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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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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10. 09:52
152~153
3년 동안의 사업가 활동에서 얻게 된 10만 프랑의 빚은 그에게 시지포스의 돌이 되었다. 그는 일생 동안 근육을 거의 망가뜨리면서 이 돌을 꼭대기로 굴려올리곤 했지만, 언제나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생애 최초의 이 잘못은 그를 언제까지나 채무자로 남도록 운명지었다. 자유롭게 창작하고 종속 없이 산다는 어린 시절의 꿈은 절대로 실현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사업장부의 이런 냉담한 결산표에 비해서 견줄 데 없는 이익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가로서 잃어버린 것을 작가이며 인생의 서술자인 발자크가 더 높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전혀 다른 화폐로 다시 벌어들였다. 현실의 모순과 끈질기게 맞서 싸운 이 고단한 3년은, 전에는 오직 창백하고 삶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모방적으로 묘사하던 낭만주의자에게 일상의 연극을 담은 현실세계를 보는 법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물질주의 시대에 돈이 가지는 막강하고 악마적인 의미를 체험하였다. 파리의 작은 가게들과 큰 사무실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어음과 채무증서를 둔 싸움들, 술책들과 기만들은 바이런의 해적선과 윌터 스콧의 고귀한 기사들 못지않게 힘겨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노동자들과 노동을 하고 고리대금업자들과 싸우고 절망적인 경계심을 품고서 물품공급자들과 거래를 해봄으로써 그는 자신의 동료들인 빅토르 위고, 라마르틴, 알프레드 드 뮈세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맥락과 모순들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이들 다른 작가들은 낭만적인 것, 고귀한 것, 위대한 것만을 추구하였던 반면, 발자크는 인간 속에 감추어진 작지만 잔인한 것, 추악한 것, 감추어진 폭력을 보았고 묘사할 수가 있었다.
166
발자크는 최초의 진짜 소설을 위한 주제를 이미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의 수많은 종이들 사이에는 소설 <사내들(Le Gars)> 을 위한 스케치들이 들어 있다. 그것은 프랑스 공화국에 맞선 방데 지방의 봉기에서 얻어온 일화를 묘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높아진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전의 역사 소설들에서 역사적 사실이 얼마나 사실과 맞지 않고 결함 투성이인지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현대 쪽으로 다가가려는 사람은 주인공 주변에 베낀 배경을 세워서는 안 되고, 주변세계를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보아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전에 그가 중세를 배경으로 소설을 끄적거리면 고작해야 교수나 전문가만이 사실에 맞지 않는 것들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러나 방데의 싸움은 시대적으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가 푸른 제복 군대나 아니면 카두달의 농부군 사이에서 함께 싸웠던 수많은 목격자들이 아직 살아 있었다. 그래서 발자크는 이번에는 근본적으로 작업에 착수하였다. 도서관에서 시대의 회고록들을 빌려 오고 군대의 보고서를 탐구하고 광범위한 개요를 작성하였다. 처음으로 그는 경박하고 낯선 문필가들에게서 베낀 프레스코 기법이 아니라,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참된 세부묘사가 위대한 소설에 설득력 있는 생명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진실성과 성찰성 없이는 예술이 생겨나지 않으며 인물들은 직접적인 주변세계, 대지, 풍경, 그리고 시대의 환경과 특별한 공기와 결합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절대로 실제로 적용할 수 없는 법이다. 자신의 첫작품과 더불어 사실주의자 발자크가 시작된다.
303~4
그는 자신을 알게 된 이후로 다른 사람들과 혼동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이제 성숙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완전한 감각을 지니고서 자기 정도의 소설가에게는 인류의 가장 결정적인 문제들, 사회적, 철학적, 종교적인 문제들을 다룸으로써 소설을 높은 예술로 승격시킬 의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그는 사교계 안에 머물러 그 법칙을 따르고 그 형식에 동화된 사람들에 대하여, 중간 수준의 이해력을 넘어선 인물들을 마주세우려고 하였다. 그런 사람들은 범속한 사회적 틀을 박차고 고독 속에 잠기거나 광기의 감옥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발자크가 자신의 삶에서 패배를 맛보았던 이 시대는 동시에 그의 극단적인 대담성과 무모함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런 작품들에서 발자크는 자신에게 가장 높은, 거의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제시하는 인물들과 마주선다. 그의 가장 높은 노력은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몰락해가는 사람들, 현실에 대한 관계를 상실하는 현상들과 천재드을 향한 것이다.
