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식사 / 함기석

Growing 2009. 11. 2. 13:56




이것 ☜ 이것은 무엇인가
(   )  ☞ 이것은 (    )이고 ☞이고 이것이다
사과  ☞ 이것은 피아노다 
       ☜ 이것은 왜 빨간 장갑을 끼고 꽃을 연주하는가


        ☜ 이것은 사라진 꽃병이다
꽃병  ☞ 이것은 손목이 잘린 왼손이다
구름  ☜ 이것은 접시 위에 놓여 있다
시계  ☞ 이것은 백포도주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 이것은 투명한 포크다 나이프다



없다 ☞ 이것은 있다
(    ) ☜ 이것은 투명한 눈을 뜨고 정면을 바라본다
        ☞ 이것을 먹는다
지금 ☜ 이것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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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이러시긔?
....

그런데 다른건 대충 알겠는데, 대체 왜 꽃병이 왼손인걸까... 왜 왼손일까. 꽃하고 왼손하고 꽃병하고 무슨 상관일까. 아 궁금해 뒈지겠어. 아무나 누가 좀 알려줘...

답 알았음. (      ) 는 사라진 꽃병이고 이 빈 공간과 사라진 꽃병을 잇는 ☞ (손목이 잘린 왼손)임 ... 이게 가능하기 때문에 구름을 접시에 담고 시계를 백포도주랑 같이 먹는 거임. 아놔 이 중요한 걸 왜 못 썼지... 왜 그때 제대로 캐치를 못했지. 아놔

결국 나도 시 전체 맥락만 보고 구체적인 텍스트는 제대로 살피지 않은 거네.;;; 반성하자. 

현대 시는 시가 아니라 거대한 수수께끼임이 틀림 없다. 시발 현대 시의 시작은 분명


아침에는
네 발이 가지런하고


점심에는
두 발로 선다


저녁에는 세 발로
지평선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이 생물은 과연
무엇이냐



<- 이게 틀림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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