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님 죄송합니다.
리봉주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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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구연방군 기술지원부에서 본 일이다. 메론 색 머리를 한 연령불명의 소년 하나가 빌리 카타기리의 작업실에 들어가더니 품 안에 꼭 끌어안은 태양로 하나를 내놓으면서 "이 태양로가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하고 그는 마치 맡긴 돈을 찾으러 온 듯한 시선으로 빌리의 입을 쳐다본다. 빌리는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태양로를 두들겨 보고 "돈☆마이"하고 내어준다. 그는 "돈☆마이"라는 말에 만족한 얼굴로 태양로를 받아 가슴 깊이 끌어안고 인사도 생략한 체 돌아나갔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기술자의 작업실을 찾아 들어간다. 기체를 끌어안은 팔을 한참 꾸물거리다가 태양로를 내어놓으며 "이것이 정녕 GN 입자를 뿜는 태양로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기술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모델은 우리 부서에서 개발한 것이 아닌데... 이 태양로를 어디서 훔쳤소?" 소년은 다시 없는 치욕이라도 받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우주 구석에서 주웠다는 말이오?" "누가 이렇게 큰 태양로를 빠뜨립니까? 분리되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소년이 손을 내미는데 당장이라도 기술자를 만번 죽일 기세다. 기술자는 질겁하여 "유 해브 컨트롤!★"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 가슴에 품고 찬 바람을 일으키며 돌아섰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얼마를 조급하게 걷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태양로에 혹 이상은 없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흉 하나 없이 매끈하게 빠진 흰 손가락이 태양로의 표면을 쓸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복도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더니 나풀거리는 소매를 끌어 태양로의 겉면을 싹 싹 닦아내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강한 태양로를 만들어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리고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태양로를 가슴팍에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이편에 대답해줄 의무는 없다는 듯 일어서서 자리를 옮기려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 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작은 주제에 이편을 내리 깔아보던 그는 마음이 바뀐 듯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원래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누가 나에게 준단 말입니까? 이를 잠시 빌려간 자는 '내가 건담이다.'라며 소유권을 이전하더니 구식 모빌 슈츠 하나 돌려 줘 본 적이 없습니다. 내 명령을 제대로 실행하는 놈도 백에 하나 쉽지 않습니다. 쇼파에 몸을 붙이고 니트질을 하다가 절벽을 타러 가거나 기껏 적함에 잠입시켰더니 연애질이나 하는 놈들이 태반입니다. 나는 하나 하나 계획을 실행시켜 알레한드로 코너를 홀렸습니다. 이렇게 홀린 코너를 베다 장악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러 번 하여 겨우 이 귀한 태양로 하나를 돌려 받았습니다. 이 태양로를 얻느라고 네 해가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분노의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태양로를 얻는단 말이오? 그 태양로로 무얼 하려오?"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태양로의 표면을 손가락 끝으로 쓸어내리며 대답했다.
"그저 이 태양로 하나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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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건지 옮겨 적는건지...
아무튼 뻘짓하다보니 내가 울고 너가 울고 리봉주가 울더라는...
...태양로가 저 사이즈가 아니라는 지적은 기각함미다.
리본즈는 할 수 있어 ㅇㅇ
...
...
미안 리본즈 안녕히...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