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갑과 최약체 조합은 역시 진리다

Swimming/x-men 2011. 6. 10. 02:06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회차 찍음.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지나 있다는 거에 좌절칠 만큼 할 일이 밀려 오는데 그 와중에 잘 논다. 허허. 멋진 나. 

이하는 스포 有. 정리정돈은 無




- 찰스 자비에(12)는 참 무서운 아이다.  제 엄마 모습을 하고 있는 정체 모를 이 앞에서 대놓고 넌 누구냐고 묻는다거나, 퍼런 지점토 피부 소녀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안해서가 아님. 그 애를 보자마자 한다는 말이 "난 내가 혼자가 아닐 거란 걸 알고 있었어." 라는 거. 이게 정말 무섭다. 얜 정말 타고난 멘탈 갑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언제든 펼치면 술술 읽히는 책장같다는 건 대체 어떤 상태인걸까. 그런 아이가 '내가 혼자가 아닐 거라고' 믿는다는 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 머릿 속에서 뭘 읽었기에 저렇게 굳건하게 믿고 있었던 걸까. 

- 관객들에게 쉽게 어필되는, 사실상 이 영화 내 스토리의 많은 부분이 매그니토의 탄생과 성장에 맞춰져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이해도 되는 게, 도대체 '남의 머릿속을 다 읽어 버리는 게 가능한 사람' 이야기같은 걸 어떻게 풀어낸단 말인가.
엑스맨을 맨 처음 만든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저 찰스 자비에 설정이 저런 캐릭터에게는 제일 무난한 거 같긴 하다. (핫초코를 직접 타주지 않는 어머니라거나 양아버지란 말이 나오는 걸 보니 가정사가 뭐 대단 훈훈했을 것 같지는 않다만.......) 안락한 부잣집에서, 하고 싶은 공부 하며 잘 자랐습니다. 평온하게. ㅇㅇ. 

-  그런데 인간적으로 성인 버전 찰스가 24살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스물네살짜리 겨스... 아... 아니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말이지. 외모가.... 아니 외모도 그렇다치는데 그 언행의 포스는 스물넷이 아니라 서른넷이라고 아무리봐도 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내가 잘못 본건진 몰라도 분명 1944년에 12살이었던 찰스가 18년이 지난 1962년에 24살이란 건 말이 안되잖아. 어린 시절 자막에 분명히 1944. 뉴욕이라고 되어 있었는데.'ㅠ' 내가 혹시 에릭 쪽 과거 자막이랑 헷갈렸나? 헷갈렸다고 해도 40년대인 건 맞다. 5n년대였으면 그렇게까지 착각하지는 않을 테니까. 62년에 24이려면 당시 6살이었어야 한다는 건데.... 아무리봐도 어린 찰스는 최소 열살(서양이 동양보다 들어보인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동양식으로 따지면 열두살이라고 우겨도 될 거 같음)은 되어 보이지 여섯짤은 아닌 거 같단 말이야. 

아니. 생각해보니 대놓고 뒤쪽에서 어린 찰스가 열두살이라고 써 있었지 참. ....
그럼 18년 지났으면 서른살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체 어떻게 스물네살인가요...? 


-  그놈의 관자놀이에 손가락 갖다 대는 것만 아니면....... 그럴 때마다 클로즈업되는 눈만 아니면..... 살짝 찌푸리는 표정만 아니면 자비에에게 안 낚일 걱 ㅏㅌ...은데 젠장........................ 

- 네 지금 계속 자비에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인정한다구요. 가엾은 나 또 낚였네

- 그리고 또 고자지. 왜! 호모떡밥을 보고도! 나는! 고자인가!

- 하지만 역시 포옹보다 키스보다 떡보다 나란히 눈물 한 방울 흘리는 장면이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격정적으로 포옹해도 저거보다 더 찐해 보일 수는 없을 것 같다. 

