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신이로소이다.

Walking 2009. 5. 1. 04:48

... 에라 ...
왜 사냐건 웃지요 웃어야지 별 수 있나 웃기라도 하지 않으면 어쩔거냐고 이 병신을.


그래 도망친 거다. 생각하고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생각할수록 머리 복잡해진다고 사고 정지 시켜 버린 거 맞아. 숨구멍에 바람이 들락 날락 하는 한 지 밥 먹고 살 궁리는 해야 하는데 그러기 싫다고 죽은 척 하고 있는 거 맞아. 그런데도 완전히 사람을 못 끊어서 또 들러붙어 있는 거지.

그런데 살아있으니,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 안으로. 아니 정확히 말해 내가 모르는 사람들 속으로. 살아있으니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문제는, 언젠가 다시 또 그런 일이나 그보다 더한 일이 벌어진다면 나는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내 병신짓에 익숙하거나 병신짓을 받아줄 만큼 아량 있는 사람 외의 사람들)사이에 있는 게 무섭습니다. 내가 또 병신짓을 할까봐 또 내가 한 병신짓을 보게 될까봐 무서워. 왜 난 이렇게 자라지 않는 걸까. 주변은 다 변하는데 나만 자라질 않아요. 변하질 않아요. 한 치도 나아지질 못해요. 현실적인 이력도, 신체 상태도(아 이건 점 점 더 나빠지고 있긴 해.), 목표와의 거리도. 아니 애초에 목표라고 당당하게 말해본 적도 구체적으로 잡아본 적도 없지만. 그래 정확히 말해, 목표란 걸 가질만한 자신감이 바닥나고 있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참 재미있는 게, 자신에 대해 낮게 평가할수록 다른 사람도 무시하게 된다는 겁니다. 자존심이 낮으면 겸손해질 거 같은데 천만의 말씀이에요.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이야말로 다른 이에게 오만해지기 쉽습니다. 내가 날 경멸하는데 누가 감히 날 경멸할 자격이 있겠는가 - . 라고 생각하게 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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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두 개 날리고 곰 곰 씹어봤다. 이건 글 실력이 느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안된다. 그저 지금 머릿 속에 있는 걸 좀 더 빨리 효과적으로 조합해서 빼내는 훈련은 될지 몰라도 본질적으로 내 안에 문장 목록을 늘려주진 못해. 소비를 하되 좀 더 효과적으로 소비하는 요령을 익히는 것 뿐인 거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기본기를 갖추지 않으면 평생 안늘어. 평생 이 모양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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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삽질할 시간에 걍 닥치고 하면 됨. 닥치고 일단 지금은 자구요. 되도록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닥치고 공부하구요. 그래 나 영어 중학교 수준 문법도 가물가물하고 한자는 이 뭐 ㅋ ㅋㅋ ㅋㅋㅋㅋ ... 이래서 어디 대학 4년 다녔다고 하겠냐고요. 아니 뭐 휴학한 거까지 합치면 올해 육년째 아냐? 이건 뭐 의대 나왔냐 아니면 군대를 갔다 왔냐.

아무튼 걍 겸허하게 지금 내 좆망한 상태를 받아들이고 바닥부터 시작하면, 뭐 당장 내일 모레 한달 일년 후까지야 비루하더라도 이년 후 삼년 후는 지금보다는 좀 나아져 있을 수도 있지 않냐고. 적어도 지금의 이 좆망무능한 상태보다는 볍씨 한톨 쯤은 나아질 수도 있지 않겠나이까. 어휴....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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