그리 가깝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좀 드라마퀸이든가. 

  아무튼 올 한 해 핵심은 건강. 1월에 무릎부터 시작해서 목, 어깨, 허리 ... 응 손가락 발가락 빼고 거의 온 몸이 찌그럭찌그럭거리고 있다. 다이어트 여파덕분에 부채질되어서 시간이 갈수록 상태 악화. 이 병원 저 병원 옮겨다니며 병원비 압박으로 울어보기도 하고 병맛도 팍팍 터뜨리며 아주 폭풍같은 한 해를 보냈다. 정신건강 면에서도, 최악은 아니었지만 그간 쌓인 것들이 터지면서 가히 방향감각 상실 수준에 이르렀음. 
  한 가지씩 일을 내려놓으면서 숨 좀 돌리고 보니 이 문제가 한 두해 곪은 문제가 아니란 건 알겠다. 내가 병신인 건 맞는데 그건 누구보다도 내가 날더러 병신이라고 해서 그렇다는 것도. 어쩌면 날 다르게 볼 수도 있다는 것도. 당연한건데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정말 별 거 아닌데 지금은 이런 자잘한 것들을 손에 꼭 쥐고 힘내자고 다독거리고 있다.  아직 난 아무것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질 못했는데, 하나도 펼쳐보지 못했는데,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알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터질 것 같은데. 이젠 좀 더 어른스러워야 할 나이인 것 같은데 난 아직도 이렇다. 

  아무튼 올해는 정말 힘들었다. 지금까지는 장난이다 싶게 힘들었다. 심신 양면으로 지금까지 누적한 병신스코어를 외면할 길이 없더라. 한 해 내내 어쩔 줄 몰라 빙빙 돌고 겁에 질려 징징 짰다. 좀 비장하게 말하자면 그 어느 해보다도 죽을 것 같다는 걸 구체적으로 느낀 한 해였다. 근데 또 그만큼 살 만 하다는 걸 알게 된 한 해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쩌면 조금은 자랐을지도 모르겠다. 16살 이후로 말라 비틀어졌던 거기에서 새끼손톱만한 싹이, 나오려고 온몸을 틀고 있는 것도 같다. 요새는 정말 심신이 모두 사춘기 때 외면해 버렸던 그때 그 상태랑 겹치는 게 꽤 많아. 그런거보면 돌고 돌아서 이제 겨우 예전 문제들을 다시 마주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음. 

  그래서 새 해의 목표는 강박 노이로제가 아닌 '의지' 기르기. 쉴 때는 확실하게 쉬기. 일단 이거 두 개 제대로 하고 나머지는 그때 그때 추가. 


올해 제일 잘한 일: 셀프 토킹어바웃 시도? / 경주 여행 / 부담스러웠던 스터디 때려친 것. 

올해 제일 병신같은 일: 1학기 때 소설수업 안 뺀 것.

올해 제일 힘들었던 일: 병원 초진 때마다. '선천적으로 약하다'란 말 듣고 병원 로비에서 질질 짠 것만 두 번.나 진짜 겁쟁이다

올해  제일 웃펐던 일: ... 세훈이 사퇴? 문수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올해 제일 존경스러운 인물: 김진숙 

올해 제일 아쉬운 일: 결국 희망버스 한 번도 못 탔다.

올해 제일 빡친 일:... FTI / 사대강은 올 해만의 일이 아니니까... 

올해 제일 쇼크: 정일이가 죽다니...

올해의 전공서: 테리 이글턴. 이론 이후 / 가라타니 고진 일본 근대문학의 종언 

올해의 소설: 나츠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올해의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올해의 게임: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아 검은방4... 너란 게임... 아 진짜... 너한테 실망했단 말 쓰고 싶어서라도 항목 하나 만들어주고 싶다 야... )

올해의 최애캐: 찰스 자비에  

올해의 만화: 3월의 라이온

올해의 극: 웃음의 대학 

올해의 음악: 시유. 천년의 시  

올해의 음식: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닭. 김장김치 

올해의 사건사고: 우리 집 물난리. 우리 집 공사.   

