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2. 스마우그의 나홀로폐허 감상 스포 터짐

Swimming/etc 2013. 12. 12. 14:41

일관되게 사견에 치우침. 스포일러 도배.

 

 

 

 

 

 

 

- 호빗2. 스마우그의 나홀로 집에 / 폐허 아님 나홀로집에임. 다만 이 경우에는 두들겨 맞는 게 나홀로 집 지키는 아이였을뿐.

 


- 피잭은 미들어스에 가면 브리에 정착하고 싶나 보다 지금 저기 지나간 거 피잭 맞지?

 


- 저 망충이 드워프 왕자. 음식을 앞에 두고 왜 먹질 못하니.ㅜㅜㅜ

 


- 전편부터도 드워프들의 망충함과 위엄넘치는 연출 간 괴리가 심하긴 했지. 전편의 괴리가 한강 폭 만 하다면 이번엔 장강 폭 만큼은 되는 거 같다 니미.. 아. 이거 웃으라고 넣었다기엔 낭비다 싶을 만큼 위엄넘치게 연출했는데... 그렇다고 진지하게 보자니 그런 내가 웃기고. 껄껄 어쩌란 거야 왜 관객을 이렇게 갈등하게 하느냐 피잭?...

 


- 베오른은 희생당한 것이다 예로부터 그 희생이라는 것이......

톨킨 소설에 등장하는 초월적 존재를 어떻게 영화에 맞게 조절(실상 너프)시킬 것인가는 반지 때부터 계속 문제가 되었던 거지만 이번엔 좀 심각하다. 톨킨월드니 반지의 제왕이니 떠나서, 호빗 영화 안에서 개연성이 맞지 않는 것이다.
대체 아조그는 왜 베오른을 경계하는 건가? 지들이 '심심풀이' 삼아 노예로 만들고 전 가족 몰살시킨 그 베오른을? 그냥 뚫고 들어가지?

이렇게 내보낼 거면 차라리 봄바딜처럼 쿨스루하든가. 내가 가장 빡친 부분은 베오른의 꿀 쳐바른 과자들이 제대로 안 나오고 스킵되었다는 거야. 내가 그걸 얼마나 얼마나 을므느 기대했는데. 내가 아 베오른 겁나 위대하구나 하고 느낀 부분이 바로 거기라고! 저 위험천만 중간계에서 저렇게 호사스럽고 달달한 밥을 막 퍼먹으라고 내놓을 수 있다니. 되새겨봐도 정말 위대하다. 그런데 그 위대한 꿀꿀음식이 다 스루되다니.ㅠㅠㅠㅠㅠ

 


- 그냥 까놓고 말할게. 스란두일과 호수 마을 이외의 거의 모든 추가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 편은 많이 잡아도 세 번 이상은 안 볼 거 같다. 잭 선장 핥을 거 아니면 캐러비안의 해적을 여러 번 볼 필요는 없잖아. ㅇㅇ /

그 중 한 번은 꼭 지인들과 편하게 배깔고 드러누워서 치킨 뜯으며 보고 싶음. 영화 보는 내내 개그 추임새 넣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거렸다. 다같이 깔깔거리면서 보면 영화관에서 합죽이로 보는 것보다 다섯배는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음.

 

 

