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중대결심
Walking
2011. 4. 10. 13:22
저녁 일곱시 전까지는, 배가 고프면 배가 찰 때까지 먹기로 했다. 근 한달간 몸 상태를 생각해 봤는데 말야. 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거 같아. 논문세미나 전 일주일(3월 마지막 주)부터는 새벽에 자꾸 깨서 잠을 못 이뤘는데 첫째는 논문의 스트레스때문이요 둘째는 아무래도... 배고파서... 허기때문인 거 같더라고.
낮에도 시들시들 영 힘이 안 나고 졸렸던 것도 아닌데 잠깐 앉아만 있으면 바로 잠이 들어 버리고 어쩐지 몸이 붕 떠 있는 듯 어지러운 것도 역시 너무 배가 고파서 그런 것 같아. 앉아 있을 때는 그래도 활동이 가능한데 누우면 책 읽는 것도 못 하겠다. 정말 기운이 없다. 멍하니 자빠져 있다가 잠들었다가 새벽에 레알 주린 배를 부둥켜 안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그럼 뭐하나 잠님은 아니오시네.... 요새는 윗배뿐만이 아니라 아랫가슴까지 쓰려오더라. 그러다 못 견디고 뭔가 먹으면 아무리 버텨도 1시간 후면 잠들어서 세시간을 삼매경...
사람이 살을 빼더라도 살 만은 해야 빼지 않겠어... 이게 사는 거야. 엉?....
그래서 낮에는 따지지 않고 무조건 배고프면 먹고, 배 차면 그만 먹고, 정 낮에 많이 먹은 거 같으면 저녁 식사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아. 물론 메뉴 제한은 여전히 하고 있음. 튀긴 음식, 기름 많이 두르고 지진 음식, 설탕+양념 많이 한 음식, 지방량 많은 음식, 곡물이랑 고기가 한꺼번에 많이 나오는 음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힘들 거 같다.ㅇ>-<
다행히 입맛이 바뀌어서 이런 음식 땡기는 때는 별로 없다. 그런 게 땡기면 오히려 하루 종일 굶은 날 밤에 땡기지... 며칠 전 밤에는 갑자기 제육덮밥이 존나 미친듯이 먹고 싶더라고. 다음 날 아침 되니 싹 가셨지만.
덧붙여 재삼 깨달은 건 인터넷 정보는 신용이 안 간다는 거. 어느 어느 식품이 다이어트에 좋다더라~ 칼로리가 덜 나간다더라~ 하면 꼭 그 검색 결과 같은 페이지 안에 비슷한 식품 뫄뫄랑 다를 바 없이 고칼로리라더라~ 살 잘 찐다드라~ 란 말이 붙어 있다. 결론은 아 씨발 어쩌라고. 입에 들어가는 게 그럼 몸으로 가지 어디로 가겠냐고. 곤약만 처먹고 살지 않고서야....
... 네 여러분은 뻥튀기(쌀)와 워터크래커(밀)와 바나나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살 찔까를 고민하다가 침몰한 여자를 보고 계십니다.... 존나 내가 써놓고도 병신스럽다....
이미 지인 여러 사람이 얘기했지만 적당히 하자고 나님. 10 단위로 칼로리를 따져서 어쩌겠단 말인가.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밥에 오이김치에 생선 두 토막에 우유에 뻥튀기에 낑깡 바나나 초코하임 1봉지까지 배가 고플 때마다 얌냠쩝쩝 뫄이쩡하며 먹어씀. 대략 천칼로리 정도. 이제야 좀 속이 안정적이면서 먹어야 해 먹어야 해 비상 모드가 꺼졌다. 평소에는 저녁 여섯시까지 심하면 육백칼로리, 요새 논문세미나때문에 좀 풀어줘서 힘들다고 8, 900칼로리 먹었음.
그런데 그렇게 안돼 안돼 참을 인자 새기며 다녀봤자 저녁식사까지 다 한 다음 칼로리 따져보면 그리 많은 차이는 나지 않더라. 물론 어느 날은 철의 인내심을 발휘해서 800대나 900대 쯤에서 총 섭취량이 끝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저녁에 계속 주워 먹어서 천백까진 가더라고. 8, 900먹은 날에는 천이백까지. 즉 존나 낮에 배 쫄쫄 해봤자 의미가 없는 거지 어차피 저녁에는 몸이 도저히 못 견디고 필요한 만큼 섭취하라고 갈궈대니까.
한동안도 천삼백에서 너무 오버하지는 않게 조절할 생각이지만 어쨌든 예전처럼 하루에 구백칼로리 먹고 만족하지는 않기로 했음. 으으. 사람은 말야. 먹어야 사는 거야. 먹기 위해 사는 거라고. ㅇ<-<
덧붙여 한남동 블래카 샌드위치는 레알이라고.... 내가 어제 맛난 샌드위치를 먹고 대오각성한 게 ... 맞고요. 맞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돈이 없는 탓도 크지만...) 사람은 먹기 위해 사는 거라고.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