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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동귀비와 그의 아비 동승이 조조를 도모하려다 살해당한 날 밤
조조에게 육체로 서열 확인을 당한 헌제.
그 현장을 목격한 소년 환관을 벙어리로 만들어 곁에 두면서 헌제는 묵묵히 세월을 버텨나간다.
14년 후 복황후의 밀서가 발견되면서 조조의 아들 조비에 의해 악몽이 재연되고
복황후의 밀서를 고발한 이는 바로....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시작은 떡 망상이었으나 결과는 헌제를 많이 괴롭히게 된 책입니다. 적은 분량이지만 씬이 있습니다. 허무하지만 19금입니다.
예상 사양: A5 / 64~68페이지 / 떡제본 / 온리 소설본 / 19금
예상 가격: 5000원
부스위치: 지 05. 계륵계륵 꿈에드립
표지샘플:
_19금 표시는 앞부분 상단에 탈부착 스티커로 들어갑니다._
샘플 01.
어린 환관은 동그란 눈을 굴려 감히 소년의 얼굴을 힐끔거렸다. 그 젖은 눈을 보자 소년은 어렴풋 기억이 살아났다. 그는 이 아이를 본 적이 있었다. 보름 전 쯤 환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여 새로이 들여온 코흘리개 아이들 중 하나였다. 지엄한 내궁이라는 것도 잊고 그들끼리 짓고 까불며 노는 것을 붙잡았다가 귀뚜라미 하나를 진상 받았더랬다. 우는 소리도 뜀뛰기도 제법 훌륭해서 한 마리 더 잡아오라고 시키고는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아이는 하필 오늘 약속을 지키려 한 모양이었다. 하필 오늘. 눈치도 없이.
운도 없는 것.
“다 보았겠구나.”
“예?”
아이가 무심결에 되물었다가 얼른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이는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을까. 얼마나 보았을까. 장막 너머의 일을 모두 이해했을까?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고 있을까? 아니 모른다 해도.
“내가 부르는 소리를 다 들었겠구나.”
소년의 안색이 파랗게 변해가는 것은 흐린 등잔불빛만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조조는 여전히 한손에 검을 든 채 아이의 목 언저리를 겨누고 있었다. 소년이 명했다.
“죽이시오.”
“지금, 이 자리에서 말입니까?”
“동틀 때까지 미룰 필요도 없지 않소?”
소년의 목에서 쉿 쉿 바람소리가 섞여 나왔다. 그가 침전으로 한 발 물러나자 용포가 길게 끌리며 비늘 덮인 동물의 소리를 냈다. - 허어. - 조조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더니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때 아이가 앞으로 내달렸다.
“소…소인은 아무 것도 못 보았습니다. 못 보았습니다!”
고사리 손이 더러운 용포에 매달렸다. 아이의 짧은 팔이 가는 종아리와 허벅지를 끌어안았다. 늦었다 -. 너는 저 자의 손에 끌려나오는 순간 눈을 찔렀어야 했어. 저 자가 내 위에 올라타 있을 때 도망쳤어야 했어. 내가 제발 누구든 도와 달라 간절히 찾았을 때 귀를 지졌어야 했어. 그랬다면…….
소년의 눈에 냉기가 돌았다. 그는 다리를 흔들어 아이를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아이는 차여 나가떨어질 때마다 다시 달라붙었다.
“폐하! 살려주세요! 폐하!”
다급히 삶만 구하는 청원이 애절했다. 변성기가 오지 않은 어린 아이의 목소리는 울음도 소녀처럼 맑고 고왔다. 조조가 아이의 머리를 잡아채자 아이는 새된 비명을 질렀다. 꼭 한나절 전 동귀비처럼. - 폐하. 천첩을 버리지 마세요. 폐하. 살려주세요. -
“살려주세요!”
샘플 02.
“이는 폐하만이 쏘실 수 있는 보궁이온데 어찌 신이 감히!”
“짐이 내리는 것이오. 받으시오.”
“그럴 수 없습니다.”
“이제 경의 누이 셋이 짐의 부인이잖소. 오늘 같은 날 첫째 처남이 공을 세워야지. 시간이 없소. 어서!”
그래서 더욱 천부당만부당한 하명이라는 거다. 조조의 여식이 셋이나 황제의 귀비로 들어간 지금, 그 장남마저 황제의 화살을 빼앗아 쏜다면 너무나 노골적인 행동이 될 터.
털썩 - 조비가 아예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었다. 십년도 더 훌쩍 지났던가. 아직 아버지가 대권을 다 장악하지 못했을 때 황제의 활을 한 번 쏘았다가 한의 구신들을 한바탕 뒤집어놓았던 일은 그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들고 일어난 구신들 사이에 헌제의 귀비와 그 아비도 끼어있었다. 그런데 하필 혼인 축하 자리에서 조조의 아들이 황제의 권위에 손을 댄다면?
아버지의 위공 취임을 반대하던 순욱이 죽고 두 해, 순가의 또다른 귀재 순유가 찬성하면서 퍽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찬탈자 조조’에 대한 사인들의 경각심은 잔가시처럼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사인들에게 밉보인다면 아버지는 위왕이 될 수 있어도 조비는 후계에서 멀어질 것이다. 앞뒤가 탁탁 맞아 떨어지자 숨이 턱 막혔다. 이제야 황제가 굳이 군장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면서 활을 가지고 온 의도를 알 것 같았다.
“어차피 이 활도 화살도 경의 아버지가 만들어준 것 아니오. 경은 아비에게서 얻는 의식도 일일이 거절하는가?”
황제는 조비가 바닥에 무릎을 꿇자 저도 덩달아 말에서 내려왔다. 벙어리 상시가 화살을 내밀자 그는 그 중 세 발을 뽑아 조비에게 내밀었다.
“이게 그나마 낫겠군. 금촉은 영 무뎌서 말이오.”
“신은 감히 폐하를 모욕하고 아비에게 누를 끼칠 수 없습니다.”
“황제가 하사하는 걸 받지 않는 건 모욕이 아니오? 그대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대의 부친도 내 활을 쏜 적이 있소. 내 그때도 기꺼이 허락하였는데 그의 아들에게라고 못하겠는가.”
“물려주십시오. 신은 아비가 아닙니다.”
그러나 황제는 조비의 말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차가운 손가락이 조비의 턱을 받쳐올렸다. 손을 타고 넘어온 달큰한 향이 정수리까지 찌르고 들어왔다.
“그럴 리가.”
조비는 엉겁결에 황제의 손목을 잡았다. 분명 밀어낼 생각이었는데, 왜 붙잡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황제와 등 뒤로 벙어리 상시가 뻣뻣하게 긴장한 채 도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조그마한 변고라도 난다면 달려들 모양이다. 하지만 제가 달려들어서 무얼 어쩔 수 있단 말인가? 고작해야 내관인 것을. 무얼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는 것은 저놈의 주인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고작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