내년의 나에게 바라는 것: 글로 돈 벌게 되어서 졸업과 돈 문제가 한 큐에 해결 케케케... 
덜 힘들어하고 더 행복해 하길. 헬스 스테미나 풀 충전. 강박 벗어나기.  하루에 여섯시간 이상 잠자기. 공상 말고 현실에서 마음 단단히 먹기.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쓰자. 끌고 가지 말고 흘러가게 하자. 

내년의 나한테 보내는 키워드: 務, 更

내년에 피하고 싶은 것: 복학..이 논문이...아 뙇... 아놔...?... 

내년 제일 기대되는 일: 더 호빗! 호빗! 호빗! 호!빗!

내년에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잠, 목욕, 알바 그만두기.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년이 기대된다.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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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2

Walking 2011. 12. 22. 21:36

학부 친구들과 타임스퀘어 세븐스프링스에서 연말 모임. 제비뽑기로 선물을 교환했다. 노래방에 가서 두 시간 불러제끼기까지 하고 체력이 방전되어서 먼저 귀가. 하지만 워낙 잘 먹고 잘 놀아서인지 등이 좀 아픈 걸 제외하면 오늘 컨디션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역시 내 몸에 제일 잘 받는 약은 '일단 즐겁게 보내는 것'인가 보다. 

밥을 먹는 중에 친구들에게 요새 고민 거리 얘기를 했는데, 다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보니 약간 분위기가 다운... 다들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투정을 부리고만 나는 이 얼마나 한심한가. 역시 어떤 구체적인 답이 나온 건 아니고, 난 또 얘기를 하다가 횡설수설 삼천포로 빠졌지만, 그래도 훨씬 기분이 나아졌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힘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내야지. 지지 말아야지. 

어깨 힘 빼고, 이런 내가 바로 나로다 하고, 그냥 가자. 에라. 한 살 더 먹으면 더 먹는 거지. 지금까지 스물일곱 번 먹었는데 한번 더 먹는다고 뭐. 하늘이 무너지냐? - 차라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준다면 편할 텐데 말이다. - 
어차피 세상은 힘들게 하는 것 투성이고, 코웃음 치며 쿨시크하게 이고깽 판타지 주인공처럼 손가락 한 번 튕기고 스펠 한 번 외우는 걸로 다 스루해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당연히 - 그리고 다행히 나는 이고깽 판타지 주인공처럼 강하지 못하다.  

남의 일일 때는 약한 것이야말로 긍정해야 할 일이라고, 제 약함을 이고 가는 사람이 좋다고 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먼치킨이 되지 못해 불만이라니, 아. 이 역시 얼마나 한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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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정말 저 '약점을 지고 가는' 인간을 너무 좋아한다. 지 약점에 질질 끌려다니면서도 저항하는 게 좋다. 약점을 가리려 허세를 부리는 것도, 그러다 외려 괴벽스럽게 약점만 두드러지게 되어서도 살아가는 것도 좋다. 그 인간의 딱딱하게 굳은 겉껍질과 피떡칠이 된 속살이 다 너무 좋다. 주름과 투박한 손, 바래졌으면서도 둔탁하나마 아직 빛을 잃지 않은 눈빛이 좋다. 아. 정말 너무 좋다.ㅠㅠㅠ 하도 오랫동안 삭풍을 받다보니 나중엔 삭풍에 버티는 건지 기대있는 건지 알 수 없는 고목이 정말 좋다.ㅠㅠㅠㅠ 너무 좋아.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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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천성이긴 하지만, 언제까지 작은 일에 연연할거냐. 그래. 모두 신경 써야 할 일들이지. 하지만 지금 해야 할 다른 일들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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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돌아다니고 - 한 달 몰아치기

Walking 2011. 12. 6. 06:34
어쨌든 한 달 동안 다닌 걸 몰아 쓰려니 쉽지 않다. 

