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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스토리텔링
Walking
2009. 10. 7. 23:16
문화컨텐츠 강의를 하러 오신다는 분들이 꼭 한마디씩 하시는 그놈의 스토리텔링 소리를 들으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당신이 말하는 스토리텔링이란게 뭡니까.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의 스토리텔링을 말하는 거냐고.
특강 온다기에 갔다가 시간만 버렸다. 애초에 문화진흥원 과장이라는 조올라 애매한 직함의 당신님이 오셨다는데 문제가 크다. 차라리 기업경영인이 오거나 시나리오 라이터가 왔으면 좋았을 것을. 딱 노동청 구직센터에서 하는 취업박람회 느낌이었달지. 기업은 기업대로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불만, 구직자는 구직자대로 쓸만한 기업이며 구체적인 구직방법이 없다고 짜증이 나는 그런 특강이었다.
특강 내내 문화컨텐츠 사업이 이렇게 전망이 있는 거다 라는 말을 반복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그래 우리나라 문화컨텐츠 사업이 뭐 장기적 비전도 계획도 없다는 건 잘 알겠더라. 문화컨텐츠 컨텐츠 하면서 파들어가는데 맥도 제대로 안잡고 금광을 캐겠다고 곡괭이부터 들이대는 꼴이었음. 여기저기 지방의 문화컨텐츠 사업 시도를 얘기하는데 그게 전반적으로 어떤 맥락, 어떤 컨셉을 하고 있는건지 앞으로 계획은 어떤지 어려움은 뭔지 실제 수익은 얼마나 나고 있는지 문화적 성과는 어느 정도 되는지 전혀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지 않더라. 그 와중에도 아 그거 시망감이구나랑 이 나라의 수도와 지방 간 쩔어주는 격차는 절절하게 느껴지는데. 그래 이나라가 이쯤되면 대한민국이 아니라 서울민국이지.
차라리 이런 저런 시도가 이런 저런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고 진솔하게 얘기해줬으면 좀 공감이나 갔을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