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Walking 2009. 4. 18. 03:34

한 여덟해 째인가, 일곱해 째인가. 사람 속 - 구체적인 형태로는 커뮤니티 - 에서 지지고 볶고 지내다보니, 특히 최근의 일들로 깨달은 게 있는데.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섭섭한 감정을 품게 되고, 원망하게 되고, 책을 잡게 되는 건 근본적으로는 저 사람이 나와 달라서가 아니라, 저 사람이 나와 있을 때와 다른 이와 있을 때 다른 말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나 고지식하게 똑같은 말만 반복하라는 건 아니지만, 분명 일관된 자세는 필요하다. 적당히 장소의 분위기를 위해 완곡한 자세를 보이는 것과 표리부동한 건 달라.

무엇보다도 이 바닥은 좁디 좁고, 사람의 귀는 어디로나 뚫려 있는 법이라서. 언젠가 내가 동쪽에서 한 말은 서쪽에까지 반드시 전달되고야 만다. 반드시. 사람이 사람을 인정하지 않게 되는 건 저 이가 나와 달라서가 아니라, 저 이가 내 앞에서 제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못할 때야. 


... 그래. 그래서 그렇게 실수하고, 그렇게 일을 크게 만들고, 그렇게 여러 사람을 상처준 거지. 내가 못나서. 내가 말할 용기가 없어서. 내가 적당히 편하자고, 다른 사람을 너무 쉽게 봐서. 내가 다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미 지난 일을 어쩌겠습니까. 쯧쯧.

하지만 또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기면, 난 또 지금처럼 어리석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 그냥 이 얘기가 쓰고 싶었는데. 이글루에- 저 사람들 앞에 이 얘기를 올릴 생각을 하니 참. 의욕도 용기도 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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