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mming/BOOKS
아침의 문
싱♪
2010. 3. 7. 00:27
박민규 작
이되 박민규는 없고 박민규 같은 것들이 다른 사람들의 작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을 자기 식으로 변환해서 배출한 무언가.
난 말야. 박민규는 말야. 쏘주 뚜껑을 칵 까면서 그 사이에 ㅋ - 하고 웃음소리 새어 나가는 그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야. 이번에는 그 맛이 영 안나더라고. 당신, 이런 쏘울 아니었잖아. 당신 글의 어줍잖은 형식과 어줍잖은 인물들은 설령 그게 뱃속에서 다 소화도 되지 못하고 쏟아져 나온 토사물 꼴일지언정 단 한 번도 살아가려는 발버둥을 멈춘적은 없는, 오히려 설익음을 딛고 선 주제에 삶을 의심하지 않는 놈들이었는데. 그런데 왜 이미 엔간한 사람들이 다 한번씩 우려 먹고 빠져 나오지 못하는 우물쭈물한 회색 인영을 뒤집어 쓴 거야. 그런 인간들 그런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당신 개성이 비어져 나오긴 했지만, 안 맞는다고.
골 터지게 관찰하지 않고 그냥 ㅋㅋㅋ 거리며 넘겨도 이 작가가 헛소리를 보여 주진 않을 거라고 마음 푹 놓고 보곤 했었는데, 이번에 박민규에 대한 믿음이 꽤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