일단 11월에 3일간 친구들과 담양에, 그 다음 주에는 또 3일간 혼자 경주에 다녀왔다. 담양 여행 전날 생리를 시작. 몸 컨디션으로는 최악일 때. 그나마 생리를 하니까 훨씬 기운이 난 건 다행이었지만... 그 다음  경주 여행은 완전히 내 방식대로의 거지 여행이었음. 난 여행에 가면 눈은 보신하고 몸은 고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같은 게 있는 걸까. 아무튼 두 여행 다 즐거웠다. 의외로 난 여행 체질인 것도 같고... 이번 공사 때 초반 이주일 그렇게 여행이라도 안했다면 정말 스트레스 엄청 받았을 거야. 역시 여행하기로 한 건 베스트 초이스였어. 

안타까운 건 찍은 사진이 죄다 구 스마트폰과 함께 증발되었...다는 ... 것. 그러타 나는 한달만에 스마트폰을 도둑 맞았던 것이다. 그것도 찜질방에서, 범행 추정 시각은 새벽 4시에서 5시. 4시에 핸드폰을 확인한 후 5시에 일어나 바로 핸드폰에 전화를 했는데 이미 꺼져 있더라는, 도난사건 교본같은 이야기 되시겠다. 약정은 35개월 남아서 난 앞으로 35개월 간 이만삼천원씩 기기 값을 내야 한다. 음... 으으음... 어허허. 그래서 담양과 경주의 풍광은 고스란히 내 기억 속에만 남았다. 담양의 경우야 친구들 사진이 남아 있고 사실 찍은 내용물도 거진 겹치고. 결정적으로 그 친구들 사진이 훨씬 잘 찍히긴 했는데...(스마트폰을 가지고도 사진을 못 찍는 나란 여자. 항상 사진이 삐뚜름해지는 나란 여자...) 아무튼 내 시야가 아닌 거잖아. 

그래서 안타깝지만 이번 기행문은 모두 사진이 없는 채로 진행하게 될 것 같다. 이것도 나름 도전이다. 과연 어디까지 기억해 내고 얼마나 생생하게 기록해 놓을 수 있을 것인가? 담양의 경우야 친구들이 보고 틀린 곳을 지적해 줄 수 있지만 경주는 어...음.

더 잊기 전에 여행 코스나 간략하게 메모.

담양: 포인트 - 선비들이 놀았던 정자. 공부했던 가옥. 들판. 작은 마당과 시내와 대나무 대나무 그리고 대나무 
1일: 다미 소라 혜미와 10시였나 11시 버스 타고 출발(우등버스 오오)->국수거리(혜미와 내가 멸치국수 다미와 소라가 비빔국수)죽녹원->죽녹원 뒤 쪽 정자 아마도 식영정 면앙정->죽통밥으로 저녁-> 메타세콰이아 길-관방재림 산책-> 근처 카페에서 휴식. 카페 이름이 독특했는데 잊어버렸다. -> 숙소
2일: 컵라면으로 아침->소쇄원->소쇄원 근처 길가 걸어서 이동->떡갈비 오오 승리의 떡갈비->가사문학관->환벽당->숙소->삼겹살 파티 
3일: 한옥마을?->순대국으로 점심->오일장에서 엿과 과자 사들고 버스터미널로... 집으로 집으로 고고 


경주: 포인트 - 유물과 유적 불교 문화재 - 아기자기한 볼거리 잔뜩. 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감은사지와 황룡사지.
담양보다야 당연 월등 낫지만(담양은 택시뿐이다... 현지인 중 버스 번호나 루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 생각보다 구린 교통망. 그리고 쓰러지지 않는 경주빵...
 
