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지.
정작 지금 일어나고 있는, 그리고 한 두명의 노력으로는 멈출 수도 없는 대량 학살은 지구의 자전처럼 자각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눈 앞에서 한마리 개가 죽어갈 때에는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에게 사람답지 못하다고 화낼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다운 것을 설파할 수 있을까. 어떻게 휴머니즘이란 말을 사용할 수 있을까.


긍정적이라는 건 뿌리가 썩고도 잘 서 있을 수 있다는 뜻인가, 뿌리를 가차없이 도려낼 수 있다는 뜻인가?

그래 나름 결론도 내렸어. 사랑한다는 게 면죄한다는 건 아니라고. 오히려 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니까 사랑해야 한다고. 어차피 존재하는 이상 정이든 반이든 파문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면 될 수 있는 한 내가 행복한 방향으로 하겠다고. 그래야 다른 사람도 행복해 질 수 있으니까. 내가 행복하지 않은 한, 내가 숨어서 날 외면하는 한에는 긍정이라는 게 불가능하니까.

무조건 날 지우고 숨을 멈춰 버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울었다고. 중이병 쩌는 소리를 좀 더 해보자면 그간 자살을 생각 안한 건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민폐더라고. 시체처리도 처리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날 알던 사람들이 완전히 날 지우고 나 없었던 걸로 치고 사는게 불가능하더라. 뭐 영영세세 기억될 거라는 건 아니지만. 나야 숨 놓으면 편한데 그 후에는 그때문에 터질 일들을 내가 어떻게 수습할 수가 없잖아. 물리적으로 무리. 그래서 관뒀습니다. 앞으로도 기억이나 기록을 조작할 수 있지 않고서야 이 방면은 생각하지 않을 듯. 내 주변 사람들도 부디 선택하지 말아줬으면 싶고도.
기왕 태어났으니 하는 데까지는 하고 죽어질 때 죽자. ㅇㅇ 덧없을지 몰라도. 하는 데까지는 하고.

하지만 그래도 쉽지 않다. 우리는 저 무량한 공간에 반짝이는 점 하나를 보고 빛을 말해야 한다는 게. 참 어렵다. 하지만 결국 인간이 천할 수 밖에 없다면 왜 인간에게 영원이나 무한이나, 희망같은 개념을 알게 했단 말인가? 시발 신 이 더러운 새끼. 거울을 줄거면 그대로 비추는 걸 줄 것이지 왜 닷지 기능은 추가했단 말야.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게 환상이라도 좋으니까. 아니면 정말 환상일 뿐이니. 그 환상으로 탑을 쌓아 보라는 건가. 그런 뜻인가.
어떻게 봐도 신 존나 더러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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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끔은 다 내려 놓고 네가 나쁜 게 아니란 말도 듣고 싶어. 그거 더럽고 에비 지지 하니까 머릿 속에서 그만 굴려도 된다고 해주면 좋겠는데. 근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어차피 내가 말을 안 들어 처먹잖아? 안될거야 아마.


L1님이 -너가-라고 쓰는 버릇 고치라고 해서 네가로 정정했는데 아 이상하다. 'ㅠ' 하지만 이게 맞는 거니까 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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