..
그는 <알려지지 않은 걸작>에서 완성의 욕구, 완전하게 만든다는 광증에 사로잡혀서 이미 완성된 것을 더욱더 완전하게 만들다가 지나치게 노력한 나머지 재료를 망가뜨리는 화가를 그리고 있다. 음악가 강바라는 예술의 한계를 넘어서 자기 음악의 화음만 듣는다. 마치 루이 랑베르가 자신의 생각만 이해하고, 프레노페르가 자신의 환상만 이해하는 것과 같다.
..
다른 작품에서는 사회의 비판자이기만 하던 그가 여기서는 생산적으로 활동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을 구상하려고 했다. 그는 실제 공간에도 창조가 있다는 것, 진짜 천재적인 인간은 점토나 색채나 생각으로 창작하듯이, 인간이라는 깨지기 쉬운 재료를 써서도 시간을 초월한 모범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
이 두 작품 <시골 의사> 와 <세라피타>는 가장 높은 의미에서 성공하지는 못했다. .. 이 작품들은 너무 가볍게 쓰였다. 현실의 인간인 그가 종교적이 되고자 하면 그것은 하나의 가식이다. 무엇보다도 영원한 문제들의 최종해결을 가져올 작품들은 선불을 받은 다음 신문에 연재되는 식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루이 랑베르>와 <세라피타>는 그의 최고 작품들이 아니라 최고로 노력한 작품들일 뿐이다. 그는 천재만이 다른 천재를 묘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천재를 이해했고 묘사하였다. 그가 예쑬가로서 예술가를 묘사한 작품들만이성공적이다.
306p
순수한 이야기꾼과 사색가 사이의 한가운데 관찰자가 서 있다. 그의 진짜 토대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발자크는 '자기 시대의 역사서술자'가 된 소설들에서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그의 최초의 큰 성공은 <샤베르 대령>이었다. 이 시기 그의 두 번째 성공은 <외제니 그랑데>였다.
그는 이제부터 자기 작품을 지배할 법칙을 찾아냈다. 현실을 묘사하되 소수의 인물에 한정시켜 강렬한 역동성을 가질 것. 전에 그는 낭만적인 것 속에서 소설적인 것을 찾으려 하였다. 한편으로는 역사적인 의상을 입혀서, 다른 한편으로는 마법 가죽, 세라피타, 루이 랑베르처럼 공상적인 것, 신비한 것에서 일손을 구했다. 이제야 그는 제대로만 보아낸다면 시대사에도 똑같은 밀도가 포함되어 있따는 것을 알았다. 주제, 장식, 꾸밈이 아니라 내적인 역동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사람들은 충분한 긴장감으로 가득 채울 수만 있으면 같은 효과를, 그것도 더 참되고 더 자연스런 방식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밀도는 채색이나 줄거리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사람에게서만 드러난다. 소재란 없다. 모든 것이 소재이기 때문이다.
<외제니 그랑데> 에 나오는 포도농사꾼 그랑데의 낮은 지붕 아래에는 <서른 살의 여자>에서 해적의 선식만 못하지 않은 긴장감이 포함되어 있다. 그녀가 욕심 많은 아버지의 위협적인 눈길 아래서 사촌 샤를의 커피에 설탕 한 덩이를 더 넣어주는 것은 나폴레옹이 손에 깃발을 들고 로디 다리를 넘어 돌진할 때와 독같이 용기있는 행동이다.
..
<고리오 영감> 에서 열두 명의 어린 학생들이 살고 있는 보케 하숙집은 라부아지에의 실험실이나 퀴바에의 연구실 못지않은 밀도를 가진 중심점이 될 수 있다. 모습을 그려낸다는 것, 창작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제대로 보고, 집중시키고, 상승시키고, 최고의 것을 끄집어내고, 모든 정열적인 존재에서 정열을 드러내고, 모든 강인함 속에 들어 있는 허약함을 보고, 졸고 있는 힘들을 끄집어낸다는 뜻이다.
