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리뉴얼 겸
Walking
2009. 7. 17. 05:48
여기 들어온 이후 쓴 글들을 대강 훑어봤는데, 왜 이리 뻘글들이 많은지. 그리고 왜 이리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글들이 많은지.
내가 요새 생각을 해봤다가 멤버들한테 이제야 알았냐고 한 소리 들은 건데, 내가 좀 뒤끝이 차고 넘치는 거 같아. 난 몰랐는데 그렇더라구. 그러고보면 난 독일여행 하고 오기 전에는 내가 성격이 급한 줄도 몰랐지. 내가 날 참 모르는구면요.'ㅠ'
또 옛날일을 떠올리고, 옛날 기록들을 들쑤셔보고 질겅 질겅 씹어대다가 기분이 더러워지지도 않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억지로 짜증을 내보려다가, 그것도 안되서 그냥 끄적끄적 한다. 아 정말 작년은 나한테 있어서 최악이었어. 왜 난 이걸 그냥 떠내려보내질 못할까. 잊어버려야 되는데 잊어버리질 못할까. 관련된 사람들 다 괜찮다고 어차피 흔한 일이라고 잊고 털고 가는데 나만 왜 이러니. 그냥 한 번 화내고 울고 짜증내고 다음 장을 살아야 하는데 나 혼자 아직도 여기 얽혀서 절절 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꼴이라니.
뭔가 한번 쓰고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더 말도 못하겠다. 이젠 괜찮은 것 같은데 진절머리가 나서 잠도 안와. 이래서야 털고 여기로 옮겨온 보람이 없는데. 이젠 의무도 없고 관련도 없는 일이건만 왜 나는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한가.
아마도 내가 겁쟁이라서 그런가보다. 아마도 지구에 있는 생명 모두가 나에게 괜찮다 너 잘못 아니다 그 일로 널 탓하고 헐뜯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는 한 안심이 안되어서 그런가보다. 이미 관련자의 문제가 아닌거야. 그 좁은 바닥에서는 바닷가를 쓰는 파도만큼이나 흔한 일이라고, 어차피 날 기억하는 이도 없을 거고 모든 우물이 다 그렇듯 안에 들어앉아 있으면 세상 전체같지만 밖으로 나오면 한줌일 뿐인데도, 그런데도 나는 불안해진다.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보지 않아도 나는 나를 볼 수 밖에 없고. 그런 내가 그 일을 기억하니 어쩔 수 없지. 이젠 사죄고 뭐고 그냥 내가 빨리 잊는 게 최선인데 그걸 알면서도 왜 나는 놓지를 못하고 아직도 아직도 곱씹고 있는지 아이고 맙소사.
어떻게든 다시 저 바닥 안에 들어가지 않고 자립해야겠는데 그새 나는 너무 작고 보잘것없어지고 세상은 너무 크고 이도 안 먹힐 것 같아. 그래 이게 겁쟁이란 거지.
언젠가 다시 이 일을 떠올리는 글을 쓰면 그때는 괜찮다라고 쓰려고 했는데 왜 글은 반대로 가는지 모르겠군?
나는 분명 아무하고도 싸우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소심하고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걸까?
이제 슬슬 알프레드가 없어진지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열한달 정도 되었나?
꿈에서 볼 때마다 밥부터 챙겨주게 되는 우리 토끼야 엄마는 우리 토끼가 많이 보고 싶어. 왜 넌 나올 때마다 꼭 굶어서 비쩍 꼻은 모습으로 나오는 거니.
그래 요는 그냥 내가 뒤끝이 존나 장난 아니라는 거야. 그런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