- 스란두일은 쩔었다. 존나 쩔었다. 아들보다 예쁜 엘븐킹이셨다. 예전에 용과 싸우다 입은 상처 ㄱ-;; 라거나 타우리엘에게 고나리시전하는 것까지도 그냥 저냥 넘길 수 있었다. 왜 스란두일이 팬텀 같은 면상을 갖고 있는지는 따지지 말자.(정말 상처가 있는데 마법으로 숨기고 있다는 건지 그냥 망충이드워프 겁주려고 보여준 환상인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퇴폐 엘븐 킹인데 뭐 어때 - 라고 넘기라면 넘길 수 있어. 타우리엘은 그녀가 이 영화에서 수행하는 역할 자체가 에러니까 딱히 스란두일과의 장면만을 걸고 넘어지진 않겠다. 아무튼 '이 영화의 스란두일'는 퍽 마음에 들어. 어떻게 보면 2편 등장인물들 중 비교적 원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도?  저 스란두일이 엘론드랑 한 컷으로 5초만이라도 나온다고 보장 해준다면 지금이라도 내 빈약한 노동력을 쥐어짜 피잭에게 바칠 통장을 연성하겠다. ㅇㅇ. 그런 거 업을 것 같지만.ㅇㅇ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스란두일의 등장 장면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 자신 비중만 놓고 보면 괜찮아. 그런데 상대적으로 아들내미에 비해 너무 적게 나온다고. 그리고 저것보다 더 쩌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가시지 않아.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쪽쪽 빨게 되는 그런 아쉬움 말이지.'ㅠ'...



- 그러니까 레골라스 너무 많이 나온다고.

 

 

- 호빗에는 레골라스의 ㄹ자도 안 나오는데 왜 스란두일보다 레골라스가 나오는 시간이 긴 거냐. 더군다나 나온 장면의 대부분이 지나가던 거지꼴 드워프 질투하는 엘프 왕자 ㄱ- 모드 아니면 살생 엘프.

  살생 엘프인 건 그나마 마음에 듬. 아무래도 머크우드가 중간계에서 제일 거친 동네인가봐. 반지의 레골라스는 지네 바운더리를 떠나니 너무 평화로워서 독기가 빠진 게 틀림없어.

  하지만 질투왕자 버전은 정말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 하나는 확실히 알겠어. 레골라스 취향이 구릿빛(?) 붉은 머리라는 거. 드워프 중에서도 굳이 글로인의 짐을 뺏은 걸 보면 글로인이 그나마 덜 거북한 멋진 적발 드워프였기 때문일 거야.(과연 드워프 계의 장동건 글로인) 만약 글로인이 아들 사진을 컬러로 가지고 있었으면 레골라스는 그 자리에서 타우리엘에서 김리로 갈아 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몇십년 후에 정말 그렇게 되지.ㅇㅇ.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영원했습니다. 중간계를 떠나는 그 날까지. 그 이후에도.)

그런데 타우리엘의 독특한 남자 취향도, 킬리의 독특한 여자 취향도 그렇다 치는데 레골라스가 그런 둘을 질투해서 고나리를 시전하는 건 미친듯이 웃긴 거야. 게다가 레골라스의 그 가차없고 아주, 아주, 아주, 쓸데없이 길게, 계속 나오는 오크 도륙 장면이 '타우리엘이 지 마음을 안 받아줘서 빡친 질풍노도 왕자' 버전이라서 더 웃긴 거다. 기왕에 흑화한 레골라스를 보여주려면 왕국의 어두운 앞날에 마음이 무거워진 왕자가 탐욕때문에 망했던 드워프들을 보고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끼어든다고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당신 이런 거 충분히 잘 표현해 왔잖아. 피잭. 

톨킨 소설 안 읽어 본 사람이 보면 레골라스는 호빗 때 더 많이 나온 애인 줄 알겠어. 호빗에서 타우리엘에게 차였기 때문에 드워프랑 사이 나빠진 줄 알겠다.
 
그리고 스란두일이랑 레골라스 대련은 대체 어디 간 거야 별로 그걸 기대한 건 아니고. 지금으로서는 나왔으면 더 짜식었을 거 같긴 해. 하지만 굳이 이 영화에 레골라스를 내보낸다면 아버지와의 대면을 더 넣었어야지.