3년 동안의 사업가 활동에서 얻게 된 10만 프랑의 빚은 그에게 시지포스의 돌이 되었다. 그는 일생 동안 근육을 거의 망가뜨리면서 이 돌을 꼭대기로 굴려올리곤 했지만, 언제나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생애 최초의 이 잘못은 그를 언제까지나 채무자로 남도록 운명지었다. 자유롭게 창작하고 종속 없이 산다는 어린 시절의 꿈은 절대로 실현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사업장부의 이런 냉담한 결산표에 비해서 견줄 데 없는 이익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가로서 잃어버린 것을 작가이며 인생의 서술자인 발자크가 더 높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전혀 다른 화폐로 다시 벌어들였다. 현실의 모순과 끈질기게 맞서 싸운 이 고단한 3년은, 전에는 오직 창백하고 삶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모방적으로 묘사하던 낭만주의자에게 일상의 연극을 담은 현실세계를 보는 법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물질주의 시대에 돈이 가지는 막강하고 악마적인 의미를 체험하였다. 파리의 작은 가게들과 큰 사무실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어음과 채무증서를 둔 싸움들, 술책들과 기만들은 바이런의 해적선과 윌터 스콧의 고귀한 기사들 못지않게 힘겨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노동자들과 노동을 하고 고리대금업자들과 싸우고 절망적인 경계심을 품고서 물품공급자들과 거래를 해봄으로써 그는 자신의 동료들인 빅토르 위고, 라마르틴, 알프레드 드 뮈세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맥락과 모순들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이들 다른 작가들은 낭만적인 것, 고귀한 것, 위대한 것만을 추구하였던 반면, 발자크는 인간 속에 감추어진 작지만 잔인한 것, 추악한 것, 감추어진 폭력을 보았고 묘사할 수가 있었다.
166
발자크는 최초의 진짜 소설을 위한 주제를 이미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의 수많은 종이들 사이에는 소설 <사내들(Le Gars)> 을 위한 스케치들이 들어 있다. 그것은 프랑스 공화국에 맞선 방데 지방의 봉기에서 얻어온 일화를 묘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높아진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전의 역사 소설들에서 역사적 사실이 얼마나 사실과 맞지 않고 결함 투성이인지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현대 쪽으로 다가가려는 사람은 주인공 주변에 베낀 배경을 세워서는 안 되고, 주변세계를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보아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전에 그가 중세를 배경으로 소설을 끄적거리면 고작해야 교수나 전문가만이 사실에 맞지 않는 것들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러나 방데의 싸움은 시대적으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가 푸른 제복 군대나 아니면 카두달의 농부군 사이에서 함께 싸웠던 수많은 목격자들이 아직 살아 있었다. 그래서 발자크는 이번에는 근본적으로 작업에 착수하였다. 도서관에서 시대의 회고록들을 빌려 오고 군대의 보고서를 탐구하고 광범위한 개요를 작성하였다. 처음으로 그는 경박하고 낯선 문필가들에게서 베낀 프레스코 기법이 아니라,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참된 세부묘사가 위대한 소설에 설득력 있는 생명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진실성과 성찰성 없이는 예술이 생겨나지 않으며 인물들은 직접적인 주변세계, 대지, 풍경, 그리고 시대의 환경과 특별한 공기와 결합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절대로 실제로 적용할 수 없는 법이다. 자신의 첫작품과 더불어 사실주의자 발자크가 시작된다.
