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클래스 3회차 감상

Swimming/x-men 2011. 6. 21. 21:19


당연히 스포일러 有
생각 순서대로 무차별 열거. 나는 시방 성급한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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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의 인간낚시스킬은 초만렙이다. 그 오글라드는 작업멘트로 여자를 꼬시다니...!(뭐 매그니토의 헬멧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성인 찰스의 교수 임용 기념 파티(?) 때. 초반에 나왔던 그 청안/녹안 언니가  교수님을 반가운 얼굴로 기다리고 있더라. 세상에, 무려 그딴 작업 멘트를 걸다가 여동생 난입으로 막혔는데도 썸씽이 있긴 있었나 보다. 하긴 저런 어도러블한 젊은 박사라면 작업멘트가 좀 병신같은 건 애교로 봐줄 수 있을지도. 게다가 집도 갑부잖아. 

- 그렇게 '누구와도 수월하게 관계 맺는' 찰스의 한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건 레이븐과의 관계.  이 사람. 그 이외 캐릭터들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언제나 이겨 먹는다. 자신의 의지대로 굴리면서 남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조정한다는 게 더 대단. 특히 에릭과는 관계는 그냥 천생연분. 같은 의미로 난 막판 이혼도 결국 그 두 사람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거든. 원래 사람은 실패와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찰스처럼 오만 ㅋ 한 사람에게는 아주 제대로 약이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그 두 사람이 서로 처음으로 제대로 이를 드러냈을 때, 파국을 두려워해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숙여줬다면 그거야 말로 두 사람 모두의 실패지. 

  그래서 세번째 볼 때에는 에릭과 찰스의 이별보다 찰스와 레이븐의 이별이 더 짠했다. 서로 정말 아끼고 의지하고 살아왔지만 또 그만큼 엇나가기도 했던 관계. 그 둘이야말로 그 미묘한 어긋남을 '정'으로 이어붙이고 있던 사이였으니까. 찰스는 찰스대로 레이븐을 완전히 피보호자 취급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었고 - 혹은 그런 자각이 있더라도 정당화했지 - 레이븐은 레이븐대로 세상 유일한 보호자가 제 편은 들어주지 않고 '사회에 맞추라고만' 하니 힘들었을 테고. 게다가 이 보호자가 워낙 멘탈 갑인데다 선생질 갑이어야 말이지. 설교질이 짜증은 나는데 또 절대 틀린 건 아니거든. 말싸움으로 하면 절대 이길 수가 없어요. 그런데 뭔가 틀린 것 같고 불만스럽고... 네 그냥 평범한 가족 관계라는 거죠. 

  그런 귀한 여동생을 에릭에게 보내다니 찰스 정말 에릭 아끼는구나. 


- 세번째 보니 어째 찰스가 참 터프하더라. 존나 남자 돋는 건 아닌데, 개 털털함. 게다가 엄청난 똥배짱임. 텔레파스들은 다 저런 배짱 갑임?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한건데 말야. 지가 아무리 미친 존잘 텔레파스라지만 어쨌든 공식 신분은 민간인이잖아. CIA와의 접촉 이전까지는 미스틱 외에 엄청난 뮤턴트나 국가 단위의 정보 전쟁같은 것에 직접 연루된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대번 쇼우를 잡자 쇼우는 세계의 원수 / 내 텔레파스 능력을 제공할게요 / 할 수 있냐고. 모이라의 소개로 CIA에게 초보 뮤턴트 강의를 하러 갈 때만 해도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완전히 결정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 그리고 역시 그런 주제에 에릭한테 원 팔꿈치찍기 투 펀치 맞고 OTL치는 게 참.... 책상물림이니 당연하지.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단번에 제압 당하냐.... ㅋㅋㅋㅋㅋㅋ


- 별 것 아니지만, 겨스님은 역시 꼭 관자놀이에 손을 대지 않아도 능력을 쓸 수 있다. 
  

-  정말 신기하지. 이 영화 매카보이는 절대 뽕 맞은 밤비(...)버전이 아님. 뭐 병신 낚시 멘트 칠 때는 좀 끼가 보이긴 하지만. 게다가 슬쩍 후덕하게 살도 쪘고. 별로 안 이뻐. 이쁜 구석이 별로 없어. 눈색깔이 쩔긴 하지만 그게 무슨 절대마성의 눈은 아니야.