- 우려했던 킬리와 타우리엘 로맨스 설정은 딱 우려했던 그대로였다.ㄱ- 아 뜬금 없어. 에이단 얼굴은 저렇게 쓰이기 위해 캐스팅된 걸까. 상상했던 것보다 킬리 상처가 심각해서 사망 겸 로맨스 플래그겠거니 했는데. 로맨스 플래그의 기능만 성실히 한 거 같다. 사망 플래그 아니게 될 거 같다....

 


- 엘프 술통 짱짱 술통 근성의 내구도 저 술통은 퍼거스가 고쳐도 절대 내구도가 까이지 않을 것이다



- 아무튼 킬리가 존예다. 드워프 주제에 빈사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 킬리 애 낳니? 타우리엘 산파냐? 아무리봐도 그렇게 보여. 미안해 킬리. 근데 너 진짜 애 낳는 거 처럼 보임.


 

- 왕의풀은 중간계의 무안단물인가 보다 호빗한테도 통하고 드워프에게도 통하고 돼지 먹이로도 쓰이는 신비의 풀 아셀라스!

 


- 그래서 이대로라면 킬리랑 필리는 1. 죽지 않거나 2. 저희 조상의 궁, 그 이야기로만 듣고 자란 꿈속의 영광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죽거나. 둘 중 하나라는 거냐?

굳이 호수마을에 드워프들을 넷이나 남겨둔 건


1. 호빗을 동화에서 블록버스터 급으로 부풀리다 보니 호빗 소설에서처럼 에레보르에서 드워프들을 잉여로 둘 수가 없어졌다. 저 수많은 드워프들이 우르르 에레보르 가봤자 제대로 찍을 수 없음. 그러니 분산시키자.


2. 호수 마을에서 드워프들이 공을 세울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바르드 석궁을 고쳐줄 지도 모르지. ㅇㅇ.


이 정도 안배인 거 같은데 과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필리랑 킬리가 정말 죽긴 할까?

굳이 필리에게 '너도 훗날 왕이 될 테니까' 라는 말을 하는 씬을 넣어 줬는데 이것도 이젠 사망플래그로 안 보일 정도. 이전에 필리가 후계자라는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않았던지라. 지금 이거 얘기해주는 게 소린 죽더라도 걱정 마세요 필리 있음 이라고 오히려 관객 안심시켜주는 거 같아. 쟤가 후계자지만 마지막에 다 죽을 거지롱~ 하는 염장뿌리기로 보이질 않는단 말임. 그렇다기에는 뭔가 연출이 약해.

물론 이 정도로 얘네가 살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음. 워낙 원작에서 킬리랑 필리는? 죽었어. 하고 꽝꽝 박아 놓은 거니까 어지간하면 죽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난 얘네가 죽을 때 죽더라도 지네 삼촌 손에 이끌려 에레보르를 밟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함. 나중에 살아남아서 삼촌 죽은 후 궁에 들어가는 게 더 구리다고.;;; 그런데 지금 같이 못 간 이상 앞으로도 그런 장면이 못 나올 거 같다?

드워프들이 에레보르 들어가서 문간 장식 보며 감개무량할 때, 지금 이순간 필리랑 킬리가 없다는 게 너무 이상한 거다. 저 순간이 가장 의미 있는 건 그 둘 아니냐고. 비푸르나 봄부르보다야 그 둘이 같이 왔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 소린 저 망충한 왕자는 지네 집 계단도 못 찾네. 깔깔 'ㅁ'/
입구야 비밀이어서 못 찾는다 치고 계단이 어디있는지 정도는 좀 스스로 찾아내라. <-

(마지 돋게 생각하자면 왜 왕위계승자가 지네 성 비밀통로도 몰랐나 싶지만.... 이건 뭐 드워프들 부심이 이상한데서 꼬여서 지들 자손에게도 제대로 안 알려주는 비밀통로를 수십개 만들어 놓았다고 하면 그럭저럭...)