- 굳이 동인필터링을 거치지 않더라도  그 장면이 둘 관계의 절정임은 틀림없다. 참 조용한 절정.ㅇㅇ. 그 이후로 둘은 갈라질 수 밖에 없거든. 이건 자비에가 갖고 있는 능력의 선천적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선생질+멘토질에는 최적이다. 그리고 상대는 그의 멘토질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이윽고 성장을 마친 순간, 성장했기에 그를 떠날 수 밖에 없다. 완전히 성장한 독립적 개체가 자신의 머릿 속에 마음대로 들어오는 걸 허용할 리가 없잖아.
그와 대등하다고 할 만한 상대는 언제나 그와는 다른 길을 가게 될 거다. 그가 거기에 서 있기에 일부러 옆 길을 선택하겠지. 뭐. 이건 모든 선생들과 부모들이 겪는 일이긴 하다. 다만 찰스 자비에는 제자의 머릿속을 훤히 읽을 수 있을 뿐이지. 낄. 
<- 물론 엑스맨 1, 2편을 제대로 본 적도 없고 원작 만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그냥 선무당질이지만.ㅋ. 

- ... 쓰다보니 존나 취향이네. 하. 교수님 당신이란 교수님.  

- 올곧게 찰스 얘기만 하고 있는데 매그니토가 인상적이지 않거나 비호감이었다는 건 아니다. 외려 나올 때마다 두근반세근반했음. 앞서 말했듯 이 영화는 매그니토를 다루고 있고,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는 건 이 매그니토 캐릭터도 역시 마음에 들었다는 뜻. 진짜 깔쌈하게 매그니토를 이루는 요소와 그 조합 과정을 잘 보여준 것 같음. 클리셰 돋는 설정이기도 했습니다만. 

- 묘한 건 자비에는 배우보다 캐릭터에 더 낚였는데 매그니토 쪽은 캐릭터보다 배우에게 더 호감이 간다는 거. 매그니토 얼굴이 비칠 때마다 아 저 배우 얼굴 참 묘하게 생겼다... 하고 보고 있고...

- 대놓고 외강내유. 왜 저 배우를 로체스터 시켰는지 이 영화를 보고 알겠다. ㅇㅇ.

- 자비에가 미스틱과의 만남에서 어린 멘탈먼치킨의 면모를 보였다면 이쪽도 어렸을 때 이미 싹수를 보인다. 슈미트 박사 안 죽이잖아. 정말 왜 안 죽인걸까. 왜 그 순간 슈미트 박사를 향해 폭주 에너지를 돌리지 않은 걸까. / 혹은 돌리지 못한 걸까.

- 이쪽은 이쪽대로 성장과정이 몹시 궁금. 자비에는 진학하고 진학하고 진학했겠지 뭐'ㅠ' 싶은데... 넌 대체 어떻게 살아 남은 거냐. 도입부가 44년도였으니 몇년 안가 2차 대전도 끝났을 텐데.... 사지멀쩡하게 큰데다 몇개 국어를 하는 걸 보면... 슈미트 박사랑 언제 어떻게 헤어졌는지 궁금 돋네. 


-  자비에와 매그니토가 함께 나오는 모든 컷이 훌륭하게 호모로와서 어딜 콕 집어 말하기 힘들다. 그냥 죄다 받는다. 아 그냥 사겨. 사기라고. 아니 이미 사기고 있는 거 같아. ................ 
첫만남. '가는 걸 막을 수 있찌만 안 막는 거야'드립. 무심히 둘 사이에 놓여 있는 체스판. 동행. 엔젤을 앞에 두고 붉은 침대에 누워서 한다는 개드립. 등등이 있겠지만. 그래 난 그냥 얘네가 전투 중에 서로 손 잡고 끌어 올리고 제 몸으로 고정시켜주고 나중에 싸울 때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마저 죄다 호모롭게 보이지만....
그런데 얘네는 그냥 주고 받는 대화나 시선 처리가 죄다 서로를 동등한 논의 대상 - 의지처로 대한다는 거. 내 눈이 썩은 게 아니라는 거. ㅇ<-<
 어린 뮤턴트들에게 복수 운운할 때 '에릭, 잠깐 얘기 좀.....' 하는 찰스야 뭐 두말할 나위 없는 거고. 오늘 보니 행크가 변신하고 처음 등장할 때 다들 벙쪄서 행크만 보고 있는데, 에릭이 찰스를 돌아보더라고. 너는 알고 있지? 투라서 너무 돋았고. 네. 그렇다구요. 

