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E 하인리히의 낯선 땅 이방인. '너님이 단테나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니라면 소설에서 종교를 논하지 마세요. 더더욱이 신 종교를 만들지 마세요.' 목록으로 분류.
작가가 자기 능력에 대해 도취되었을 때, 그리고 자신의 대상을 옹호하려고 할 때 어떻게 이야기가 구려지는지 잘 보여줌. 네. 감사합니다. 타산지석으로 잘 써먹을게요.ㅇ<-<
우습게도 이문열 사람의 아들 읽으면서 나왔던 삐리리함이 그대로 묻어나옴. 우월한 설명가가 나와서 따발따발 작가의 생각을 읊어준다든가. 교리에 대해 논할 땐 그 교리 자체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보다는 줄줄줄 자기가 아는 종교 잡식을 늘어 놓는다든가. 덕분에 구성이며 흐름이 막 깨짐. 대체 이런 얘기 늘어 놓으려고 '화성'을 그토록 공들여 설정했나 싶음.
한마디로 '난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젊고 생각도 깨어있다' 고 생각하는 50대 사장님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 사장님이 아무리 재담가라고 해도 듣고 있다보면 살짝 역겨워진다. 뭐, 60년대에는 나름 깨어있는 ㅋ 감성이 50년 후 사람 눈에 안 차는 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상 설정'을 할 때라든가, 이야기 찰지게 끌고 나가는 건 재미있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잘 보고 감. ... 비록 책을 딱 반권으로 나눠서 뒷쪽은 냄비받침으로나 쓰고 싶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