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술을논하기전에 예술이 생겨난 과정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마치 기성품 치즈케이크를 구입하듯이 쉽게 블렉벨벳 엘비스 같은 기성품 예술을 향유한다. 하지만 인류 역사의 대부분 동안, 그리고 대부분의 사회에서 예술은 모든 사람이 천을 짜거나 돌을 깎고, 노래하거나 춤추고, 이야기를 말하고 재현하면서 일군 공동 노력의 결실이었다. 예술에 참여하려는 욕망을 이해하려면 예술을 향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이해해야 한다. 


예술은 보통 농밀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예술이 탄생할 무렵에는 예술의 재료가 거의 비축되어 있지 않았다. ... 편안하고 편리한 도시 생활에서도 예술을 창작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한다. ... 


예술을 부산물로 보는 가설을 강력히 내세움으로써 핑커는 오히려 예술의 진화적 설명에 크게 기여한다. 그 가설이 실패하면 예쑬은 부산물이 아니라 적응의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예술이 아무런 이득도 주지 못한다면, 거저 얻은 쾌락을 전달하는 약물처럼 생물학적 이익을 모방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그런데도 예술을 생산하는 데 많은 시간, 노력, 자원이 들어간다면, 예술적 성향은 약점이 되어 이미 오래전에 치열한 진화적 경쟁 과정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자연선택ㅇ느 이익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만약 부산물 가설이 옳다면, 수천 세대에 걸쳐 오히려 예술적 성향이 뒤떨어지는 수많은 개체와 사회가 번영해을 것이다. 예술을 생산하느라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며, 휴식하고 자원을 보존할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술을 생산하는 데 쓸 시간과 힘으로 새 자원을 생산한다든가,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는 등 이득을 만들어내는 활동에종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리처드 도킨스는 이렇게 얘기한다. "자연선택은 예언의 이론이다. 다윈주의자는 자신 있게 예언할 수 있다. 만약 비버에게 둑을 쌓는 일이 쓸모없는 시간 낭비라면 둑을 쌓지 않는 다른 비버가 더 잘 생존할 테고, 둑을 쌓지 말라는 유전적 성향을 후대에 전승할 것이다."

  예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다. 만약 진정으로 예술이 쓸모없는 것이라면,예술적 성향이 별로 없고 엄격히 실용적이고 경쟁적인 현실주의자들이 생존과 대량 번식에 성공했을 테고, 그 후손들이 오랜 진화를 거치며 예술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몰아냈을 것이다. ...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술이 없는 인간 사회는 없으며, 지금까지 성공적인 사회는 예술이 크게 발달한 사회였다.

  


사회 생활ㅇ느 분명히 이득을 준다. 그것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생존도구 라는 말은 옳다. 그러나 사회생활에는 긴장도 따른다. 사회 생활의 극단에 해당하는 도시는 노동과 용역을 집중하는 강력한 이득을 주지만 인구 밀집, 통제, 조정 같은 문제를 해소하느라 많은 비용이 든다. 만약 부산물 가설이 옳다면, 즉 예술의 이득이 허구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사람들은 예술이 주는 즐거움이 없이도 도시에서 잘 살 수 있을 테고 도시 생활의 긴장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생활은 좀 단조롭지만 편리하면 그뿐이다. ... ...


물론 여기에는 명확한 근거가 있다. 예술이 가능한 이유는 하짐나 이 주장은 인간의 기술 덕분에 진화의 선택 압력을 완화할 만큼 잉여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에게 예술이 오랜 기간 핵심적이었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귿릉느 모시 거친 환경에서오래 생존해왔을 뿐 아니라, 클리퍼드 포섬 티야팔티야리, 캐슬린 페티야레 드으이 작품에서 보듯 현대의 전문화된 예술 세계에 기여할 기회가 주어지자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단히 탁월하고 인상적인 회화를 선보였다. 

만약 예술이 인간 생존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면, 그 방면에서 완전히 쓸모가 없었다면, 그리고 밀러가 말하듯이 그 쓸모없음이 바로 예술이 성적 선택의 결과임을 나타낸다면, 우리는 생식 능력을 가질 때에만 ... 예술에 열중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가 자장나...를 듣고 즐거워하는 것, 할머니가 아마포, 양모, 솜을 짜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 누군가 말없이 소성를 읽거나 오래 전에 죽ㅇ느 예술가의 작품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설명할 수 없게 된다. 



  두 가설 다 옳지 않다는 사실은 예술이 모종의 생존 기능에 부합하도록 진화에 이ㅡ해 설게되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답을 말하기 전에 먼저 예술을 행동으로 규정하도록 하자. 나는 예술은 일종의 인지 놀이로 여길 수 있따고 본다. 즉 예술은 풍부한 추론과 유형화된 정보를 선호하는 인간의 취향에호소함으로써 인간의 관심을 끌려는 행동 양식을 가리킨다. 


  이런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예술의 두 가지 주요한 기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예술은 정신의 적응력을 자극하고 훈련하는 기능을 한다. 신체와 행동에 대한 놀이의 기능은 같다. 예술이 가능하게 해주는 유형의 고도한 집중이 반복적으로 두뇌를 자극하고 활성화시키면 점차 두뇌의 연결이 달라져 인간의 중요한 지각, 인지, 표현 체계, 특히 시각, 청각, 운동, 사회적 인지가 변형된다. 예술의 다른 기능들은 전부 여기에서 파생된다. 