1일: 아침 9시 전라도 광주 터미널에서 출발 -> 1시 도착 -> 경주 게스트하우스에 짐 내려놓고 바로 감은사지로-> 가는 데 1시간, 가서 2시간, 돌아오는 데 1시간 걸렸지만 좋았다. 여행 기간 중 제일 날씨가 좋았는데 역시 이것도 행운이었다. 그 파란 하늘에 서 있는 탑 두 개와 탑신 뒤로 넘어가는 해를 선명하게 봤다.-> 돌아와서 피시방에서 폭풍 연성...피시방 찾느라 경주 시내 돌아다닌 것도 산책으로 칠 수 있으려나-> 11시 넘어 12시 쯤 귀가 취침 

2일: 불국사(중간에 버스에서 내려서 괜히 돈 한 번 더 냄. 아무튼 불국사는 아름답고도.)->경주박물관->안압지(울긋불긋하게 조명 까는 거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안압지 야경은 레알이었음. )->석빙고->첨성대 멀찍이서


3일: 포석정(누가 포석정에 볼 게 없다고 했는가)-> 분황사->황룡사지 (황룡사지에서만 적어도 2시간 있다 감.)-> 신경주역(경주 시내와 신경주역 사이 몹시 멀다. 버스로 한참 간다. 게다가 버스 코스가 꽤 험난. 경사로에 S자 코스에...의자에 앉아있다가 미끄러질 뻔 했음.)->ktx 타고 서울


 돌아와서는 본격 공사 관련 일 - 내 잠자리 마련 - 스마트폰 도난 등으로 몹시 정신없고 심란한 하루 하루. 그 와중 읽은 책이 뭐 뭐 있더라. 일단 여행지에서 백년 동안의 고독(이건 뒷부분을 1/4 정도 못봤다. 다 읽고 리뷰 써야지.) 훙루몽과 창선감의록. 고전막드의 향연. 수잔 콜린스의 헝거 게임 시리즈- 뒤 시리즈로 갈수록 실망. 재미있는 요소가 있긴 한데 작가가 제대로 유도 못한 것 같음 -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1권. 용의자 x의 헌신. 눈먼 자들의 도시 절반 정도. 극장은 영화관이든 연극 쪽이든 근처도 못 갔다. 이번 주 금요일에 갈 예정. 아. 그리고 요새는 백귀야행을 다시 보고 있음. 1권이 내 기억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놀랐는데 역시 뒤로 갈수록 연출이 난해해지고 있어.......OTL 하지만 역시 이 작가 특유의 세계관이며 인물이며 그걸 표현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존나 취향. 환월루기담 다음 권도 사야 하는데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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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끝

Walking 2011. 12. 6. 05:48

어제 인터넷 다시 연결하는 걸로, 집안 공사는 일단락이 되었다....... 남은 일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세간 위치가 정해지고 가재도구도 90%쯤 자리를 잡았다. 책 정리의 막중한 사명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일단 책장에 꽂는 데까지는 진행했으니까...

무엇보다도 조용히 앉아 긴 글을 쓸 수 있을 짬이 난다. 그게 중요한 거다. 간절히 바라기로는 앞으로 한달 간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다. 마침 겨울이잖아. 집에서 의사가 가르쳐준 운동이나 하며 쉬고 싶다. 음. 이 건으로 집안 사람들 모두 한달 넘게 고생했고 그 중 베스트는 엄마일 테지만... 아무튼 나에게도 까방권은 있다고 생각해.

달력으로 확인하니 정말 오늘로 딱 한달째다. 11월 6일 아침부터 시작했으니까. 그 전에 짐싸며 준비하던 기간을 생각하면 한달 반은 잡아 줘도 될 거다. 우... 우우. 한달에 걸쳐 이사를 했다. 몸만 가는 게 아니라, 집 내부를 만들면서 했지............... 으으.

덕분에 몸 상태가 좀 거지다. 특히 저번 주 금요일에 쓰레기 버리다 계단에서 넘어진 게 꽤 타격이 크다. 무릎이 제대로 쑤심. 저번번 달부터 생리를 인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슬슬 생리할 때가 되어서인지 배로 힘들다. 무릎, 어깨, 허리 - 지금 탈 난 관절부가 평소 세 배 정도로 지끈지끈.
처음에는 배가 고파서 힘이 없나 했는데,  몸에 남아 있는 열량이 얼마나 되냐하고는 상관없는 문제인 게 가면 갈수록 확실해진다. 예를 들어 저녁보다 훨씬 공복 상태일 텐데도 몇시간 누워 있다가 깬 아침에는 아프지도 않고 매우 꿩강하다. 몸 일으켜 생활하다 보면 아파지는 거지. 즉 아플 때 뭔가 먹은 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냥 내 몸이 현실도피를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란 거지. 