그런데 머리부터 발끝! 까지 다 사랑스러워! 니가 하는 선생질마저 자랑스러워~ 우우우~'3'


-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가 낚인 포인트는 일단 이 사람의 오만한, 학자연한, 젊은 사람 특유의 한계를 별로 미화하지 않고 보여줬다는 거.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진심으로 즐거워 하는 게 보인 데서. 알렉스를 벙커에 밀어 넣은 다음이라든가 행크와 달리기를 하며 대화할 때라든가, 션을 코치할 때라든가. 이 사람 정말 애들 가르치는 거 좋아한다. 아이들이 성과를 보이면 그것도 좋지만, 애초에 자신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어. 아.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뭔가 나눠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거야. ㅠㅠㅠㅠㅠㅠ 

아 시발 말하다 보니 백화하네.ㅠㅠ
그런데 나 지금 몇번째 항목까지 죄다 교수님 이야기. 허허. 그래. 내가 많이 급했다. 도서관이며 여기저기 들렀다가 오면서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데 까먹을까봐 무서웠거든. 

- 에릭은 정말 나오는 장면마다 간지 폭발이다. 손가락 사이로 동전 스위밍 시키는 부분에서부터 아주 ... 영화가 수위조절을 잘 해서 심하게 끔찍한 장면들은 나오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하는 것만으로 화면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죄다 보이는 것 같아서 아주 흠칫흠칫. 아직도 제일 처음 은행에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자꾸 눈을 감는다. 별 것 안 나온다는 거 아는데도 말이지. 


- 참 저런 강철사나이가 저렇게 눈물을 후두둑 후두둑 흘리는데 그게 전혀 괴해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캐릭터가 부각된다니. 송신기 돌리는 장면에서의 눈물이 특히 강렬한 건 눈물을 흘리는 방식마저 에릭과 찰스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분명 둘이 합쳐 동전 한 면이 되도록 서로 반대쪽 눈에서 눈물을 흘려주고 있는데, 에릭이 깨어진 외벽으로 눈물이 투둑- 하고 터져 나오는 식이라면 찰스의 눈물은 조용히 흘러내리는 식이라. 게다가 찰스는 지 손으로 눈물을 닦는데 에릭은 닦을 엄두도 못낸다. 아.... 진짜 짠해서.... 


- 그런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닌데 말야. 그 송신탑. 저렇게 큰 데 막 돌려놔도 되는 거냐? 그리고 송신탑 돌렸는데 으아아 왜 티비 안 꺼짐요? 난 이 장면 처음 볼 때 모이라가 창밖으로 머리 내밀고 대통령 연설! 하길래 연설 방송 중에 TV 꺼졌다고 하는 줄 알았어.....


 - 쇼우와의 관계는  레알 그냥 짜장 미친듯이 돋는다고 밖에. 어머니가 죽은 그 순간 이미 그 어린 것이 슈미트 박사의 계승자가 될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는 건 생각할수록 쩐다. 쿠바 사태 때의 그 대립은 그냥 네. 쇼우의 에릭 능욕이 말그대로 쩔어줬습니다.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굉장히 깔끔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2회차 3회차를 찍다 보면 1회차 감상에 비해 의외로 각 장면에 부여된 시간이 얼마 안되었다는 걸 알고 놀라게 되는데 쇼우와 에릭이 직접 대면한 시간이 대표적인 예. 쇼우의 쏘핫한 원자력 발전실(..)에 들어간 후 잠깐 대치 - 발림 - 대화 몇마디 나누고 동전마술. 진짜 짧더라. 그런데 그 와중에 아주 그냥 가차없이 핵심을 질러요. 아놔. 



- 그래서 저는 속편이 매우 기다려집미다. 찰스의 프로페서 엑스도 기대되지만, 매그니토가 쇼우를 어떻게 계승 발전시키는지도. 현재 영화 진도상까지는 쇼우의 세계관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 거 같거든. 투구...투구 빼고. 아 그 판타스틱한 투구 ... 아니 할거면 좀 패션 센스도 본받든가. 헬파이어 니네는 새 리더 복장을 보고 뭐 감흥이 아니 오니? 응? 립타이드 너 말야. 저런 빛나는 빨강 투구벌레 리더로 만족하는 거야?


