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공사 끝
Walking
2011. 12. 6. 05:48
어제 인터넷 다시 연결하는 걸로, 집안 공사는 일단락이 되었다....... 남은 일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세간 위치가 정해지고 가재도구도 90%쯤 자리를 잡았다. 책 정리의 막중한 사명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일단 책장에 꽂는 데까지는 진행했으니까...
무엇보다도 조용히 앉아 긴 글을 쓸 수 있을 짬이 난다. 그게 중요한 거다. 간절히 바라기로는 앞으로 한달 간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다. 마침 겨울이잖아. 집에서 의사가 가르쳐준 운동이나 하며 쉬고 싶다. 음. 이 건으로 집안 사람들 모두 한달 넘게 고생했고 그 중 베스트는 엄마일 테지만... 아무튼 나에게도 까방권은 있다고 생각해.
달력으로 확인하니 정말 오늘로 딱 한달째다. 11월 6일 아침부터 시작했으니까. 그 전에 짐싸며 준비하던 기간을 생각하면 한달 반은 잡아 줘도 될 거다. 우... 우우. 한달에 걸쳐 이사를 했다. 몸만 가는 게 아니라, 집 내부를 만들면서 했지............... 으으.
덕분에 몸 상태가 좀 거지다. 특히 저번 주 금요일에 쓰레기 버리다 계단에서 넘어진 게 꽤 타격이 크다. 무릎이 제대로 쑤심. 저번번 달부터 생리를 인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슬슬 생리할 때가 되어서인지 배로 힘들다. 무릎, 어깨, 허리 - 지금 탈 난 관절부가 평소 세 배 정도로 지끈지끈.
처음에는 배가 고파서 힘이 없나 했는데, 몸에 남아 있는 열량이 얼마나 되냐하고는 상관없는 문제인 게 가면 갈수록 확실해진다. 예를 들어 저녁보다 훨씬 공복 상태일 텐데도 몇시간 누워 있다가 깬 아침에는 아프지도 않고 매우 꿩강하다. 몸 일으켜 생활하다 보면 아파지는 거지. 즉 아플 때 뭔가 먹은 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냥 내 몸이 현실도피를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란 거지.
그래서 요새 자꾸 뭔가 먹으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주의 중. 이대로라면 먹는 패턴이 옜날 그대로 돌아온다. 너무 많이 먹어 속이 더부룩한 것도 문제지만 이제는 먹어봤자 안 아픈 게 아니라는 거. 잠깐 정신이 맑아지긴 하는데 그래봤자 아픈 건 여전하다. 금방 상태 훅 가기도 하고. 차라리 바로 누워 버리는 게 낫지.
이게 더 힘든 건 몸의 힘은 다 떨어졌는데 잠이 오는 건 아니란 거다. 잠을 잘 자는 것도 축복이요 건강의 증거다. 분명히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어서 고개 까딱 하는 것도 버거운데, 차라리 잠이 들어 버렸으면 좋겠는데 잠이 안 온다. 진이 빠져 가는 걸 생으로 느끼면서 깨 있다. 끄르륵 .................. 특히나 몸이 생리 준비 하려고 더 힘든 거... 여분이 없는 몸에서 생리 지분을 만들려고 몸의 각 부분끼리 싸우는 게 느껴진다. 여력이 없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서 생리를 해야 할까 회의가... 물 밀듯이... 밀려와.... 어떻게 하면 여력이 생길까. 먹는 걸 잘 먹어야 하나? 뼈 문제가 해결되면 몸이 좀 살아나려나? 어떻게 해야 하니. 매번 저녁 즈음마다 생으로 미이라가 되는 기분 느끼는 건 너무 힘들단 말이드아.....................................
음 공사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몸 신세 한탄 얘기로 왔나. 요새 이야기는 정말 내 몸 상태 보고가 70%인 듯. 그런데 내가 지금 가장 긴급하게 느끼는 문제가 이거니 하는 수 없다. 글쟁이로서의 미래라든가 학교 문제라든가는 생각해야 떠오르지만 이건 정줄을 놓고 있어도 똑똑하게 느껴지는걸. 으으...
아무튼 좀 쉬자. 내 몸이 쉬라고 해. 난 쉬어야 해. 이젠 정말 쓰러질 거 같단 말야.... 사실 쓰레기버리다 넘어진 것도 반쯤 쓰러졌던 것 같고... 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