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28일이라는 게

Walking 2010. 8. 28. 10:13
몹시 억울한 1인. 방학이 되어서 제대로 논 기억이 거의 없다. 글쎄. 인셉션이랑 셜록도 봤고 마영전도 좀 했고 창세기전3 파트2도 좀 했고 경성스캔들도 중반까지 봤고 은혼도 160화까지(이건 학기 중에 이미 100화 이상 뚫었었지만) 봤지만 놀진 않았습니다. 저건 쉬거나 현실도피를 한 거지 논 게 아니에요.

29일이나 30일 둘 중 하루 좐니 미친듯이 놀아 제끼고야 말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다. 영화를 볼까? 글쎄. 토이스토리 괜찮다던데. 그런데 잘 모르겠어. 어디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글쎄. 어딜 가지? 어디 갈 데 있나? 엄. 서울 안은 새삼스럽고, 지방까지 다녀오긴 애매돋고. 그러고보니 국내 여행은 수학여행이나 답사같은 것 외에는 별로 해본 적이 없다. 음. 예전에 바다나 강 찾아서 쭉 돌아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과연 실행되는 그 날은 언제?

모기한테 엄청 뜯겼다. 오른쪽 어깨에만 크게 두 방. 아니 쇄골이라고 하는 쪽이 더 맞으려나. 아무튼간에. 무슨 혹처럼 단단하게 부풀었다. 작은 공 두 개가 들어가 있는 것도 같고.
아무튼 8월 말이면 모기의 역습이 있을 거라던 뉴스가 맞았네. ''ㅠ' 쯥...


나 자신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생각해 보고 있는데, 생각할수록 내가 정말 그런건지 그냥 워너비인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워너비라는 것 자체가 그런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 큰 무리는 없으려나. 아니, 그런데 정말 가끔 '원하지 않았는데' '자각없이' 그렇게 되어 버릴 때가 있다. 아주 아주 시간이 지난 후에 문득 기억해 내고 어... 얼레? 하고 당황해 버리는데. 어. 근데 이미 너무 시간이 지나서 어쩔 수가 없다. 글쎄. 어렸을 때는 이러지 않았던 것도 같은데.

그러니까 내 '기억'에 대한 문제 맞습니다. 맞고요. 그러니까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잘 잊는 거 같아서 말이빈다. 너무 잘 잊어 버린다. 어 그러니까 예를 들면, 중학교 고등학교 때의 기억은 내가 자발적으로 잊은 게 맞다. 뭐 좋은 기억이 별로 없었고 일단 내 꼬라지부터 쩔어주는 병신이었기 때문에...'ㅠ' 이건 뭐 중이병도 못되는 병신이었다. 중이병은 간지라도 잡지. 아무튼 그건 내가 원해서 잊은 거고 나중엔 일부러 시야 안에 넣질 않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그래도 몇 반이었는지 기억이 나는데 고등학교는 정말 기억이 없거든. 아무튼 이건 내가 적극적으로 지운 게 맞는데. 다른 건 음. 예를 들면 중 3때 날 저 병신 상태에서 구해준 과외선생님. 이 분은 내가 잊을 이유도 없었고 잊고 싶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인가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게 문제가 바로 헤어지기 전에 막연하게나마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았었단 말이지. 그것도 바로 다음 주 쯤에 볼 수 있으면 보자고. 그런데 뭔가 때문에 완전히 잊어버렸다가 그 약속 이후 몇달이 지나고 외할아버지 돌아가셔서 시골 내려가다가 기억해냈지 뭐임. 그럼 뭐해. 이미 늦었는데. 이미 선생님 댁 전화번호까지 잊어 버린 상태. 대략 얼떨떨해져서 어... 그러고보니...어???... 얼레......? - 아. 선생님이 많이 걱정하셨으려나. 화나셨으려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고 - 그런데 선생님 댁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더라. 기억이 나질 않네?... 선생님 댁 가는 버스 번호가 어떻게 되더라. 루트는 기억 나는데 버스 번호를 모르겠네? 다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또 잠시 생각해 보다가 - 아. 안되는구나. 하고 멍하니 끄덕끄덕. 그 선생님에 대해서는 '내가 잊었다'는 게 제일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외에도 과외 받을 때 있었던 일이라든가, 들었던 말이라든가, 처음 선생님 대학원 가서 밥 먹었을 때 탔던 버스, 선생님 옷, 말투, 실수, 지우개에 써 있던 글씨, 처음 수학 성적 올랐을 때 시험지 보여줬던 거, 선생님 댁에 들고 가려고 샀던 빵, 선생님 남편, 자가용, 딸내미, 딸내미랑 외할아버지랑 전화 통화, 기르던 시츄 뭐 등등 사소한 것도 꽤 남아 있지만 이 기억들을 붙잡고 있는 게 저 '잊었어! 엄마야!' 자각인 것 같단 말이지.... 음. 잊었다는 거의 반대급부로 더 기억하는 것도 있는 거 같음. 아 물론 중이 시절의 기억이기도 하고요.

저렇게 극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해도 확실히 기억 마모가 좀 빠른 것 같달지. 어째 최근에 있었던 일일수록 희미해져서, 어 그냥 그런 일이 있었지. 있었던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인데. 손가락으로 꼽아 보다가 어 그래 대략 있었음. ㅇㅇ... 하게 되고. 
근데 솔직히 내 기억만으로 따지면 며칠 전에 꾼 꿈이나 기억이나 마찬가지랄지. 시각은 어렴풋이 남아있는데 촉각이 없다고 해야 할지. 흔적이 없다? 잡히지 않는다? 라고 해야 할 거 같음. 굳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 이상 기억해 내려고 하면 허공에 헛손질 하는 거 같으면서 살짝 짜증이 돋는단 말야. 기억 나지도 않거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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