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열

Growing 2013. 1. 21. 18:32

술 한 모금 없이 주정 폭발

 

문학이 다른 장르 창작자들에게 별 메리트를 끌지 못한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전문화로 인한 내부로의 매몰때문일 것이다. 글쓰기가 전문화 되다보니 작가도 이미 전문가라는 높은 담벼락 위로 올라가 버리거든. 작가 자신이 이미 전문가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하니까, 이외의 사람은 즐길 수 없는 거다. 이건 사소설이라는 장르와는 또 다른 문제. 넵. 간단히 말해서 누가 자기 얘기만 해대는 사람 얘기를 재미있게 들어주냐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얘기를 제일 좋아합니다. 근데 이놈의 작가 놈들은 순 지들 얘기만 하지 듣는 사람 얘기는 해주질 않아요. 이러니 싸이일기, 자위소설 소리 듣지.


어떤 형식의 글이 흥하든 흥한 이유는 독자들이 그걸 자기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일거다. 어느 인문학이든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매우 중시하는 것도 그때문.(안 그럼 무의미 지적놀음의 섬 안에 갇히고 그럼 갇힌 나는 좋다 치더라도 현실과의 접점-빵이라든가-도 없겠죠ㅋㅋㅋ) (본격문학을 지향하는) 문예창작과에서도 그래서 항상 현실을 중시하신다. 조금만 환상성이 들어가도검열의 쌍심지를 활활 불태우심. 그런데 웃긴 건 이 본격문학에서 다루는 현실은 글쓰는 작가들의 현실일 뿐이란 거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작품성을 추구해도 기교가 될뿐이다.


90년대 이후 소설에 환상적 요소가 점령하기 시작했다느니, 장르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느니 하는데 듣는 입장으로서는 좀 짜증남. 당신들이 인정하는 환상은 글쟁이의 내면심리-즉 글쟁이에게는 지극한 현실- 일 뿐이거든. 뭐가 장르 통합이야 하하하^^ㅗㅗㅗㅗ 얼어죽을?ㅗㅗㅗ 물론 모든 작업은 전문화 되는 게 당연한 거고, 작가의 자의식도 갈수록 예민해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양껏 망원경 개발해서 자기 얼굴만 들여다보고 있다면 대체 그 망원경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작가가 자기 내면에 틀어박히는 건 직무유기다. 우리는 저 우주 바깥을 보기 위해 계속 날아오르지 않았나? 우리가 밤하늘 바깥에서 새 별을 찾아낼 때마다 우주가 더 넓어지는 거 아니었나? 아무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곳에서 새 세상을 만들어내 선물해주는 게 우리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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