- 놀라지 마시라. 아자젤에게 대사가 있었다. 그것도 최소 세 마디나. 맨 처음 미국 측 대령을 데려갈 때 '잡아' /  찰스가 세리브로 사용한 후 엠마와 대화 두 마디 / 그리고 쇼우와 한번쯤 대화를 했는지 아닌지 그건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아자젤 대사 있다 아자젤

- 그리고 립타이드는 정말로 대사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내 뇌내망상인데. 립타이드가 쇼우를 따르는 건 오로지 쇼우가 개간지나서다. 립타이드는 쇼우를 만나기 전까지는 딱 돈 많은 마나님들 사이에서 제비제비하게 살고 있었는데, 그의 능력을 알아본 쇼우가 픽업.  쇼우의 간지를 보고 홀딱 반해서 따라 나섰음. 역시나 그의 눈이 틀리지 않아서, 쇼우는 자신의 패션뿐만 아니라 부하의 패션도 소중히 할 줄 아는 좋은 리다였음. 덕분에 립타이드는 소용돌이 능력자 주제에 쩔어주는 컬의 장발 고수머리를 유지함. 가만 보면 나올 때마다 깨알같이 옷 갈아 입고 있음. 대사도 없는 주제에. 


- 쇼우의 CIA 침략... 이전까지 어린 뮤턴트들 중 리더는 다윈이었던 모양이다. 하긴 택시도 몰았으니 최소 미자는 아니라는 뜻이지. 공격 받는 중에는 대놓고 그 긴 팔다리로 애들 감싸려 하고, 도망치자는 결정도 다윈이 하지.
그런데 너무 대놓고 보호 모드라서 죽기 전에 멋있는 모습 보여주고 가는 거냐 하는 반발심도 좀 들었음.  


- 션의 저 빙구같은 표정은 볼수록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나름 비중 있는데... 너는 왜 포스터에 나오질 못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렇게나 귀엽건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약간 알렉찰스 망상도 한 게, 다윈이 죽은 후 훈련 과정에서 얘가 되게 찰스한테 의지하고 있는 게 보여서. 능력 쓸 때마다 나쁜 일이 있다고 했는데 그 카운트에는 다윈의 죽음도 포함 되어 있겠지? 결국 또 자기 능력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삽질했을 테고 말야. 뭐 그런 마음의 상처 달래는 건 찰스 특화 능력 아니었습니까? 하하하  


- 이 영화의 훌륭한 점:
1. 엄마가 죽은 호 폭주하면서도 쇼우를 공격하지 못하는 에릭을 보여준 점  
2. 찰스에게 대놓고 나이브한거냐 오만한 거냐고 묻고, 찰스가 거기에 대해 아임 쏘-리? / 한 반응을 보인 것.ㅋ 너 오만하다고 임마 ㅋㅋㅋ 저렇게 반응하니 진짜 오만한 거 티 나잖아.ㅋㅋㅋ 
3.  쇼우의 CIA 침략 때 일부러 아이들이 있는 방 앞에서 노멀 인간이 아이들 위치를 불고 자기는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걸 아이들이 듣도록 한 거 + 그걸 관객들에게도 보여준 거 

ㅋ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살리면서 공평하게 가는 그런 게 참 좋다는 거죠. 그런 거죠.


- 니콜라스 홀트가 존나 이쁘긴 한데 그래도 행크는 비스트 모드가 더 좋다. + 이 영화가 처음부터 속편찍을 예정으로 조금 더 느긋하게 진행되었다면 비스트가 된 후 행크의 변화를 좀 더 천천히 보여줬을 텐데 아쉬움. 얘가 비스트 되더니 너무 순식간에 말투가 바뀌었다.


