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mming/etc

역재 2 완파

싱♪ 2009. 9. 25. 14:55

대략 역재를 2까지 끝냈는데 말야.
그래서 결론은 역시 소꿉친구, 어렸을 때 만난 그이가 진리라는 게 아닌가 싶어. 서로가 서로의 목표 겸 라이벌 겸 트라우마 겸 트라우마를 깨주는 겸 병도 주고 약도 주고 그래 너네가 다 해먹어라 에라이 더러운 놈들... 1편 마지막 사건에서도 그러더니 2편에서도 죄인으로 하여금 지들의 쩔어주는 캐미스트리에 열폭하게 하시더군. 아. 정확히 말하면 2편의 키리오상의 경우는 너네가 호모한 덕분에 내가 날 돌아보고 새 인생을 찾았어요 ㅇㅇ 이지만. 단언컨대 이쪽이 더 더러워.<-

미츠루기는 1편에서는 어렴풋하게 데레 각성을 하더니 2편에서는 아예 대놓고 츤데레 귀감. 역시 츤데레 공략법은 예로부터 정공법, 닥치고 온몸으로 부딪치는 건가. 뭐 그런 깨달음의 이야기.

나루호도가 주인공은 주인공이라, 미츠루기 시작 모든 등장인물들이 나루호도에게 낚였다. 마요이며 하루미까지는 그렇다 치고 메이까지. 허허. 그런데 메이랑 미츠루기 관계도 상당히 재미있었음. 아버지를 우상시하던 소년이 아버지 사망 후 아버지의 원수에게서 아버지와 졍반대의 길을 사사 받으며 엘리트 가도를 달리고, 그 원수의 딸은 항상 자신의 한발 앞에서 그 소년을 바라보며 자란다. 패배 후 사라져버린 소년을 절대 용서하지 않고, 정작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는 자각을 단 채 복수에 나선다... 라니 이거 참 겁나 개모에하네요. 네 이것이 모에죠. 그리고 그 둘이 공통으로 이를 뿌득 갈며 마음 한켠에 고이 손수건 싸서 감춰두고 있는 그 남자 나루호도 류이치. 아 더럽다 더러워. 주인공 더러워. 근데 이번에도 메이보다 한 발 앞선 미츠루기. 이미 변호사와 공생의 길을 선택한 검사란 ...

그래서 나루미츠도 좋고 미츠메이도 좋고 치히로나루도 좋은 그런 것이다. 아 치히로상 어째서 고인이 되셨나요. 언니의 울트라뷰티풀한 몸매(슴가)와 이지적인 얼굴이 존나 그리워요. 과연 누님이라 땅꼬마들 몸에 빙의하셔도 나루호도를 이리 저리 조교하시긴 하지만... 물론 마요이랑 하루미한테 빙의해서 자주 튀어나오지만 걔네들의 화려한 옷차림이 나는 부담스러울 뿐이었다. 역시 치히로 언니는 정장을 입어야 한단 말이다! 오호 통재라.  
메이가 채찍 휘둘러봤자 아직 열여덟살이란 말야.ㅠㅠㅠㅠ

정작 하루미가 열심히 미는 나루마요는 별로 안 땡겼음. 오히려 그래서 더 커플로 안보이더라. 마요이가 너무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가. 관계도 그닥 발리지 않고... 변호사와 그 변호사를 키운 선배의 동생 영매사... 호쾌 청년과 엉뚱 말괄량이 처녀 조합. 너무 무난하잖아. 그냥 그대로 친구 하면서 잘 지낼거 같은데. 오히려 나루호도가 강하게 영향 받고 있는 건 치히로 쪽인 거 같고...
굳이 (살아있는) 영매사 집안이 들어가는 커플링이라면 차라리 나루하루나 하루마요를 밀겠다! 우리 하루미가 얼마나 귀여운가! 똑똑하고 올바르지만 세간 상식이 모자란 선녀머리 눈 초롱 초롱 여자애라니!!!! 뭐 본가 / 분가 개념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모 쪽은 서슴치 않고 조카를 살인범으로 만들어 버리는 음침한 여자인 반면 둘은 사이 좋아 죽는 사촌관계라는 것도 재미있고. '' 그런데 대체 그 아야사토 집안 모든 악재의 근원인 치히로와 마요이의 엄마는 살았는가 죽었는가, 언제 등장하긴 할거란 말인가. 그 여자가 사라진 덕분에 치히로는 가만히 있으면 당주가 될 영매사 때려치우고 변호사 되었다가 결국 그 여자가 사라진 건으로 원수의 손에 사망, 마요이는 그 건으로 언니를 살해한 범인으로 몰리고, 이모는 엄마 없는 조카를 돌봐주기는 커녕 살인범으로 몰고나 있고 말이지.

어쨌든 이 작품 최고의 모에캐가 미츠루기라는 건 인정. 확실히 게임 하다 보면 나루호도의 성장보다는 미츠루기 쪽의 변화랄지 성장이랄지 각성 쪽이 훨씬 강렬하게 다가온다. 내가 나루호도 쪽을 좀 더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그건 사실이야. ㅇㅇ 그런 의미에서 2편 마지막 에피가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음. 지금까지는 별반 내면 갈등 없이 몸은 고될 지언정 마음만은 편했던 나루호도란 캐릭터가 그야말로 머리 싸쥐며 고뇌하더이다. 덧붙여 플래이하는 나도 함께 고뇌. 어떻게든 잘 풀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말이지. 그 사이 사이 미츠루기는 얼마나 모에롭던가 말이지. 한때 정체되어 있던 남자가 1년간 방황 끝에 오히려 자신을 깨우친 쪽을 리드하고 있잖아. 우왕...

그래서 꽤 즐겁게 플래이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적당히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 꽤 탄탄, 긴장감 대박, 시스템도 나쁘지 않고 캐릭터빨도 좋음. 와 이건 수작이잖아. 과연 그러니까 4편까지 나오는 거겠지.''
다만 객관적으로 봐선 괜찮은 캐릭터 설정이었지만 주관적으로 봤을 때는 엑스트라 증인 캐릭들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약간 스트레스를 받긴 했음. 경비원 아줌마라든가 가쉽 카매라맨 여자라든가. 내가 정말 이런 타입 인간들을 싫어해서 불쾌감 상승. 특히 이 아줌마는 너무 골 때렸어...

아무튼 그래서 소생 역전도 하고 싶지만 다른 역재 시리즈에 비해 잘 구해지지가 않네요. 구하기는 3편까지 구해놨는데. 일단 한 텀 쉬고 마저 할 생각이에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