303~4
그는 자신을 알게 된 이후로 다른 사람들과 혼동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이제 성숙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완전한 감각을 지니고서 자기 정도의 소설가에게는 인류의 가장 결정적인 문제들, 사회적, 철학적, 종교적인 문제들을 다룸으로써 소설을 높은 예술로 승격시킬 의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그는 사교계 안에 머물러 그 법칙을 따르고 그 형식에 동화된 사람들에 대하여, 중간 수준의 이해력을 넘어선 인물들을 마주세우려고 하였다. 그런 사람들은 범속한 사회적 틀을 박차고 고독 속에 잠기거나 광기의 감옥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발자크가 자신의 삶에서 패배를 맛보았던 이 시대는 동시에 그의 극단적인 대담성과 무모함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런 작품들에서 발자크는 자신에게 가장 높은, 거의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제시하는 인물들과 마주선다. 그의 가장 높은 노력은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몰락해가는 사람들, 현실에 대한 관계를 상실하는 현상들과 천재드을 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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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려지지 않은 걸작>에서 완성의 욕구, 완전하게 만든다는 광증에 사로잡혀서 이미 완성된 것을 더욱더 완전하게 만들다가 지나치게 노력한 나머지 재료를 망가뜨리는 화가를 그리고 있다. 음악가 강바라는 예술의 한계를 넘어서 자기 음악의 화음만 듣는다. 마치 루이 랑베르가 자신의 생각만 이해하고, 프레노페르가 자신의 환상만 이해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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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에서는 사회의 비판자이기만 하던 그가 여기서는 생산적으로 활동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을 구상하려고 했다. 그는 실제 공간에도 창조가 있다는 것, 진짜 천재적인 인간은 점토나 색채나 생각으로 창작하듯이, 인간이라는 깨지기 쉬운 재료를 써서도 시간을 초월한 모범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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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작품 <시골 의사> 와 <세라피타>는 가장 높은 의미에서 성공하지는 못했다. .. 이 작품들은 너무 가볍게 쓰였다. 현실의 인간인 그가 종교적이 되고자 하면 그것은 하나의 가식이다. 무엇보다도 영원한 문제들의 최종해결을 가져올 작품들은 선불을 받은 다음 신문에 연재되는 식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루이 랑베르>와 <세라피타>는 그의 최고 작품들이 아니라 최고로 노력한 작품들일 뿐이다. 그는 천재만이 다른 천재를 묘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천재를 이해했고 묘사하였다. 그가 예쑬가로서 예술가를 묘사한 작품들만이성공적이다.
306p
순수한 이야기꾼과 사색가 사이의 한가운데 관찰자가 서 있다. 그의 진짜 토대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발자크는 '자기 시대의 역사서술자'가 된 소설들에서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그의 최초의 큰 성공은 <샤베르 대령>이었다. 이 시기 그의 두 번째 성공은 <외제니 그랑데>였다.
그는 이제부터 자기 작품을 지배할 법칙을 찾아냈다. 현실을 묘사하되 소수의 인물에 한정시켜 강렬한 역동성을 가질 것. 전에 그는 낭만적인 것 속에서 소설적인 것을 찾으려 하였다. 한편으로는 역사적인 의상을 입혀서, 다른 한편으로는 마법 가죽, 세라피타, 루이 랑베르처럼 공상적인 것, 신비한 것에서 일손을 구했다. 이제야 그는 제대로만 보아낸다면 시대사에도 똑같은 밀도가 포함되어 있따는 것을 알았다. 주제, 장식, 꾸밈이 아니라 내적인 역동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사람들은 충분한 긴장감으로 가득 채울 수만 있으면 같은 효과를, 그것도 더 참되고 더 자연스런 방식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밀도는 채색이나 줄거리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사람에게서만 드러난다. 소재란 없다. 모든 것이 소재이기 때문이다.
<외제니 그랑데> 에 나오는 포도농사꾼 그랑데의 낮은 지붕 아래에는 <서른 살의 여자>에서 해적의 선식만 못하지 않은 긴장감이 포함되어 있다. 그녀가 욕심 많은 아버지의 위협적인 눈길 아래서 사촌 샤를의 커피에 설탕 한 덩이를 더 넣어주는 것은 나폴레옹이 손에 깃발을 들고 로디 다리를 넘어 돌진할 때와 독같이 용기있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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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에서 열두 명의 어린 학생들이 살고 있는 보케 하숙집은 라부아지에의 실험실이나 퀴바에의 연구실 못지않은 밀도를 가진 중심점이 될 수 있다. 모습을 그려낸다는 것, 창작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제대로 보고, 집중시키고, 상승시키고, 최고의 것을 끄집어내고, 모든 정열적인 존재에서 정열을 드러내고, 모든 강인함 속에 들어 있는 허약함을 보고, 졸고 있는 힘들을 끄집어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