 

- 소린의 캐릭터 성격이 상당히 널을 뛴다. 소린은 이 영화 1편, 2편 전반부 내내 방향감각을 비롯한 모든 스킬을 외모에 몰빵한 듯 보인다. 엘론드 앞에서도, 스란두일 앞에서도, 고블린 킹 앞에서도, 하다못해 처음 찾아간 좀도둑 후보의 집에서도 정치가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않는다. 아마 일곱 드워프 종족의 연대에서도 그랬을 거다. 덕분에 외로운산 탈환이라는 중차대한 원정에 소집된 것이 그의 가까운 친척과 용병 몇뿐이었던 게지. 그렇게 이해할 수 있었어.


그런데 이 소린이 갑자기 호수 마을에서 엄청난 정치감각을 보여준다. 나 개놀람. 내가 저 드워프가 이종족에게 '부와 보상'을 약속하는 걸 처음 봤어요. 우왕.

아 지금까지 저 연설 능력과 타이밍 감각을 봉인한 건 다 재수없는 엘프들이나 고블린 앞이라 그랬던 건가? 협상 카드는 아예 쓸 일이 없어서? 그렇다고 해도 너무나 무뜬금하지 않은가. 지금까지 드워프들이 보여준 협상이란 바르드 앞에서 동전 터는 거 정도였단 말이다.


킬리랑 필리를 놓고 가는 결정을 너무 쉽게 내리는 듯 보이는 것도 이상함. 후계자들을 안전한 곳에 두고 간다 - 면 그렇다 치겠는데, 가장 안전해야 할 필리는 데리고 가려고 한 걸 보면 그것도 아닌 거 같단 말이지. 킬리는 왕위 3순위니 아파도 빠져도 되지만(그렇다 소린도 스틸 낫 킹인 것이다) 2순위인 필리는 에레보르에 첫발을 디딜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 건가.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또 너무 쉽게 필리의 이탈을 봐준 게 된단 말이야. 드워프들이 깊이 헤아리지는 않는 애들이라고는 해도 이건 뭔가 아귀가 안 맞는 거야.

 


- 하긴 캐붕인 건 다른 드워프들도 마찬가지. 신데렐라도 파티에선 12시 직전까지 버텼다 이 놈들아 해 지자마자 아 물 건너 갔네 하고 털고 내려가버리면 어떡해 드워프 근성은 다 얼루 간 거야

 


- 트윗에서도 한 말이지만 빌보는 스마우그 앞에서 말을 너무 많이 했어 절대단어 네 음절만 말하면 되었는데 F********!

 

 

- 간달프 돌 굴두르 씬은 이 영화 최고의 위기였던 것 같다. 피잭의 톨킨 월드가 과연 톨킨 월드로 남느냐 남지 못하느냐... 머크우드 엘프 액션보다 여기가 더 아슬아슬했음. 사실 이게 지켜진 건지 모르겠다.;;;; 이게 아예 원작에 없던 부분이다 보니.;;

사우론의 '형상' 자체는 반지의 제왕보다 이 영화에서 더 직접적으로 형상화됨. 이게 정말 미묘하다. ;;;; 저렇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반지의 배경에 깔려 있던 위기감이 그렇게 만들어졌던가? 이건 오히려 호빗에서 위기감을 고조시킬 것이 없기 때문에 터뜨리는 허세인 거지.;; 문제는 허세인 게 너무 티나서이고. 영화 내내 계속 사우론과 돌 굴두르 아조그와 스마우그그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려고 애쓰는데, 우리는 알잖아요 스마우그는 남으로 날던 까막까치일 뿐이라는 걸. 피잭이 아무리 이렇다 저렇다 구라를 쳐도 그걸 다 원래 있던 설정만큼 탄탄하게 칠 수는 없는 거야.;

 

 이 장면이 영화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굳이 꼽자면 반지의 제왕때문인데, 이걸 반지의 제왕까지 연계해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욱 애매해지는 거다. 독이면 독이지 득은 안되는 덧붙임.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사우론을 봤다면 이후 간달프의 몇십년은 너무나 잉여하지 않은가. 반지 발견 후에도 갈피를 못 잡는 것처럼 보이게 되고 말이지.