그래서 요새 자꾸 뭔가 먹으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주의 중. 이대로라면 먹는 패턴이 옜날 그대로 돌아온다. 너무 많이 먹어 속이 더부룩한 것도 문제지만 이제는 먹어봤자 안 아픈 게 아니라는 거. 잠깐 정신이 맑아지긴 하는데 그래봤자 아픈 건 여전하다. 금방 상태 훅 가기도 하고. 차라리 바로 누워 버리는 게 낫지.

이게 더 힘든 건 몸의 힘은 다 떨어졌는데 잠이 오는 건 아니란 거다. 잠을 잘 자는 것도 축복이요 건강의 증거다. 분명히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어서 고개 까딱 하는 것도 버거운데, 차라리 잠이 들어 버렸으면 좋겠는데 잠이 안 온다. 진이 빠져 가는 걸 생으로 느끼면서 깨 있다. 끄르륵 .................. 특히나 몸이 생리 준비 하려고 더 힘든 거... 여분이 없는 몸에서 생리 지분을 만들려고 몸의 각 부분끼리 싸우는 게 느껴진다. 여력이 없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서 생리를 해야 할까 회의가... 물 밀듯이...  밀려와.... 어떻게 하면 여력이 생길까. 먹는 걸 잘 먹어야 하나? 뼈 문제가 해결되면 몸이 좀 살아나려나? 어떻게 해야 하니. 매번 저녁 즈음마다 생으로 미이라가 되는 기분 느끼는 건 너무 힘들단 말이드아.....................................

음 공사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몸 신세 한탄 얘기로 왔나. 요새 이야기는 정말 내 몸 상태 보고가 70%인 듯. 그런데 내가 지금 가장 긴급하게 느끼는 문제가 이거니 하는 수 없다. 글쟁이로서의 미래라든가 학교 문제라든가는 생각해야 떠오르지만 이건 정줄을 놓고 있어도 똑똑하게 느껴지는걸. 으으...

아무튼 좀 쉬자. 내 몸이 쉬라고 해. 난 쉬어야 해. 이젠 정말 쓰러질 거 같단 말야.... 사실 쓰레기버리다 넘어진 것도 반쯤 쓰러졌던 것 같고...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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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는 언제나 돋는다

Walking 2011. 10. 24. 10:32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view.html?cateid=1026&newsid=20111024094324781&p=yonhap&RIGHT_COMM=R3
<- 기사 원문


한국 사회 質 OECD 회원국 중 28위"
연합뉴스|이연정|입력 2011.10.24 09:43|수정 2011.10.24 09:43|누가 봤을까?  
폰트크게작게메일인쇄스크랩고객센터굴림돋움바탕맑은고딕내 블로그로내 카페로SBS, 서울대 사회硏 조사 의뢰..미래한국리포트서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한국 사회의 질(質)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는 24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에 '사회의 질'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결과 한국은 OECD 30개 회원국 중 28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역별로 보면 한국의 교육과 일자리 제공 능력(인적자본)은 18위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사회 응집성(23위)이나 복지·정치참여(29위), 제도 역량(28위), 시민 역량(27위) 등은 모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종합 1위는 제도·시민역량, 복지, 사회적 응집성, 정치 참여 등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덴마크가 차지했고 아이슬란드가 2위, 스웨덴이 3위였다.