둘째, 예술은 창의성을 낳는 사회적.개인적 체계가 된다. 지금 여기에국한되거나 주어진 조건에 예속되지 않은 선택을 낳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기능은 이것에 의존한다. 



140~


예술과 놀이의 밀접한 관계, 그 두 가지의 자기보상적 성격을 알려면 그림 그리는 침팬지를 보라. 1950년대에 데스먼드 모리스가 보살피던 침팬지들에게 물감, 붓, 종이를 줬을 때 침팬지들은 아무런 외적 보상을 받지 않았는데도 글미에 빠져들었다. 먹이를 준 침팬지들은 오히려 마지못해 붓을 한 번 놀리고는 사탕이나 받아먹으려 했다. 하지만 동기가 보상으로 중단되지 않는 침팬지들은 그림에 완전히 몰두했다. 그들은 그림에 집중하고 집착했으나 자기 생각에 그림 한 장을 다 그렸다 싶으면 그 그림에 두 번 다시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인간 예술은 대개 그 근원이었던 놀이의 상태로 계속 머물거나 다시 놀이와 비슷해진다. 희극은 놀이와 가까워질 뿐 아니라 아예 놀이를 지향하기도 한다. ... 잉그마르 베리만처럼 인간의 조건을 집요하게 파고든 영화 제작자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도 영화 제작을 유년기로 돌아가는 것, 게임, 일종의 놀이라고 말했다. 



예술이 흡인력을 가지는 이유는 쾌락을 일깨우기 때문이며, 예술이 쾌락을 일깨우는 이유는 놀이처럼 우리의 신체를 미세조정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사회- 인간의 과거대부분이 해당된다-에서는 모두가 노래와 춤, 직조와 조각, 분장과 의상 등 공동체 예술에 동참한다. 분업이 상당히 진척된 대규모 사회에서 전문 예술가는 고도로 집중된 연ㅅ브과 노력 덕분에 실력이 향상된다. 그런 사회의 경우 유년기가 지남녀 성인은 각종 예술의 생산자보다 소비자가 된다.... 생산자에게나 소비자에게나 예술은 권태를 피하게 해준다. 예술은 호기심을 되살려주는 감ㅈ넝이며, 타성에 젖는 것을 막아준다. 

  인지놀이로서의 에술이 우리 능력을 높여준 덕분에 우리는 최소한 각각의 예술이 중점을 두는 영역에서 효과적인 견해와 행동을 구성할 수 있다. 



예술은 정확히 어디서 출발할까? 우리가 유형화된 인지 놀이를 예술이라고 부르며 즐기는 이유는 유형에 대한 우리의  독특하 기호가 퐁류에게 널리 퍼진 놀이의 충동과 결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 다른 어느 종보다도 인간은 유년기부터 타인의 관심을 끌고자 하며, 그것을 섬세하게 고려하고, 완전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ex> 흰자위가 보여 시선 방향 뚜렷한 눈 등)


148


예술을 설명하려면 관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술은 관심이 없으면 죽는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사람들ㅇ느 진화적 설명의 안과 밖에서 두루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따. 예술은 우리 정신을 변형시킨다. 말하자면 우리의 관심을 자장가에서 가족이 함께 노래 부르기로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 그런 관심의 유도가 놀이로 진화했다는 특별한 역할의 측면에서 예술을 바라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관심의공유: 예술과 조율 



155


우리는 스스로 소리와 그림과 이야기를 가지고논다. 서로에게서 효과적으로 배우고 , 예술의 즐겅무을 다른이와 공유하고자 한다. 예술을 직접 실행하든 구경하든 예술에 참여하는 것ㅇ느 놀이처럼 자기보상적인 성격을 가진다 또한 그 목적은 바로 관심을 포착하고 보상하는 데 있으므로 예술은 곧 필수적인 것이 된다. 전문화된 예술과 기계호된 재생산이 없던 시절에 우리는 서로에게 사회적 오락을 제공했다. ... 





163 대화를 나눌 때 우리가 남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는 반드시 남들이 우리에게 뭔가 보상해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땜누이 아니다. 그보다도 우리는 말을 통해 지위를 추구한다. 즉 우리의 말이 남들에게 어떤 연관성과 가치를 가지느냐에 따라 지위를 얻고자 한다. 대화에서 우리는 그냥 서비스로 정보를 주는 게 아니라 청중이부여하는 지위를 얻기 위해 준다. 말하자면 지위라는화폐로 서로에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


예술에서는 ... 작품에 특별히 공을 들여 타당성의 기준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방식으로 관심을 끌고자한다. 어떤 음악가나 작가도 누가 어디서 자신의 잠재적인 흐토극을 듣거나 블록버스터를 읽을지는 알지 못한다. 다양한 상황에서도 관심을 끄는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예술은 지위라는 화폐를 획득하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 우리가 인정을 갈망하고, 가능하담녀 존중, 위신, 지위도 얻고자 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이 가져오는 관ㅅ밍느 지위의 첫 보상과 더불어 훗날이 이익을ㅇ ㅟ한 토대를 제공하기 땜누에 예술가는 넓고 높고 지속적인관ㅅ미에댛나 욕망에 강력하게 이끌릴 수 있다. 


.. 예술이 예술가의 고낫미을 끌 수 있다면, 유형에 대한 우리의 보편적인 욕구도 달느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책략은 금세 다른 사람들에 의해 변형되게 마련이다. 그 이유는 누구나 관ㅅ미이 주는 지위를 추구하며, 모방의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