- 아. 그리고 쇼우는 정말 독어 못하긴 하더라.... 남한테서 그런 얘기를 들어서 더 신경쓰인 건가. 1 2회차 때는 그냥 말투가 저런건가 했는데 ... 아역 에릭과 대화 주고 받는 데서 느낌이 뽝... 이건 뭐랄까. 한국어로 치면 거의 - 아버지가 방에 들어갔습니다. -를 아버지 / 가 - 방에 - 들어-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 단어 한 단어 따로 떼서 국어책 읽기를 시전하신 거 같은 느낌이. 물론 그 와중에도 연기를 하시긴 했지만 말이지. + 워낙 포스가 쩔어서 사실 말을 뭐 어떻게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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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과 최약체 조합은 역시 진리다

Swimming/x-men 2011. 6. 10. 02:06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회차 찍음.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지나 있다는 거에 좌절칠 만큼 할 일이 밀려 오는데 그 와중에 잘 논다. 허허. 멋진 나. 

이하는 스포 有. 정리정돈은 無




- 찰스 자비에(12)는 참 무서운 아이다.  제 엄마 모습을 하고 있는 정체 모를 이 앞에서 대놓고 넌 누구냐고 묻는다거나, 퍼런 지점토 피부 소녀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안해서가 아님. 그 애를 보자마자 한다는 말이 "난 내가 혼자가 아닐 거란 걸 알고 있었어." 라는 거. 이게 정말 무섭다. 얜 정말 타고난 멘탈 갑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언제든 펼치면 술술 읽히는 책장같다는 건 대체 어떤 상태인걸까. 그런 아이가 '내가 혼자가 아닐 거라고' 믿는다는 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 머릿 속에서 뭘 읽었기에 저렇게 굳건하게 믿고 있었던 걸까. 

- 관객들에게 쉽게 어필되는, 사실상 이 영화 내 스토리의 많은 부분이 매그니토의 탄생과 성장에 맞춰져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이해도 되는 게, 도대체 '남의 머릿속을 다 읽어 버리는 게 가능한 사람' 이야기같은 걸 어떻게 풀어낸단 말인가.
엑스맨을 맨 처음 만든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저 찰스 자비에 설정이 저런 캐릭터에게는 제일 무난한 거 같긴 하다. (핫초코를 직접 타주지 않는 어머니라거나 양아버지란 말이 나오는 걸 보니 가정사가 뭐 대단 훈훈했을 것 같지는 않다만.......) 안락한 부잣집에서, 하고 싶은 공부 하며 잘 자랐습니다. 평온하게. ㅇㅇ. 

-  그런데 인간적으로 성인 버전 찰스가 24살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스물네살짜리 겨스... 아... 아니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말이지. 외모가.... 아니 외모도 그렇다치는데 그 언행의 포스는 스물넷이 아니라 서른넷이라고 아무리봐도 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내가 잘못 본건진 몰라도 분명 1944년에 12살이었던 찰스가 18년이 지난 1962년에 24살이란 건 말이 안되잖아. 어린 시절 자막에 분명히 1944. 뉴욕이라고 되어 있었는데.'ㅠ' 내가 혹시 에릭 쪽 과거 자막이랑 헷갈렸나? 헷갈렸다고 해도 40년대인 건 맞다. 5n년대였으면 그렇게까지 착각하지는 않을 테니까. 62년에 24이려면 당시 6살이었어야 한다는 건데.... 아무리봐도 어린 찰스는 최소 열살(서양이 동양보다 들어보인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동양식으로 따지면 열두살이라고 우겨도 될 거 같음)은 되어 보이지 여섯짤은 아닌 거 같단 말이야. 

아니. 생각해보니 대놓고 뒤쪽에서 어린 찰스가 열두살이라고 써 있었지 참. ....
그럼 18년 지났으면 서른살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체 어떻게 스물네살인가요...? 


-  그놈의 관자놀이에 손가락 갖다 대는 것만 아니면....... 그럴 때마다 클로즈업되는 눈만 아니면..... 살짝 찌푸리는 표정만 아니면 자비에에게 안 낚일 걱 ㅏㅌ...은데 젠장........................ 

- 네 지금 계속 자비에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인정한다구요. 가엾은 나 또 낚였네

- 그리고 또 고자지. 왜! 호모떡밥을 보고도! 나는! 고자인가!

- 하지만 역시 포옹보다 키스보다 떡보다 나란히 눈물 한 방울 흘리는 장면이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격정적으로 포옹해도 저거보다 더 찐해 보일 수는 없을 것 같다. 