또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각각 4, 5위에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북유럽 국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은 종합 19위, 일본은 23위를 기록했으며 30위는 터키였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사회의 질' 최하위권인 한국과 1위인 덴마크를 비교해보면 덴마크에서는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위험을 회피하기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사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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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새삼스러워서 지적하는 것도 기 막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복지포퓰리즘^ㅁ^ 운운할 수 있는지 그 정신력에 경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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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Walking 2011. 10. 24. 04:18
여러모로 나아지긴 했다. 심신 양면으로 봤을 때 지난 10년 중 그 어느 때보다 상태가 좋다고 확신한다. 특히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고,앞으로도 더 나가려 하고 있음. 하지만 뭔가, 아주 중요한 부분에서 삶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강한 소속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일들이다. 거울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이쁜지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한테 확인을 받고 싶...ㅇㅇ 뭐 백설공주 계모보다는 한 단계 발전한 건가. 

이것도 그만큼 상태가 좋아졌으니 하는 생각이겠지. 어떻게 하면 왈칵 삶에 뛰어든 느낌이 날까. 지금의 나는 호수 주변을 뱅뱅 맴돌며 입수 지점을 찾고 있음. 되는 대로 발을 담가 보고는 있는데 딱 여기다 하는 지점이 잡히질 않고, 그나마 현재 선 위치에서 더 깊이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있다. 음. 마인드가 좋을 때 어서 들어가고 싶어 자꾸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조바심과의 싸움인거지 ㅇ<-< 으으 으으 좀 더 집중 좀 더 집중 포커스 온 센터에 놓고 스위치 

일단 꾸준히 하자 뭐든 꾸준히 습관을 만들어 놔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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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2

Walking 2011. 10. 22. 06:36


우리는 화훼를 주업으로 하는 평화로운 마을의 학생이었다. 학교는 예술 계열이 특화되어 있었는데, 학생들은 제각각 특기 하나 씩을 가지고 있었다. 토비는 모든 부분에서 굉장히 우수한 학생이었다. 글도 곧잘 썼지만 그가 주 종목으로 삼은 건 무용이었다. 나는 크게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단짝이었고, 나는 토비가 정말 잘 되길 바랐다. 

학교에는 매 시즌마다 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에는 프로 예술가들이며 고등 예술학교 교사들이 와서 학생들을 스카웃하는데 그 시즌에는 토비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미 도시의 무용 학교에서 그 애를 데려갈 건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곳에서 파견된 사람들은 토비가 다른 장르에 한눈을 팔지 않도록 잔뜩 경계하고 있었다. 그 애에게는 음지나 양지에서 스카웃 제의가 계속 들어왔다. 단짝인 내게 권유를 종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선생의 편지가 온 건 바로 그때였다. 당신의 글을 봤다. 나는 당신의 재능에 관심이 많고, 당신이 누구보다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자기 밑에서 배워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 그는 현재 최고의 작가였다. 글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아무에게도 매이려 하지 않는, 상당히 괴팍한 태도로도 유명한 이였다. 그러니 이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그는 심지어 스카웃하러 온 손님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당장 그  편지를 토비에게 전했다. 당연히 토비에게 온 편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 애는 도시에 이미 여러 번 글을 내고 상을 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서 이런 편지를 받을 만한 사람은 그 애 밖에 없었다. 선생의 제안은 이미 무용 쪽으로 기울어 있던 그 애마저 놀랄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서 이제와서 이 편지 하나 때문에 다 결정된 진로를 틀 수는 없었다. 토비는 무용을 준비하면서, 예전에 쓴 글을 하나 보냈다. 그 후 얼마간은 발표회 준비를 하느라 너무 바빴고 나는 그 편지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발표회가 다 닥쳐서 언뜻 토비에게 물어보니 보낸 글에는 답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좀 아쉽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토비는 웃어 넘겼다. 

그리고 그때 무용 학교 선생과 친구였던 선생이 발표회에 들렀다. 정식으로 스카웃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 그가 그 쪽에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 존재감은 확실히 대단했다. 작가라기보다는 수렵인처럼 보일 정도로 덩치가 크고 검은 머리카락을 텁수룩하게 기르고 있었다. 정말 격 없고 시원시원한 태도에, 제 할 말은 다 하는 타입이었다. 나는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었는데도 이상하게 선생과 얘기하면 마음이 편했다. 짧은 기간에 친숙해졌다고 하기는 힘들고, 꼭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삼촌 조카 사이 정도라고나 할까. 어색한데 또 어딘가 통하기도 하는 뭐 그런. 

