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발서vs인문서 논쟁?을 보며

Walking 2013. 3. 22. 09:20

  김미경이라는 자기계발서 작가가 자기계발서가 인문서 독자에게 무시 당한다고 펄펄 뛰었다는 기사. 그래서 자기계발서 따위는 보지 않고 인문서만 본다고 말하는 게 건방진 것이냐, 자기계발서 읽는 사람을 무시하는 게 건방진 것이냐, 뭐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은 거 같읍니다. 


  글쎄. 제가 보기엔 인문서랑 자기계발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려는 거 자체가 웃긴 거 같은데 말입니다. 


김미경씨 말마따나 모든 책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읽고 뭔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책은 연탄 만큼의 존중은 받아야 합니다. 함부로 발로 차지 말란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기계발서와 인문서는 엄연히 목적과 기능이 다르단 것입니다.

자기계발서가 인문서가 하는 일을 대행할 수 있다, 내지 인문학의 총합 요약(?)이다 라고 우기는 건 우열 문제보다는 장르 구분 문제인거죠. 요리책이 의학서를 대신할 수 있고 인체드로잉북이 해부도를 대신할 수 있다 뭐 이런 소리. 할 수도 있겠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둘은 아예 목적과 구조, 기능이 다르단 말입니다. 타겟도 다르고 말이죠.


    이 사태 전반을 비웃으면서 보게 되는 건, 그 바닥 유명인이 이걸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그 바닥에서 유명한 사람이라면서요. 책도 여러 권 내셨네요. 그런데 자기가 뭘 하는 건지도 몰라요? 자기가 하는 일 가림도 못하는 사람의 충고가 과연 얼마나 인류의 지혜를 담고 있으려나? 과연 얼마나 유용할까요? 글도 더럽게 못 쓰기도 하고 말이지.(책 팔아 먹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뭔 음식을 먹든 요리를 잘 해야 하는 거랑 같은 거라고 봄.) 그리고 이건 저자 김미경 개인만의 착오는 아닐 겁니다. 독자들이 자기계발서랑 인문서를 구분 못하는 거예요. 왜 자기계발서한테서 인문서를 보려고 합니까? 인문학은 그런 게 아니지 말입니다? 애초에 자기계발서는 보지 않는다 - 인문서를 본다 / 라는 말은. 글쎄요. 그 말을 한 사람이 자기계발서 따위는 자신이 보는 인문서에 비해 저열하다라는 전제를 깔았다면 이건 그 말을 한 사람의 문제겠죠. (게다가 사람들은 대개 그 말을 자기계발서 독자와 저자를 인문서 독자와 저자를 비교한 말로 확대해서 받아들이지.) 하지만 이건 순전히 목적에 따른 선택 문제일 뿐이라고. 인문서를 고른다는 게 자기계발서를 고르는 것에 비해 우월하고 깊이있는 정신생활을 한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지 말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 고로 이 관련 떡밥에서 인문서랑 자기계발서를 비교하기를 거부하는 것도, 단지 둘이 다르다는 걸 강조하는 것일 뿐 우열을 가리는 게 아니란 말이죠. 그니까 머리 식히고 생각해 보자고. 둘은 달라. 다른데 왜 같이 묶어서 어느 쪽이 다른 쪽에게 쳐지지 않는다고 우기려고 하냐고. 즉 저런 논리를 펴는 인간이 병신인 거라니까. 왜 병신 논리에 휩쓸려요. 쿨하게 삽시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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