- 굳이 동인필터링을 거치지 않더라도  그 장면이 둘 관계의 절정임은 틀림없다. 참 조용한 절정.ㅇㅇ. 그 이후로 둘은 갈라질 수 밖에 없거든. 이건 자비에가 갖고 있는 능력의 선천적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선생질+멘토질에는 최적이다. 그리고 상대는 그의 멘토질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이윽고 성장을 마친 순간, 성장했기에 그를 떠날 수 밖에 없다. 완전히 성장한 독립적 개체가 자신의 머릿 속에 마음대로 들어오는 걸 허용할 리가 없잖아.
그와 대등하다고 할 만한 상대는 언제나 그와는 다른 길을 가게 될 거다. 그가 거기에 서 있기에 일부러 옆 길을 선택하겠지. 뭐. 이건 모든 선생들과 부모들이 겪는 일이긴 하다. 다만 찰스 자비에는 제자의 머릿속을 훤히 읽을 수 있을 뿐이지. 낄. 
<- 물론 엑스맨 1, 2편을 제대로 본 적도 없고 원작 만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그냥 선무당질이지만.ㅋ. 

- ... 쓰다보니 존나 취향이네. 하. 교수님 당신이란 교수님.  

- 올곧게 찰스 얘기만 하고 있는데 매그니토가 인상적이지 않거나 비호감이었다는 건 아니다. 외려 나올 때마다 두근반세근반했음. 앞서 말했듯 이 영화는 매그니토를 다루고 있고,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는 건 이 매그니토 캐릭터도 역시 마음에 들었다는 뜻. 진짜 깔쌈하게 매그니토를 이루는 요소와 그 조합 과정을 잘 보여준 것 같음. 클리셰 돋는 설정이기도 했습니다만. 

- 묘한 건 자비에는 배우보다 캐릭터에 더 낚였는데 매그니토 쪽은 캐릭터보다 배우에게 더 호감이 간다는 거. 매그니토 얼굴이 비칠 때마다 아 저 배우 얼굴 참 묘하게 생겼다... 하고 보고 있고...

- 대놓고 외강내유. 왜 저 배우를 로체스터 시켰는지 이 영화를 보고 알겠다. ㅇㅇ.

- 자비에가 미스틱과의 만남에서 어린 멘탈먼치킨의 면모를 보였다면 이쪽도 어렸을 때 이미 싹수를 보인다. 슈미트 박사 안 죽이잖아. 정말 왜 안 죽인걸까. 왜 그 순간 슈미트 박사를 향해 폭주 에너지를 돌리지 않은 걸까. / 혹은 돌리지 못한 걸까.

- 이쪽은 이쪽대로 성장과정이 몹시 궁금. 자비에는 진학하고 진학하고 진학했겠지 뭐'ㅠ' 싶은데... 넌 대체 어떻게 살아 남은 거냐. 도입부가 44년도였으니 몇년 안가 2차 대전도 끝났을 텐데.... 사지멀쩡하게 큰데다 몇개 국어를 하는 걸 보면... 슈미트 박사랑 언제 어떻게 헤어졌는지 궁금 돋네. 


-  자비에와 매그니토가 함께 나오는 모든 컷이 훌륭하게 호모로와서 어딜 콕 집어 말하기 힘들다. 그냥 죄다 받는다. 아 그냥 사겨. 사기라고. 아니 이미 사기고 있는 거 같아. ................ 
첫만남. '가는 걸 막을 수 있찌만 안 막는 거야'드립. 무심히 둘 사이에 놓여 있는 체스판. 동행. 엔젤을 앞에 두고 붉은 침대에 누워서 한다는 개드립. 등등이 있겠지만. 그래 난 그냥 얘네가 전투 중에 서로 손 잡고 끌어 올리고 제 몸으로 고정시켜주고 나중에 싸울 때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마저 죄다 호모롭게 보이지만....
그런데 얘네는 그냥 주고 받는 대화나 시선 처리가 죄다 서로를 동등한 논의 대상 - 의지처로 대한다는 거. 내 눈이 썩은 게 아니라는 거. ㅇ<-<
 어린 뮤턴트들에게 복수 운운할 때 '에릭, 잠깐 얘기 좀.....' 하는 찰스야 뭐 두말할 나위 없는 거고. 오늘 보니 행크가 변신하고 처음 등장할 때 다들 벙쪄서 행크만 보고 있는데, 에릭이 찰스를 돌아보더라고. 너는 알고 있지? 투라서 너무 돋았고. 네. 그렇다구요. 