 

 

- 소설에서 드워프들이 너무 잉여하니까 뭔가 넣긴 넣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열심히 넣을 줄이야. 깨알같은 디즈니 액션 난무. 하긴 고작 아홉쯤 되는 드워프 가지고 비장하게 뭘 하긴 힘들었겠지. 어차피 비장한 건 3편 전쟁에서 할 테니까.... 그래. 나도 알기야 아는데.....

 

스마우그에게 준 데미지는 에레보르에 드워프들이 넘칠 때보다 지금 더 큰 것 같아 슬프다. 소린은 길리온이 활 못 맞췄다고 바르드 무시하지 말고 왜 그때 지네가 대장간 날릴 생각은 못했었나 한탄하는 게 나을 거 같다.


 

- 드워프 연성력 짱짱 연성력. 신비의 연성력을 체감하세요! 순식간에 이따시만한 황금거대드워프 뙇! 아마 시간만 있었으면 변신합체로봇드워프를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몰라.


... 말하고보니 그렇네 차라리 로봇 만들어서 에레보르 처들어가는 게 나았겠다 저렇게 아홉명 정도가 쫄랑쫄랑 들어가느니.


 

- 그런데 복수를 한다더니 황금 도금을 해주네! 아이고! 뭐지 저건! 아예 온몸 도금을 해서 바르드가 쏠 헛점도 없어졌다는 복선이냐 깔깔깔!


이라고 생각 했더니 날아가는 길에 직접 덧쒸어진 황금물을 다 털고 가긴 하더라. 화상도 안 입은 듯. ㅉㅉ. 아무튼 도금된 스마우그 이쁘더라.



- 스마우그 날아갈 때 데스윙 생각남...

 

 

 

- 예전부터 과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지만, 이번 편은 그거 끝판 왕을 보여준 것 같음.(이게 끝판왕이길 바람) 디비디가 나온다면 플레이타임을 줄여서 내주길 바란다. 추가씬만 바라다 편집을 바라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음. 그런데 정말 편집본이 나와야 할 것 같음. 이 영화가 2편이었다면 타우리엘이나 돌 굴두르는 아예 나올 일이 없었을 것인데.... 아.

양의 증가는 질적 변화도 동반한다지만 분량이 길어진다고 해서 다 섬세해지는 건 아닌가 보다.;; 지금으로서는 편집을 다 안 마치고 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블록버스터와 동화, 피잭 월드와 톨킨 월드 사이에 애매하게 걸쳐진 듯. 차라리 완전 겨울맞이 볼거리 액션 영화로만 갔다면 더 깔끔했을 텐데. 볼거리는 다 넣으면서 덕후로서 포기할 수 없는 설정까지 다 집어넣으려다 보니 포지션이 점점 애매해지는 것 같다. 왜 톨킨으로 여름용 액션물을 찍고 있는가? ... 반지가 만들어졌을 때 대중과 덕후를 동시에 환호하게 했던 그 절묘한 균형 감각이 사라진 듯. 그게 그럴 수 밖에. 원작 소설의 주인공은 호빗이지. 그런데 감독의 주인공은 드워프야. 그리고 관객 용 주인공으로 내세워진 애는 엘프네? (레골라스의 역할은 추억팔이가 아니라 간지에 한계가 있는 드워프들을 보강하기 위한 패치임 ㅇㅇ) 줄이 세 가닥인데 대체 어느 줄을 탈 거냐고. 죽었다 깨나는 재주가 있어도 이건 무리야.

 

타우리엘 로맨스나 레골라스 액션씬을 포기하든지 돌 굴두르를 포기하든지, 적어도 그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음. 셋 다 포기했음 정말 좋았을 텐데....

 

 

 

그냥 2편으로 찍지 피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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