- 짜장 레알 돋는 장면은 역시 동전 통과할 때의 교차편집이지. 하 시발. 감독 존나 훌륭하다. 반할 거 같다. 

- 헤어지는 장면에서도 둘 관계가 딱 잡혀 있어서 더 훌륭. 그냥 쓰러진 자비에와 그걸 반쯤 안고 있는 매그니토 자세 자체가 존나 훌륭함. 참. 파국도 너무 깔끔해서 말이지. 깽판을 친건 매그니토인데 'ㅇㅇ. 이제 끝났음.' 하고 도장 찍고 판 정리한 건 자비에 쪽이다. ㅋ. 과연 자비에가 언제 '매그니토와는 끝이다. 우린 가는 길이 다르다.' 라는 걸 인식하고 납득했는지 모르겠다. 쇼우를 죽였을 때? 미사일을 되돌려 쏠 때? 자신이 총에 맞았을 때? 그 와중에도 절대 벗지 않는 투구를 봤을 때? 

언제일까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열심히 두 사람 얘기만 했지만 닥터 슈미트 - 세바스찬 쇼우 역시 몹시 돋았다. 개인적으로는 44년 버전 안경 쓴 모습이 제일 훌륭했다고 생각하지만....... 우아하고, 시작을 여는 악역으로서 모자라지 않은 듯. 정작 장성한 에릭과 마주치는 장면은 거의 없다시피 한데 그런데도 훌륭하게 아버지-아들 구도를 연출해냈다. 연출의 힘인지 연기의 힘인지 껄껄.... '난 날 해칠 마음이 없어'가 진심이었으니 전세 역전한 후 매그니토가 스스로 쇼우의 손에 제 뺨을 갖다대는 씬이 더 쩔어 보이는 거겠지. 

-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평화같은 건 원치 않는다'는 매그니토의 말은 레알일 듯. 44년 이후 걔 인생에 단 한번이라도 평화같은 걸 생각해 본 적이나 있을까 싶다. 
 
- 프로스트의 얇은 허벅지와 풍만한 슴가가 몹시 부러웠다. 아니 언니 대체 어떻게 그런 몸매요.  어떻게 온 몸의 지방이 가슴에만 가 있나요. 

- 하지만 가장 몸매가 쩌는 건 미스틱이었음. 레알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몸매. 엔젤도 나름 괜찮았고. 모이라는 촘 마니 빈약해서 보기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속옷 취향이 훌륭하니까.... 

- CIA 요원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훌륭한 속옷 세트를 갖춰 입어야 한다.ㅇㅇ

- 밴시 몹시 귀엽다. 어린 뮤턴트들 중에서는 얘가 제일 귀여운 듯. 날개 디자인이 솔까 좀..... 구렸지만. 냄비뚜껑을 가슴팍에 달고 있는 하보크보다야 상팔자지. 낄낄.

- 센스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ㅋㅋㅋㅋㅋㅋ 막판에 모이라가 유어 엑스맨이라고 했을 때 자비에 표정은 ㅋㅋㅋㅋ 그 미묘하게 짜식은 표정 ㅋㅋㅋㅋ 프로페서 엑스니 매그니토니 하는 이름을 당당하게 붙이는 미스틱이나, 그걸 좋다고 쓰는 매그니토나 ㅋㅋㅋ 이젠 모이라마저 ㅋㅋㅋ 프로페서 엑스 제자니까 엑스맨이냐고욬ㅋㅋㅋㅋ/ 아니 너마저 네이밍 센스 왜 이러니. 왜 내 주변엔 멀쩡한 센스를 가진 사람이 없지? 묘한 체념이 보여서 뿜. 

- 그래서 속편은 언제 나오나요. 하야꾸. 현기증. 제발. 부디. 하놔. 교수님 머리 미는 건 좀 ... 천천히...하면서 부탁드립니다. 물론 원작이야 존중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 투톱 중 하나가 대머리면... 아니 난 그냥 매커보이 머리카락이 몹시 마음에 들어서 이러는 게 맞...아...... 뭐 대단한 머리카락이라고 그게 마음에 드냐고 하면... 그냥 그래요. 어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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