- 짜장 레알 돋는 장면은 역시 동전 통과할 때의 교차편집이지. 하 시발. 감독 존나 훌륭하다. 반할 거 같다. 

- 헤어지는 장면에서도 둘 관계가 딱 잡혀 있어서 더 훌륭. 그냥 쓰러진 자비에와 그걸 반쯤 안고 있는 매그니토 자세 자체가 존나 훌륭함. 참. 파국도 너무 깔끔해서 말이지. 깽판을 친건 매그니토인데 'ㅇㅇ. 이제 끝났음.' 하고 도장 찍고 판 정리한 건 자비에 쪽이다. ㅋ. 과연 자비에가 언제 '매그니토와는 끝이다. 우린 가는 길이 다르다.' 라는 걸 인식하고 납득했는지 모르겠다. 쇼우를 죽였을 때? 미사일을 되돌려 쏠 때? 자신이 총에 맞았을 때? 그 와중에도 절대 벗지 않는 투구를 봤을 때? 

언제일까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열심히 두 사람 얘기만 했지만 닥터 슈미트 - 세바스찬 쇼우 역시 몹시 돋았다. 개인적으로는 44년 버전 안경 쓴 모습이 제일 훌륭했다고 생각하지만....... 우아하고, 시작을 여는 악역으로서 모자라지 않은 듯. 정작 장성한 에릭과 마주치는 장면은 거의 없다시피 한데 그런데도 훌륭하게 아버지-아들 구도를 연출해냈다. 연출의 힘인지 연기의 힘인지 껄껄.... '난 날 해칠 마음이 없어'가 진심이었으니 전세 역전한 후 매그니토가 스스로 쇼우의 손에 제 뺨을 갖다대는 씬이 더 쩔어 보이는 거겠지. 

-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평화같은 건 원치 않는다'는 매그니토의 말은 레알일 듯. 44년 이후 걔 인생에 단 한번이라도 평화같은 걸 생각해 본 적이나 있을까 싶다. 
 
- 프로스트의 얇은 허벅지와 풍만한 슴가가 몹시 부러웠다. 아니 언니 대체 어떻게 그런 몸매요.  어떻게 온 몸의 지방이 가슴에만 가 있나요. 

- 하지만 가장 몸매가 쩌는 건 미스틱이었음. 레알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몸매. 엔젤도 나름 괜찮았고. 모이라는 촘 마니 빈약해서 보기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속옷 취향이 훌륭하니까.... 

- CIA 요원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훌륭한 속옷 세트를 갖춰 입어야 한다.ㅇㅇ

- 밴시 몹시 귀엽다. 어린 뮤턴트들 중에서는 얘가 제일 귀여운 듯. 날개 디자인이 솔까 좀..... 구렸지만. 냄비뚜껑을 가슴팍에 달고 있는 하보크보다야 상팔자지. 낄낄.

- 센스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ㅋㅋㅋㅋㅋㅋ 막판에 모이라가 유어 엑스맨이라고 했을 때 자비에 표정은 ㅋㅋㅋㅋ 그 미묘하게 짜식은 표정 ㅋㅋㅋㅋ 프로페서 엑스니 매그니토니 하는 이름을 당당하게 붙이는 미스틱이나, 그걸 좋다고 쓰는 매그니토나 ㅋㅋㅋ 이젠 모이라마저 ㅋㅋㅋ 프로페서 엑스 제자니까 엑스맨이냐고욬ㅋㅋㅋㅋ/ 아니 너마저 네이밍 센스 왜 이러니. 왜 내 주변엔 멀쩡한 센스를 가진 사람이 없지? 묘한 체념이 보여서 뿜. 

- 그래서 속편은 언제 나오나요. 하야꾸. 현기증. 제발. 부디. 하놔. 교수님 머리 미는 건 좀 ... 천천히...하면서 부탁드립니다. 물론 원작이야 존중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 투톱 중 하나가 대머리면... 아니 난 그냥 매커보이 머리카락이 몹시 마음에 들어서 이러는 게 맞...아...... 뭐 대단한 머리카락이라고 그게 마음에 드냐고 하면... 그냥 그래요. 어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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