발표회는 마을의 커다란 온실에서 꽃 전시회와 함께 진행되었다. 선생은 문간에 기대선 채 멀찍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무대에서는 토비의 춤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난 선생에게 토비가 만약 글을 썼더라면 참 좋았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은 영 모르는 척을 하며 토비가 글을 선택하지 않은 게 뭐 그리 안타까운 일이냐고 말했다. 나는 난감해져서 예전의 편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그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 편지는 나한테 보낸 거라고.

정말 놀랐다. 정말 그 자리에서 기절초풍할 만큼 놀랐다. 가만 생각해보니 편지 어디에도 토비 앞으로 보낸다는 말이 없었다. 당연히 토비에게 온 편지라고 믿었었는데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작가가 되라는 말은 토비가 아니라 내가 들은 말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날 제자로 받아 달라고. 선생은 웃으며 거절했다. 일고해 볼 가치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계속 쫓아가면서 빌었다. 화려한 축제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꼴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선생이 웃으며 날 피하고, 나중엔 발을 지팡이처럼 써서 날 슥 밀어냈다. 그래도 계속 빌었다. 선생이 특유의 시원시원한 말투로 말했다. 꼭 내게 배워야만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지금까지처럼 조금씩 쓰면 되는 것 아냐? 언젠가 지방 신문 한 켠에 그럭저럭 인정 받는기고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넌 유명세같은 문제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으니 너만 만족할 수 있으면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겠어? 뭐하러 내게 배우려고 해?

나는 꼭 당신한테서 글 쓰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나 유명한 작가가 되느냐도 얼마나 대단한 작품을 쓰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자세라니, 말하는 내가 의아할 정도였다. 내가 그런 걸 배우고 싶었던가? 내가 정말 그에게 배우고 싶긴 한건가? 어떤 대우를 감수하고서라도? 대체 난 왜 지금 이렇게 빌고 있는 거지,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처럼 나 혼자 써대도 상관없을 텐데. 그런데 난 빌고 있었다. 그가 밀어낼 때마다 무릎 걸음으로 기어가면서. 선생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 이젠 정말 끝이었다.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선생을 잡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마을 사람들이 나섰다. 미리 말해두지만 절대 위협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마을의 축제 분위기는 여전했다. 선생의 거절하는 태도마저 어찌나 유쾌한지 꼭 축제의 일환같았으니까. 아무튼 마을 사람 한 명이 나서서 내가 왜 저러고 있는지 묻더니 가볍게 선생을 야유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누군가 선생의 바지 허리춤에 빵을 집어 넣었다. 그런 식으로는 절대 가볍게 떠나지 못하리라는 뜻이었다. 누군가는 굉장히 가시가 많이 돋아 있는 장미꽃을 집어 넣었다. 그러자 모두가 그를 본받아 특별히 가시가 날카롭게 난 장미를 수백, 수천 송이 던져댔다. 나를 저렇게 버려두고 가는 게 가시밭길에 내버리고 가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던가? 아무튼 선생의 앞뒤로는 붉은 장미길이 펼쳐졌다. 나는 그 길에 우두커니 서 있는 선생을 바라보았다. 선생은 또 한 번 어깨를 으쓱하더니, 이런 소박한 사람들을 상대로는 어쩔 수 없다며 투덜거리고는 내게 일어나라고 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선생과 함께 마을을 떠났다. 마을 사람들이 떠나는 내게 온갖 화초와 자잘한 추억을 장식할 만한 기념품들을 잔뜩 안겨 주었다. 나는 절대 이 장미 길을 잊지 않겠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약속했다. 



까지가 오늘 꾼 꿈.  정말 선생을 만난 거 같아서 즐거웠다. 요즘은 날마다 기념할 만한 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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